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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폐교된 시골분교를 지나....백두대간 제12구간(작점고개~개티재) 산행기
달아네입니다
이번 구간은 작점고개에서 개티재까지의 구간으로 도상거리 14.5 km(실제거리는 20여km)에 이르는 구간이었습니다.
대간길의 높낮이나 산행난이도가 지난 11구간(궤방령~작점고개)과 너무나 흡사한 구간이었지요...처음 절반정도는
고저차가 상당한 능선길을 오르락 내리락 하느라 온힘을 다 빼놓더니, 이후의 구간은 '룰루랄라~' 휘파람을 불면서
숲속의 오솔길을 느긋하게 나아갈수 있었던 아주 고마웠던(?) 구간이었습니다. 비록 그리 어려운 구간은 아니었지만
금,토요일에 개인적인 일(?)에 치여 몸상태가 좋치 않은 상태에서 한 산행이라 산행도중 잠이 쏟아져 국수봉에서
큰재로 내려오던 1시간동안의 기억이 가물가물한 산행입니다.......그럼 이제......기억을 되살려 보렵니다....
1. 길음역으로~~~ (2002년 8월 3일 21시 30분 )
집에서 올라오느라 금요일 오후 3시부터 12시까지 장시간 운전을 하고 다음날 시골.....아니...지방(지방이라고 모두 시골은
아니지요...^^)에서 누님이 올라오셔서 이모님 가족과 함께 서울나들이를 했기에 조금은 피곤하다. (아침엔 상암월드컵 구장을
찾았는데....그저....'와~~~~'하는 감탄사밖에 나오지 않더군요...훌륭한 경기장 시설은 물론 주변 평화의 공원, 하늘공원도
서울의 새로운 명소가 되기에 손색이 없더군요..꼭 한번 찾아보시길..오후에는 코엑스 아쿠아리움에 갔는데....흠냐....토요일에
방학이라 사람이 어찌나 많은지 비싼 입장료를 내고 들어갔지만 사람에 치여 고생만 했지요...T.T)
토요일 일정이 어떻게 될지 몰라 산행신청을 하지 않고 있었는데 누님과의 서울관광(^^)이 저녁 8시 10분쯤에 끝나 좋아하는
'뚱보냉면'의 맛난 냉면도 포기한채 홀로 집으로 향한다. 집에 도착하니 8시 50분...대충 샤워를 끝내고 급히 짐을 싼뒤 대장님께
10분쯤 늦을것 같다고 전화를 드린다. 김밥집과 슈퍼에 들러 준비물을 장만한뒤 서둘러 길음역으로 향하여 도착하니 21시 33분..
보도블럭에 앉아계시던 대장님과 山音님께 인사를 드린다...
2. 작점고개 도착 (2002년 8월 4일 02 시 08분 )
동대문, 양재에서 회원분들을 태운 버스는 작점고개로 향한다. 수호달마형과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새 금강휴게소에
도착, 너무 일찍 작점고개에 도착할듯 하여 35분간의 긴 휴식시간이 주어진다. 화장실에 다녀온뒤 이번에도 역시 수호형이 사주신
음료수를 수면제(?) 삼아 잠을 청한다. 잠이 얼핏 들었나 싶었는데 웅성거리는 소리에 깨보니...어느새 작점고개다....
음냐....오늘은 다른날보다 오래 잤는데도 피곤함이 느껴진다...뒤늦게 버스에서 내려 랜턴을 챙기고 신발끈을 묶는데 대장님의
재촉(?)으로 다른날보다 짧은 준비운동을 가진뒤 선두분들은 벌써 대간길로 오르신다. 지난번에 왔던 곳이지만 밤중이라 방향을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마침 도로표지판이 있어 도로표지판을 배경으로 이번 대간길의 출발지를 사진에 담느라 후미로 대간길에
오른다.(안타깝게도 이 사진은 나오지 않았습니다...다른 사진은 모두 잘 나왔는데...너무 안타깝습니다...)
