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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7월 28일 수요일
어디에 물을 부어야 할 지 모를 때 깨진 독이라도 찾게 된다.
연중 제17주간 수요일/ 전삼용 요셉 신부
https://www.youtube.com/watch?v=Bke9H-lEY8w
오늘 복음도 역시 ‘하늘 나라’의 비유입니다. 하늘 나라는 ‘밭에 숨겨진 보물’과 같습니다. 그 보물을 발견한 사람은 가진 재산을 다 팔아 그 밭을 삽니다. 이는 하늘 나라의 가치를 아는 사람은 모든 에너지를 그것을 얻는데 쓸 수밖에 없다는 뜻입니다.
이와 같은 맥락으로 ‘좋은 진주를 찾는 상인’의 비유도 말씀하십니다. 값진 진주를 발견하자 그도 가진 것을 다 팔아 그것을 삽니다.
우리 각자에게는 오늘도 팔 수 있는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시간도 있고, 건강한 몸도 있고, 각자의 재능이나 능력이 있으며, 물론 재산도 있습니다. 우리는 그것들을 어디에 사용하나요?
어차피 인생은 내가 지닌 에너지를 무언가 얻기 위해 소진하다 가는 삶입니다.
예쁜 여자를 얻기 위해 소진할 수도 있고, 명예를 얻기 위해, 혹은 부자가 되기 위해 모든 에너지를 쓸 수도 있습니다.
사실 모든 에너지를 무언가 얻기 위해 쓴다면 그것을 얻을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그러나 우리 옆에 ‘깨진 독’도 많습니다. 그래서 버는 것보다 쓰는 게 더 중요하다는 말도 있는 것 같습니다.
연예계를 보면 돈 잘 버는 자녀들을 이용해 부모가 그 모든 것을 챙기다 결국엔 부모와 자녀 간의 관계가 끊어지는 경우를 보게 됩니다. 배우 김혜수 씨의 예도 있었습니다.
김혜수 씨가 2012년까지 벌어들인 돈의 액수는 약 170억 정도 된다고 합니다. 그런데 2012년 당시 김혜수 씨는 월세에 살아야 했다고 고백합니다.
그 이유는 어머니가 여기저기 투자하다 진 빚을 갚아주다 그렇게 된 것입니다. 결국, 자신도 어떻게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을 때 어머니와 관계를 끊었습니다. 그 이후에도 어머니는 딸의 이름을 대며 많은 빚을 졌고 이것이 언론에 나오자 김혜수 씨는 자신은 어머니와 8년간 만난 적도 없다고 했습니다. 그때 어머니와 관계를 끊은 게 그나마 잘했던 결단인 것입니다.
이와 비슷한 상황을 겪은 연예인들에 장윤정 씨나 박수홍 씨도 있을 것입니다. 부모와의 인연은 정말 중요한 것입니다.
하지만 그 부모가 가진 재산을 무엇을 위해 써야 하는지 알려주지 않았다면 그것으로부터 부모를 의심해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물론 부모도 자녀가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그렇게 하겠지만, 부모가 이미 성장하여 어른이 된 자녀의 것까지 빼앗을 권리는 없습니다.
부모의 가장 큰 역할은 자녀를 독립시키는 것이지 자기에게 종속시키는 것이 아닙니다. 부모는 자녀가 독립적인 성인이 되었을 때 가진 재산과 에너지를 어떻게 쓰고 살아야 하는지 먼저 가르쳐야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우리와 자녀들을 위해 밭에 묻힌 보물이 무엇인지, 엄청난 가치의 진주가 무엇인지 명확히 알아야 합니다. 그래야 나도 재물과 에너지를 어디에 사용해야 하는지 알고 자녀가 어른이 되었을 때 쓸데없이 깨진 항아리에 물을 붓게 만들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밭에 묻힌 보물은 ‘하늘 나라의 행복’입니다. 그리고 그 행복을 느끼게 해 주는 ‘성령님’입니다. 이를 위해 가진 것의 100%를 사용할 줄 알게 가르쳐야 합니다.
오늘 복음을 보십시오. 가진 것을 ‘다’ 팔아 그 땅을 사기 전까지는 그 보물이 나의 것이 되지 않습니다. 성령께서는 당신을 받기 위해 모든 것을 투자할 용기가 있는 사람의 것이 되십니다.
