프리미어리그 신입생 '개막전에서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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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어리그 신입생 '개막전에서 빛났다'

마이데일리 | 기사입력 2007-08-13 08:09

[마이데일리 = 김현기 기자] 어느 축구선수에게나 새로운 리그에 적응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세계에서 가장 빠르고 거칠기로 유명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는 더더욱 그렇다.

지난 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와 독일 분데스리가를 각각 평정하고 첼시에 온 안드리 셰브첸코나 미하엘 발라크가 1년 내내 부진에 시달린 것이 좋은 예. 토트넘 홋스퍼의 공격수 디미타르 베르바토프도 결국 프리미어리그 베스트11에 올랐지만 지난해 말까진 시원찮은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나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에 입성한 스타플레이어들의 첫 무대는 '선배'들과 달랐다.

11~12일 개막전에 출전한 프리미어리그 새내기들 중 상당수가 인상적인 플레이로 호평을 얻었기 때문이다. 시즌 38경기 중 이제 한 경기를 치렀지만 이들의 개막전 활약은 팬들이 기대감을 갖게 하기에 충분했다.

프리미어리그 경험이 단 한 경기에 불과했던 풀럼의 데이비드 힐리까지 포함할 경우, 개막전에서 터진 27골 중 30%에 가까운 8골이 신입생들의 발 끝에서 터졌다. 이는 지난 시즌 3골, 2005-06시즌 한 골만이 프리미어리그 초년병에 의해 터진 것과 뚜렷하게 비교되는 기록이다. 각 팀의 공격력 강화를 위해 영입한 '킬러'들이 첫 경기에서 성공적인 스타트를 끊은 셈이다.

특히 라틴계 선수들의 활약이 눈에 띄었다. 맨체스터 시티의 스벤 요란 에릭손 감독이 데려온 이탈리아 출신 공격수 로날도 비안키와 브라질 출신 날개 제오반니가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전에서 각각 골 맛을 보고 브라질대표인 엘라뇨가 비안키의 골을 돕는 등 3인방은 개막전에서 자신들에 대한 우려를 일축시켰다. 독일 바이에른 뮌헨에서 나란히 잉글랜드행을 택한 파라과이의 로케 주니오르 산타크루스(블랙번 로버스)와 페루 태생 클라우디오 피차로(첼시)도 첫 경기에서 데뷔골을 터트렸다.

프랑스대표 출신으로 프랑스와 이탈리아 스페인 등 남유럽 국가에서만 활동했던 흑인 공격수 올리비에 카포(버밍엄 시티)도 강호 첼시 골문에 왼발 중거리포를 꽂아넣었고 리버풀이 2150만파운드(약 390억원)를 들여 영입한 '스페인 특급 골잡이'페르난도 토레스도 득점엔 실패했지만 12일 애스턴 빌라전을 무난하게 치렀다는 평을 받았다. 라틴계열은 아니지만 미들스브러가 구단주가 삼고초려해 데려온 툰카이 산리의 플레이 역시 블랙번과의 경기에서 팀 공격의 역동성을 불어넣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신입생들의 데뷔전 활약이 있었던 배경엔 역시 프리미어리그로 몰려드는 '돈'의 영향의 컸다는 분석이다.

올 시즌 TV중계권료가 대폭 인상되면서 중하위권팀들도 선수 보강을 나름대로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여기에 리버풀이나 맨체스터 시티처럼 최근 외국 자본을 받아들인 구단들이 대폭적인 투자를 한 점도 간과할 수 없다. KBS 한준희 해설위원은 "빅4 외에 다른 팀들도 예전엔 데려오기 힘들었던 수준급 자원들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선수들 역시 상한가를 치고 있는 프리미어리그의 인기에 매력을 느끼면서 다양한 국가로부터 몰려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새내기 감독들도 선수들과 궤를 같이 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영원한 주장'이었던 선더랜드의 로이 킨 감독은 대어 토트넘 홋스퍼를 잡으며 이변의 한 가운데에 섰고 전잉글랜드대표팀 사령탑인 에릭손 감독도 웨스트햄 원정에서 2-0 쾌승을 거뒀다.

강등후보 1순위로 지목된 더비 카운티의 빌리 데이비스 감독은 포츠머스와 접전 끝에 2-2 무승부를 일궈냈다. 풀럼의 로리 산체스 감독도 결국 역전패했으나 강호 아스널을 경기 막판까지 궁지에 몰아넣었다.

[프리미어리그 데뷔전에서 골을 터트린 로케 주니오르 산타크루즈(왼쪽)과 클라우디오 피차로. 두 공격수는 지난 시즌가지 독일 바이에른 뮌헨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사진 = BPI/마이데일리]

(김현기 기자 hyunk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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