3. 작점고개 ~ 갈현 갈림길 (02시 13분 ~02시 56분 : 43분 소요 - 휴식시간 4분 포함)
도로에서 대간길로 접어들면서 약 50여미터 가파른 길을 오르다 이후 한참동안 완만한 오르막이 계속된다. 후미에서 오랜만에
수호형과 양창훈형, 수선화님과 일행이 되어 대간길을 나아간다. 전날 비가 와서 길이 미끄러울거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땅이
젖어있지 않아 산행에 그리 큰 어려움이 없다. 하지만 날이 습하고 몸상태가 좋치 않아 초반부터 무척 많은 땀을 흘린다.
완만한 오르막을 오르다 신발끈을 새로 묶는 수선화님을 기다리며 서있는데...창훈형 왈..."어~ 이게 뭐지?" 아래를 보니...
허거....무지 큰 지렁이 한마리....어쩌다 대간길에 배를 뒤집고 누워 있는건지....발로 툭 건드려 훤한 랜턴불빛 아래로
지렁이의 모습이 선명히 보이자 신발끈을 묶기 위해 허리를 숙인 수선화님 머리 앞에 놓여진 지렁이...이어지는 수선화님의
비명소리..."꺄아악~~~~~" ^o^; .....잡목이 많은 구간이 아니라 앞으로 나아가기는 수월한데 중간중간에 복병처럼 도사리고
있는 머리높이로 불쑥 튀어나온 나뭇가지에 산사람님 수난을 당하시고....키 큰게 웬수일세~~~ 한참을 완만한 오르막을 오르다
약간 가파른 오르막에 오르니 이곳이 473.7고지란다.(02시 36분). 평탄한 능선길을 걷는데 선두 ob님으로부터의 전갈이 뜨레모아님의
무전기에 울린다. '내리막길을 내려온뒤 직진해서 계단처럼 생긴곳으로 붙어~~~'....대충 흘려듣고는 내리막길을 내려가는 일행들.....
약간은 가파른 내리막길을 내려가니 앞에 길의 형태가 불분명한 농로가 나오고 오른쪽 아래로 나있는 농로를 따라 대여섯분들이
내려가시고 있는게 보인다. 그런데....바로앞 정면 능선쪽에 표지기 하나가 보일듯 말듯 걸려있으니.....아까 무전으로 날라온 그곳임을
직감한다. 자세히 살피니 능선으로 오르는 길이 무전에 날라온것처럼 계단으로 되어 있고 그 위에 표지기 하나가 걸려있다. 급히 농로를
따라 내려가시던 분들을 불러 세워 그쪽은 길이 아님을 알려드리고 직전하여 능선으로 오른다. (하마터면 과외수업 받을뻔 했습니다. ^^
예전 어느 대간종주기를 보니 이곳에서 길을 잘못들어 하산하신 분도 계시더군요...^^ 주의해야 할 구간인듯 싶네요..)
4. 갈현 갈림길 ~ 용문산 (02시 56분 ~ 04시 02분 : 1시간 6분 소요 - 휴식시간 10분 포함 )
완만한 오르막을 계속해서 오르다 03시 02분 잠깐 휴식을 취하고 나아가니 얼마 지나지 않아 까만 비닐덮개(?)로 둘러쳐진 움막이
나온다.(03시 07분) 근처에 꽤 규모가 큰 용문산 기도원이 있어 그곳 분들이 산으로 올라와 기도하는 자리인듯 하다. 지도를 펴보니
기도터바위라 씌여져 있어 살펴보니 과연 움막에서 약간 위에 바위 여러개가 있다...그곳을 지나 다시 완만한 오르막을 오르는데
누가 기도터바위 아니랄까봐 근처에서 "아~~~~~ 어~~~~~" 하며 주문을 외우는듯한 소리가 크게 들린다. 흠냐....이런 야밤에
산속에서 기도라.....썩 좋은 기분은 아니다. 이곳에서 잠깐 메모를 하는 동안에 앞에 가시던 수호형과 약간은 떨어져 있어 속도를
내어 헬기장처럼 생긴 공터 두곳을 지나 앞으로 나아가는데 갑자기 옆에서 무엇이 팔을 휘~익 잡아당긴다....허거.....옆을 돌아보지도
못하겠다....그냥 휘익 내달린다...(그것이 과연 무엇이었는지는 지금도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기분 꾸리꾸리했단 지역이었지요...)