성령은 우리가 삼구를 이기고 기도할 때 우리 안에 들어오십니다. 그러니 돈이나 시간을 어디에 사용해야겠습니까?
일단 ‘세속’에서 멀어지기 위해 가난한 사람을 돕고, ‘육욕’에서 멀어지기 위해 운동하며, 교만해지지 않기 위해 겸손을 위해 에너지를 소진하도록 가르쳐야 합니다. 그리고 기도를 위한 시간, 곧 미사나 피정 같은 것을 가고 아침기도나 저녁기도 시간을 벌기 위해 돈을 써야 합니다. 그 시간까지 바쳐가며 돈을 벌겠다고 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이 없습니다.
이렇듯 우리가 물을 어디에 부어야 하는지 몰라 어쩔 수 없이 가까이 있는 깨진 독에라도 붓고 있는 것일 수 있습니다. 목마르면 먼저 내가 마시고 다른 사람이 마시게 하고 또 그 물을 더 얻기 위해 투자해야 하는 것을 안다면 굳이 옆에 있는 깨진 독에 물을 붓는 어리석은 삶은 살지 않을 것입니다.
오랜 무명생활로 간신히 월세살이하며 군고구마라도 팔아야 했던 ‘임영웅’ 씨.
그가 ‘미스터 트롯’을 통해 받은 상금 1억 원은 어머니에게도 드리고 그동안 여기저기 갚아야 할 곳에 썼다고 합니다.
그리고 자동차 첫 단독 광고를 찍고는 그 모든 수익을 전액 기부하였습니다. 자신도 월세를 살면서 첫 광고수익 전액을 기부할 수 있었다는 것은 그가 자신의 에너지를 어디에 사용해야 하는지 명확히 알고 있었다는 뜻입니다.
물론 그 이후에도 아동복지 재단에 1억 원이라는 거액을 통 크게 기부하고 코로나 여파로 행사가 많이 줄었음에도 알게 모르게 기부의 삶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런 그의 선행은 사실 유명해지기 전부터 이어져 왔습니다.
예를 들면 2017년 아침마당에서 5연승을 하며 받은 상금 100만 원도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전액 기부하였습니다. 그 당시 임영웅 씨는 군고구마를 팔며 월세살이를 하고 있었습니다. 거기에다 수입이 없던 시기에도 연탄 나누기 봉사활동을 다니며 묵묵하게 봉사활동을 해왔습니다.
이렇게 어디에 에너지를 써야 하는지 명확히 안다는 것은 부모로부터 올바른 교육을 받았음에 틀림이 없을 것입니다.
부모는 재산을 쓸 때, 하느님 나라 곧 마음의 떳떳함, 그리고 기쁨과 평화가 넘치는 목적으로 쓰도록 교육해야 합니다.
그러나 이 감정을 모르는 사람, 그래서 그 감정을 위해 에너지를 사용할 줄 모르는 사람은 그것들을 깨진 독에라도 붓게 되고 결국 인생을 헛살았다고 후회하게 될 것입니다.
미국의 어떤 부자는 자녀에게 어렸을 때부터 용돈을 주며 10%는 십일조를 내고, 10%는 가난한 사람을 위해 쓰며, 30%는 저축을 하고 나서 나머지를 원하는 대로 사용하라고 가르쳤다고 합니다. 그렇게 해야 돈을 사용할 때 얻게 되는 마음의 떳떳함과 기쁨과 평화를 알게 먼저 알게 하기 위함이었을 것입니다.
이런 교육을 통해 아이는 자신의 에너지를 잘 사용할 줄 아는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깨진 독에 물을 부으며 느끼는 감정이 싫어서 에너지를 잘못 사용하며 사는 일은 없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자녀들을 교육할 때, 어떻게 벌어야 하는지가 아니라 어디에 사용해야 하는지 명확히 먼저 깨닫게 해야 할 것입니다.
조재형 [umbrella]
미겔 베이조스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는 1960년 쿠바에서 미국으로 넘어온 난민입니다. 당시 미국 정부와 가톨릭교회는 ‘피터 팬’ 운동을 펼쳤습니다. 공산화되는 쿠바에서 미국으로 넘어 오려는 사람들 중에 미성년자들을 우선적으로 받아들이는 운동입니다. 당시에 미국으로 넘어온 미성년자는 14,000여 명이었다고 합니다. 미겔 베이조스는 살레시안 고등학교엘 다닐 수 있었고, 제임스 바인 교장 신부님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미국에서 성공한 미겔 베이조스는 지난 6월 16일 모교인 살레시안 고등학교에 1,200만 불(135억)을 기부하였습니다. 미국 가톨릭교회는 쿠바라는 밭에 묻혀있던 미성년자라는 보물을 발견해서 미국으로 올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당시의 미성년자들은 열심히 공부하였고, 미국사회에 뿌리를 내렸습니다. 그중에 1명이 세계적인 기업 아마존의 창립자 제프 베이조스의 아버지인 미겔 베이조스입니다. 제프 베이조스는 아버지의 도움이 없었다면 자신은 지금의 성공을 이룰 수 없었다고 하였습니다. 아버지 미겔 베이조스는 아들 제프 베이조스 안에 있는 보물을 알아보았고, 성공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습니다.
가톨릭평화신문에는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라는 지면이 있습니다. 미주 지역에 있는 분들이 사연을 읽고 도움을 주셨습니다. 이렇게 모인 성금은 2만 불이 넘었습니다. 미주가톨릭평화신문은 서울의 본사로 성금을 전달하였습니다. 저는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실린 사연은 안타깝고, 불쌍한 내용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가난해서 아픈데도 치료받지 못하는 이야기, 남편의 폭력에 쫓겨나 갈 곳 없는 외국인 아내의 이야기, 감당하기 버거운 짐을 지고 하루하루 살아야 하는 사람들의 사연입니다. 그런데 도움을 주는 분들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밭에 묻혀 있는 보물을 발견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기꺼이 그 보물에 정성을 주는 것 같습니다. 1년이 지나면 안타까운 사연들이 희망을 주는 이야기로 바뀌는 것을 보았습니다. 집이 없어서 거리를 헤매야 했던 사람은 작은 집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돈이 없어서 수술을 받지 못했던 아이는 수술을 받고 건강을 회복할 수 있었습니다. 남편의 폭력에 집을 나와야 했던 외국인 아내는 사랑하는 자녀와 함께 보금자리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사업에 실패한 사람은 작은 가게를 차릴 수 있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하늘나라는 밭에 숨겨진 보물과 같다. 그 보물을 발견한 사람은 그것을 다시 숨겨 두고서는 기뻐하며 돌아가서 가진 것을 다 팔아 그 밭을 산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보물은 무엇일까요? 그것을 우리는 예수님의 말씀에서 알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때에 임금이 자기 오른쪽에 있는 이들에게 이렇게 말할 것이다. 내 아버지께 복을 받은 이들아, 와서, 세상 창조 때부터 너희를 위하여 준비된 나라를 차지하여라. 너희는 내가 굶주렸을 때에 먹을 것을 주었고, 내가 목말랐을 때에 마실 것을 주었으며, 내가 나그네였을 때에 따뜻이 맞아들였다. 또 내가 헐벗었을 때에 입을 것을 주었고, 내가 병들었을 때에 돌보아 주었으며, 내가 감옥에 있을 때에 찾아 주었다. 그러면 그 의인들이 이렇게 말할 것이다. 주님, 저희가 언제 주님께서 굶주리신 것을 보고 먹을 것을 드렸고, 목마르신 것을 보고 마실 것을 드렸습니까? 언제 주님께서 나그네 되신 것을 보고 따뜻이 맞아들였고, 헐벗으신 것을 보고 입을 것을 드렸습니까? 언제 주님께서 병드시거나 감옥에 계신 것을 보고 찾아가 뵈었습니까? 그러면 임금이 대답할 것이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
오늘 본기도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저희의 희망이신 하느님, 하느님이 아니시면 굳셈도 거룩함도 있을 수 없고 하느님만이 저희를 지켜 주시니 풍성한 자비로 저희를 보살피시고 이끄시어 저희가 지금 현세의 재물을 지혜롭게 사용하며 영원한 세상을 그리워하게 하소서.” 그렇습니다. 내 형제들 중에 가장 작은이가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보물’입니다. 그 보물을 발견했으면 가진 것을 팔아 도와주는 것입니다. 그러면 우리는 하늘나라를 지금 이곳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2021년 07월 28일 수요일
[녹] 연중 제17주간 수요일
입당송
시편 68(67),6-7.36 참조
하느님은 거룩한 거처에 계시네. 하느님은 한마음으로 모인 이들에게 집을 마련해 주시고, 백성에게 권능과 힘을 주시네.