앞에 가던 수호형을 만나 다시 편안히(?) 앞으로 나아가는데 뒤에 홀로 따라오시던 창훈형..."야....혼자 그렇게 가면 안 무섭냐?
난 혼자 가니까 기분 이상하던데...." 흠냐...아까 형도 그곳을 지날때 기분 이상했나요? 흠냐냐냐냐냐냐......(밤에 이 구간 가시는 분들
조심하시길.....^^) 또다시 이어지는 가파른 오르막길을 오르니 땀이 비오듯하고...좀전의 식은땀과 함께 흘러내리고... 오르막길을 다
오르고 나서 창훈형이 새로이 장만한 고도계를 보니 해발 610m이다.(03시 30분) 갈림길에 주의해야할 이곳에서 오른쪽에 있는
굵은 소나무에 몸을 기대고 창훈형의 션한 얼음물과 수선화님의 미숫가루로 간단히 행동식을 취한뒤 산행을 계속한다
완만한 오르막길과 평탄한 능선길을 오르길 20여분 갑자기 탁 트인 공간이 나오며 선행하시는 몇분들이 휴식을 취하고 계신 헬기장에
도착한다. 용문산 정상을 표시하는 표지석이 없고 정상같은 느낌이 들지 않아 이곳이 용문산 정상이 아닐것이란 의심을 해보지만
지도와 버스안에서 받은 안내서에 따라 헬기장이 있는 이곳이 용문산 정상(710m)임을 확인하고서야 배낭을 내려놓는다.
♠ 표지기가 많이도 걸려있지요? ♠
5. 용문산 ~ 국수봉 (04시 14분 ~ 05시 25분 : 1시간 11분 소요 - 휴식시간 10분 포함)
용문산 정상에는 제법 큰 헬기장이 있다. 배낭을 내려놓고는 앉아 쉬다 문득 정상에서의 전망을 살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헬기장 주변을 한바퀴 돌며 주변 경치를 감상하려 한다. 하지만 아직 날이 밝지 않아 어슴프레 멀리 보이는 산등성이만을
확인할 뿐이다. 동쪽으로는 산아래 마을까지 훤히 보이며 전망이 좋을듯한데 서쪽으로의 전망은 별로 좋치 않을듯 하다...
(물론 날이 밝지 않아 잘 안 보여서 제 나름대로 판단한 것입니다....) 10여분의 휴식을 끝내고 국수봉으로 출발한다. 국수봉으로
향하는 길은 짧은 오르막과 길고 가파른 내리막이 한동안 계속되다 국수봉 아래에서 국수봉으로 오르는 가파른 오르막길이 나온다.
땅이 젖지 않아 미끄럽지는 않지만 가파른 내리막길에 보드라운 흙길이라...나무를 잡고 내려오는데도..연신 휘청거린다.
첫번째는 미끄러지면서도 타고난 운동신경(^^;;)으로 엉덩방아를 찍기 직전 손으로 땅을 짚고 벌떡 일어섰는데...두번째에는...
ㅋㅋㅋ...앞에 가던 수호형 어깨에 얼굴을 코~~~옥 쳐박는다... 04시 55분 국수봉으로 오르는 가파른 오르막길을 오른후
휴식을 취하며 수호형의 복숭아를 '아작아작' 씹어 넘긴다... 한동안 휴식을 취하니 뒤에서 오시던 몇몇분들도 함께 휴식을 취한다.
05시 05분 그곳에서 출발 국수봉으로 향한다. 05시 08분 도착한 봉우리, 의외로 국수봉이 가깝다...그런데 정상에는 참호처럼 생긴
구조물이 있을뿐 특별한게 없다...조금 이상하다 싶었는데 앞을 보니...음냐....더 높은 봉우리로 오르는 오르막길이 떠~억하니 버티고 있다.
이곳은 국수봉으로 오르는 길에 있는 작은 봉우리일뿐...약 20여분을 그곳을 향해 오르니 탁 트인 공간이 나오며 뿌연 안개 사이로 희미하게
1999년 3월 7일 '상주시청 산악회'에서 세운 자그마한 국수봉 정상 표지석이 보이고 이곳에서 식사를 하기 위해 배낭을 내려놓는다.