본기도
저희의 희망이신 하느님,
하느님이 아니시면 굳셈도 거룩함도 있을 수 없고
하느님만이 저희를 지켜 주시니
풍성한 자비로 저희를 보살피시고 이끄시어
저희가 지금 현세의 재물을 지혜롭게 사용하며
영원한 세상을 그리워하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
말씀의 초대
모세는 증언판 두 개를 들고 시나이 산에서 내려왔는데, 그 얼굴의 살갗이 빛나고 있어 사람들이 두려워하자 너울로 자기 얼굴을 가린다(제1독서). 예수님께서는, 하늘 나라는 밭에 숨겨진 보물을 발견한 사람이나 좋은 진주를 찾는 상인과 같아 가진 것을 다 팔아 그것을 산다고 하신다(복음).
제1독서<모세의 빛나는 얼굴을 보고 그들은 그에게 가까이 가기를 두려워하였다.>
▥ 탈출기의 말씀입니다.
34,29-35
29 모세는 시나이 산에서 내려왔다.
산에서 내려올 때 모세의 손에는 증언판 두 개가 들려 있었다.
모세는 주님과 함께 말씀을 나누어
자기 얼굴의 살갗이 빛나게 되었으나, 그것을 알지 못하였다.
30 아론과 이스라엘의 모든 자손이 모세를 보니,
그 얼굴의 살갗이 빛나고 있었다.
그래서 그들은 그에게 가까이 가기를 두려워하였다.
31 모세가 그들을 불렀다.
아론과 공동체의 모든 수장들이 그에게 나아오자,
모세가 그들에게 이야기하였다.
32 그런 다음에야 이스라엘의 모든 자손이 그에게 가까이 왔다.
모세는 주님께서 시나이 산에서
자기에게 말씀하신 모든 것을 그들에게 명령하였다.
33 모세는 그들과 이야기를 다 하고
자기 얼굴을 너울로 가렸다.
34 모세는 주님과 함께 이야기하러
그분 앞으로 들어갈 때는 너울을 벗고, 나올 때까지 쓰지 않았다.
나와서는, 주님께서 명령하신 것을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전하였다.
35 이스라엘 자손들이 자기 얼굴의 살갗이 빛나는 것을 보게 되므로,
모세는 주님과 함께 이야기하러 들어갈 때까지는,
자기 얼굴을 다시 너울로 가리곤 하였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시편 99(98),5.6.7.9(◎ 9ㄷ 참조)
◎ 주 하느님, 당신은 거룩하시옵니다.
○ 주 우리 하느님을 높이 받들어라. 그분의 발판 앞에 엎드려라. 그분은 거룩하시다. ◎
○ 모세와 아론은 그분의 사제들 가운데, 사무엘은 그분의 이름 부르는 이들 가운데 있네. 그들이 주님께 부르짖자, 친히 그들에게 응답하셨네. ◎
○ 주님은 구름 기둥 안에서 말씀하셨네. 그분이 내리신 법과 명령 그들은 지켰네. ◎
○ 주 우리 하느님을 높이 받들어라. 그분의 거룩한 산을 향해 엎드려라. 주 우리 하느님은 거룩하시다. ◎
복음 환호송
요한 15,15 참조
◎ 알렐루야.
○ 주님이 말씀하신다. 내 아버지에게서 들은 것을 너희에게 모두 알려 주었으니 나는 너희를 친구라고 부른다.
◎ 알렐루야.
복음<가진 것을 다 팔아 그 밭을 산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3,44-46
그때에 예수님께서 군중에게 말씀하셨다.