♠ 상주시청 산악회에서 세운 국수봉 정상 표지석 ♠
6. 국수봉에서 아침식사 (05시 25분 ~ 06시 40분 : 1시간 15분동안의 기~~~ㄴ 아침식사시간)
산행을 다른날보다 50여분 일찍 시작한 탓인지 허기도 1시간 일찍 찾아온다. 다른때보다 이른시각인 05시 25분 국수봉정상에서
아침식사를 하기로 한다. 랜턴이 필요없을 정도로 날은 밝았지만 산정상부가 안개에 휩싸여 주변경치가 전혀 보이질 않는다.
국수봉 정상에서 앉아 한동안 쉬고 있으니 후미분들이 속속 도착하시고 몇몇분들은 큰재에서 아침식사를 하시겠다며 내려가시고
12분이 남아 국수봉에서 아침식사를 준비한다. 국수봉 정상은 그리 협소한 편은 아닌데 바닥이 고르지 않아 식사하기가 불편해
정상에서 북쪽방향으로 10여미터 길을 따라가니 평평하고 넓은 터가 있어 그곳에서 자리를 잡는다. 창훈형이 가져온 넓직한
돗자리를 펴는데 여섯명정도가 신발을 벗고 앉아 식사할 정도로 넓다. 그런데 옆에 계신분들이 편 돗자리는...ㅋㅋㅋ...방석으로
하면 딱 좋을만한 크기이니.....'펴보지도 않고 샀더니....이게 뭐야....' 허탈한 웃음을 지으며 말씀하신다.....에궁...안쓰러워라...^^
오랜만에 산 정상에서 수호형의 계란후라이 요리와 순두부찌개, 창훈형이 미역무파마라면, 김밥을 메뉴로 아침식사 준비는 끝났다.
국수봉이 이번 산행구간중 가장 높은 봉우리이기에 정상주가 빠질수가 없다. 크리스탈님의 소주 한잔에 속을 풀고, 어떤분(누군지
기억이 나질 않네요...죄송)께서 가져오신.....송엽주(?)....어쨌든 솔향이 가득했던 민속주를 맥주따르듯 듬뿍 따라주시기에
마다않고 꿀꺽꿀꺽 넘기며 속을 달랜다.....과하다 싶을정도로 아침식사를 하며 포만감을 느끼는건 좋은데....자꾸만 잠이 쏟아진다..
이런적이 없었는데.....쩝.....식사후 정리를 하고 국수봉 정상에서 기념촬영을 한뒤 큰재로 향한다.
7. 국수봉 ~ 큰재 (06시 40분 ~ 07시 49분 : 1시간 9분 소요 ) - 이 구간 정말 기억이 잘 나질 않네요....어찌나 졸립던지...
국수봉에서 좌측아래로 꺾여진 대간길을 따라 산행은 계속된다. 한참동안 가파른 내리막길이 계속된다. 그런데....어찌나 졸음이
쏟아지던지....군대에서 행군할때 졸면서 걷는다고 하는데...그식이다...졸면서 하산을 하고 있다. 꾸벅~ 꾸벅~ 가끔씩 앞에 가는
수호형 뒤통수를 보면서...내가 제대로 가고 있는걸 확인할뿐이다. 몇번이나 순간적으로 무릎이 푹 꺾인다. 아....오늘 정말 왜 이러지???
아무리 졸지 않으려 해도....쏟아지는 잠을 피할수 없다. 생각같아선 그냥 여기에 돗자리 깔고 당장 누워버리고 싶은 심정이다....
한참을 졸면서 내려가고 있는데 갑자기 앞쪽에서 '와~'하는 탄성이 들린다. 정신을 차리고 가보니 탁트여 전망이 좋은 곳이 나온다.
(07시 10분) 오늘 산행에서 처음으로 주변경관이 잘 보이는 곳이다. 아직 안개가 다 걷힌건 아니지만 그래도 어느정도 전망을 볼수
있을정도라 카메라를 꺼내 큰재쪽을 향해 여러장의 사진을 찍는다. 사진을 찍고 나서부턴 졸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졸음은 계속
쏟아진다. 07시 35분 묘터를 지나면서부터 완만한 내리막길을 내려간다. 대장님으로부터 계속해서 무전이 날라든다. "뜨레..어디쯤이냐?'
이 구간은 물을 구하기 어렵기에 대장님께서 큰재에서 식수를 준비해주신다 했는데....국수봉에서의 식사시간이 너무 길었던 탓인지
대장님은 개티재로 출발하신다는 무전을 날린다...그럼...물은???...T.T;; 어느정도 내려왔다고 생각이 들쯤 바로앞으로 논이 보이는데
대간길은 그 우측으로 이어진 능선길로 들어선다. 07시 44분 오솔길같은 대간길을 걷다 경운기가 다닐만한 농로를 만나 털래털래
내려오다 07시 49분 엄청난 냄새가 진동하는 거름더미를 지나 서너채정도의 민가가 있고 2차선 포장도로가 지나는 큰재에 도착한다.
8. 큰재에서 휴식 (07시 49분 ~ 08시 10분 : 21분동안의 긴 휴식)
큰재에 내려서니 '상주시'를 나타내는 문구가 여기저기서 보인다....이제 고향이 멀지 않았음을 느낀다..(제 고향이 상주시 위 문경시)
또 이 근처에서 군대 제대하고 휴학하던 시절 아르바이트 삼아 도로포장공사장에서 일했던 곳이라 더욱 친근감이 느껴진다. 큰재에서
다른분들이 앉아 쉬는 사이 우리가 지나왔던 국수봉, 금강과 낙동강 분수령팻말이 선명한 큰재, 유일하게 백두대간길상에 위치한
1997년 이미 폐교되어 부산녹색연합대학교로 쓰이고 있는 옥산초등학교 인성분교등을 카메라에 담는다.
♠ 노란 호박(?) ♠
9. 큰재 ~ 회룡재 (08시 10분 ~ 09시 34분 : 1시간 24분 소요 - 휴식시간 10분 포함 )
같이 휴식을 취하던 분들중 여섯분이 먼저 출발하시고 느긋하게 산행을 하기로 한 나머지 일당(^^)들은 좀더 휴식을 취한뒤 자리에서
일어난다. 그런데 앞에 가던 수호형이 산으로 향하는 길로 가지 않고 길 옆 분교의 나무울타리의 개구멍(?)으로 들어간다. 어라?
왜 길로 안가는 걸까?.....궁금증은 곧 풀렸다. 풀로 무성한 학교 운동장에는 몇몇분들이 텐트를 치고 야영을 하고 있는데 아직 잠에서
덜깬 눈으로 텐트안에서 우리를 신기한듯 바라본다....누가 동물원의 동물일까? 어쨌든.....학교 운동장을 지나 다시 아까 그 산으로
나 있는 길로 다시 접어들게 되는데 좀전의 그 길위에 길을 막아놓은 나무울타리가 쳐져 있는것이 보인다....아하..궁금증이 풀린다..
우측으로는 폐교, 좌측으로는 폐가 사이로 난 길을 따라 다시 산속으로 들어간다. 얼마 지나지 않아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비교적 돈을 많이 들인 티가 팍팍 나는 묘터를 지나고(08시 15분) 또 얼마 지나지 않으니 봉분이 거의 허물어진 묘터를 지난다.(08시 26분)
돈이 없으면 죽어서도 설움을 받아야 하는지.....오르내림이 별로 없는 그냥 숲속 오솔길같은 대간길이 계속 이어진다. 08시 31분 잠깐
휴식을 취한뒤 20여분을 나아가니 콘크리트 포장도로가 나온다.(08시 49분) 회룡재인가 하고 생각을 했는데, 이렇게 일찍 회룡재에
도착할리가 없다는 생각이 들어 지도를 펴보니 회룡재는 아니고 이영도목장 직전에 만나게 되는 콘크리트길임을 알게 된다. 콘크리트길을
따라 100여미터를 나아가니 좌측으로 복숭아밭이 보이는데 이미 수확이 끝났는지 복숭아가 거의 보이질 않는다. 그 복숭아밭 우측능선으로
표지기가 무수히 걸려 있고 대간길은 콘크리트길에서 다시 산길로 접어든다. 08시 52분 좌측으로 회색지붕이 선명한 이영도 목장을 지난다.
목장을 지나는데도 지난번 구간에서의 신애원농장처럼 지독한 냄새가 나지는 않는다. 간간히 소울음소리와 개짖는 소리만이 들릴뿐이다.