44 “하늘 나라는 밭에 숨겨진 보물과 같다.
그 보물을 발견한 사람은 그것을 다시 숨겨 두고서는
기뻐하며 돌아가서 가진 것을 다 팔아 그 밭을 산다.
45 또 하늘 나라는 좋은 진주를 찾는 상인과 같다.
46 그는 값진 진주를 하나 발견하자, 가서 가진 것을 모두 처분하여 그것을 샀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 기도
주님, 은혜로이 내려 주신 예물을 바치오니
이 거룩한 제사를 받아들이시고
주님께서 베푸시는 은총의 힘으로
저희가 이 세상에서 거룩하게 살아
마침내 영원한 기쁨을 누리게 하소서.
우리 주 …….
영성체송
시편 103(102),2
내 영혼아, 주님을 찬미하여라. 그분의 온갖 은혜 하나도 잊지 마라.
<또는>
마태 5,7-8
행복하여라, 자비로운 사람들! 그들은 자비를 입으리라. 행복하여라, 마음이 깨끗한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을 보리라.
영성체 후 묵상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저희가 성체를 받아 모시며 언제나 성자의 수난을 기념하오니
성자께서 극진한 사랑으로 베풀어 주신 이 선물이
저희 구원에 도움이 되게 하소서.
성자께서는 영원히 …….
오늘의 묵상
저는 평소에 투신이라는 말을 좋아합니다. 몸을 내던지는 삶을 무모하다고, 위험하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또 누군가는 그렇게 몸을 내던져 봤자 돌아오는 것은 실망뿐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그래도 저는 투신하는 삶을 살아가고 싶습니다. 또한 어떻게 투신하며 살아야 할지 매번 고민합니다.
하늘 나라는 투신의 삶이라고 예수님께서는 오늘 복음의 비유를 통해서 이야기하십니다. 가진 것을 다 파는 모험과 위험을 감수하는 삶, 자신의 모든 것을 내던지는 삶을 말씀하십니다. 어쩌면 우리는 보물의 가치는 알지만 밭의 가치는 모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보물을 얻으려고 평생을 찾아 헤매면서도, 보물이 숨겨진 밭의 가치가 너무나 보잘것없기에, 또는 너무나 두렵고 위험한 것이기에, 너무 힘들고 아픈 것이기에, 그 밭을 위하여 온 몸을 던지지 못하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평생 진주를 찾아다니는 상인은 많은 곳을 찾아 헤매는 고통과 사람들에게 무시당하는 멸시를 감수해야 진주를 찾을 수 있습니다. 한 곳에 정착하지 못하고 떠돌아다녀야 하며, 좋은 진주가 무엇인지를 끊임없이 연구하는 노고를 감수해야 합니다. 그것이 진주 상인에게 주어진 밭의 모습일 것입니다. 하늘 나라를 발견하려면 우리는 그러한 아픔과 고통, 수고와 두려움을 감수해야 합니다.
‘물 위를 걸어오라고 명령하시는’(마태 14,22-33 참조) 예수님의 목소리에 베드로는 물 위로 자신을 내던집니다. 물 위를 걸을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또 물에 빠지면 죽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풍랑 때문에 놀라고 두려운 마음인 채로 물에 뛰어듭니다. 예수님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 거기 계셨고 예수님께서 자신을 구원해 주실 것이라는 믿음과 신뢰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는 투신, 곧 자신을 내던질 수 있었습니다.
투신의 삶을 위해서 두려움을 이겨 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나 불확실에서 기인한 두려움과 의심은 우리에게서 사라지지 않습니다. 그 두려움과 의심을 이겨 낼 수 있는 것은 믿음뿐입니다. 낭떠러지에서 몸을 내던져도 우리를 받아 안아 주실 예수님께서 계시다는 믿음, 어렵고 힘든 상황 속에서도 용기와 힘을 주시는 예수님께서 우리와 함께 걸어가 주신다는 믿음입니다. 내어 맡기십시오. 두려움 속에서도 투신하십시오. 하늘 나라를 위하여, 예수님의 가치를 위하여, 사랑을 위하여 투신하십시오. 여러분의 그 삶을 응원합니다.
(최종훈 토마스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