09시 00분 굵은 전나무가 아름다운 오솔길을 지나 09시 08분 잠깐 휴식을 취하며 수호형이 가져온 신기한 맥주전용 아이스박스에서 나온
션한 맥주를 돌려 먹는다. 캬~~~~~ 온몸에 전기가 짜릿~~~ 10여분의 휴식을 끝내고 09시 20분 다시 대간길을 재촉한다. 계속해서
평탄한 숲속 오솔길을 지난다. 09시 30분, 이번에는 굵고 쭉쭉 뻗은 소나무가 인상적인 오솔길 사이로 나아가고 얼마 지나지 않아
좁은 농로가 나오는데 맞은편 대간으로 오르는 길 옆의 나무에 종이에다 적어 코팅하여 누군가 걸어 놓은 '회룡재' 표지가 이곳이
'회룡재'임을 똑똑히 알린다.(어느분인지는 모르나 감사드립니다....)
♠ 들꽃 1 (이름이???) ♠
10. 회룡재 ~ 개티재 (09시 35분 ~ 10시 40분 : 1시간 10분 소요 - 휴식시간 20분 포함)
회룡재에서 이어진 대간길도 역시 한동안 오르내림이 별루 없는 평탄한 오솔길이다. 09시 43분 잠깐 농로가 나오더니 좌측으로 단감나무밭이
있는 곳에서 우측 숲속으로 대간길이 이어진다. 09시 45분 버려진듯한 옛 목장의 전기울타리가 흉물스럽게 방치된 곳을 지나니 오랜만에
오르막길이 나온다. 오랜만에 만난 오르막이어서인지 다들 약간은 힘겹게 오른다. 수선화님 무릎이 좋지 않은듯 좀전부터 걷는게 부자연스럽게
보인다. 오르막을 오르는 도중 2001년에 중학교 3학년 학생 최민규군이 이모부와 함께 무지원종주 22일째를 하고 있다는 표지기를 보며
다들 똑같은 한마디를 남긴다. "대단한 녀석이군~~~" 땀을 뻘뻘 흘리며 오르막을 다 오르고 휴식을 취한다.(09시 55분) 휴식을 취하려
배낭을 내려놓는데 허거~~~ 어떤분인가 대간길 바로 옆에다 볼일을 보셨네.....이런....좀 길에서 벗어난 곳에다 해주시지.....주변에 마땅한
공터가 없는지라 배낭을 그 옆에다 조심스레 내려놓는데 50여미터쯤 앞에서 큰재에서 먼저 출발하신 분들이 휴식을 취하며 말하는 소리가
들린다. 합류할까 하다 그냥 이곳에서 쉬기로 한다. 수호형이 낚시용 의자에 좀전부터 무릎이 좋지 않은듯 불편해하던 수선화님을 앉혀놓구
오랜동안 연마해오신 스포츠마사지로 오랫동안 치료(?)해주신다...한참 쉬고 있는데 마지막 후미로 오던 뜨레님과 또 한분(닉을 여쭤보지
못했네요...죄송합니다..)이 도착하신다. 같이 합류하여 뜨레님이 내놓으신 정말정말 달았던 참외를 하나씩 깎아 먹는다.(산에선 나눠먹으면
더 맛있는거 다 아시죠? ^^) 10시 20분 긴 휴식을 끝내고 이번구간의 도착지인 개티재를 향해 출발한다. 지도를 보니 개티재에 도착하기전
약간은 높은 봉우리를 넘어야 하는데 그 우측으로 우회로가 있다고 나와있다. 좀 힘들더라도 우회로로는 가지 않으리라 생각했는데
한참을 가다보니 왼쪽으로 오르는 대간길을 보지 못한채 8부능선쯤의 우회로로 걸어가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음...정식대간길에서
벗어난다는 생각에 조금은 아쉽지만 그래도 우회로를 만들어 놓은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으리라 편하게 생각하고 좁은 우회로를 따라
잠깐의 너덜지대를 지나기도 하면서 계속 나아간다. 10시 39분, 20여미터의 가파른 내리막길을 내려오니 탁트인 곳이 나오고 산길이 아닌
좁은 농로를 따라 내려가니 아래, 위로 두개씩 가족묘로 보이는 4개의 묘지가 있는곳을 지나자 왼쪽 아래 멀리 마을이 보이고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는 버스가 보인다. 그리곤 갑자기 풀이 무성한 농로가 대간길을 가로지르고 있는, 이번구간의 도착지점인 개티재에 도착한다.
♠ 이게 향나무 열매던가??? ♠
11. 개티재 ~ 공서초등학교 효곡분교(폐교) (10시 40분 ~ 10시 55분) - 이 구간은 대간길이 아닙니다...
개티재에서 오늘 산행을 마무리짓는 사진을 찍고 버스가 기다리고 있는 마을로 향한다. 뜨레님은 뒤에 남아 다음 대간길의 출발지점을
확인하느라 한참이나 뒤에야 내려온다. 풀이 무성한 농로를 따라 내려오면서 대충이라도 씻기 위해 개울이 있나 살펴보는데
물이 있음직함에도 모든 개울이 말라있거나 청태가 많이 끼여있어 아쉽다. 조금 내려가니 비교적 잘 닦인 비포장 농로가 나온다.
뒤를 돌아보며 개티재의 전망을 살피며 사진촬영을 한다. 10분정도 내려오자 갈림길이 나오는데 수선화님과 또 한분의 여자분은
좌측 길로 돌아간다. 나머지분들은 우측으로 가면서 수선화님을 놀린다...'이쪽이 지름길인데~~~^^ 룰루랄라~~~'
길가에 있는 빨갛게 익어 맛있었던 산딸기를 따먹으며 내려오는데 허거거~~~ 이게 왠일....지름길은 지름길인데 도랑을 건너가는 다리가
없다. 허거거~ 할수 없이 도랑으로 내려가 물은 별루 없지만 청태가 많이 낀 도랑을 조심조심 건너서 버스가 기다리고 있는 마을에 도착한다...
12. '큰마'라는 마을에서.....그리고 서울로....
버스가 기다리고 있는곳은 '큰마'라는 마을에 있는 폐교된 시골분교 옆이다. 버스옆에서 돗자리를 깔고 식사를 하는데 자리가 비좁다...
서서 대충 식사를 하다 다른분들이 일어난 자리에 앉아 편하게 식사를 한다. 창훈형이 남아있는 막걸리를 모두 먹어야 한다며 비가 오는데도
불구하고 끝까지 남아서 막걸리를 모두 요절낸다. 일찍 도착하신분들은 학교에 있는 수돗가에서 씻고 옷을 모두 갈아입은 후다. 그냥 서울까지
갈까하다가 버스에 올라 가져온 옷을 꺼내 수돗가로 향해 씻으려 하는데 대장님께서 버스를 몰고(?) 오시며 '야~~~ 출발한다~~' 외친다...
허거....좀만 더 기둘려주시지.... T.T 씻지도 못한채 버스에 오른다. 그런데 갑자기 대장님 버스를 멈추시더니 '모두 하차~'를 외치신다.
좀전 식사를 하던 곳에서 기념사진을 찍는다. 남은 필름을 이곳에서 모두 찍고는 버스에 올라 서울로 향한다.
산행기를 끝내며...
오랜만에 가장 후미에서 산행을 했습니다. 선두분들을 쫓아가는건 애시당초 자신이 없구요... 중간정도 가는것도 좋긴 한데 오랜만에
후미에서 느긋하게 산천경개를 구경하며 이곳저곳을 카메라에 담으면서 룰루랄라 산행을 했습니다. 이번 구간에서 두곳의 학교를
만나게 되었는데 모두 폐교가 되어 안타까웠습니다. 사실 제가 나온 초등학교도 제가 다닐무렵엔 전교생이 무려(?) 5~600여명 정도였는데
요즘은 70여명밖에 되지 않는다고 하네요...요즘 누구도 시골에서 살지 않으려고 하는데....뜨레님이 다니던 학교도 이미 폐교가 되었다고
하시던데.......제가 나온 학교도 얼마 지나지 않아 폐교되겠지요......슬포라...........
비록 휴가철이라 많은 분들이 함께 하지는 못했지만 이번 구간 같이 하신 모든분들 수고하셨습니다......담 구간때 뵙겠습니다...
♠ 큰마에서 단체사진 찰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