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는 블랑코의 팀이 아니다.”2002북중미골드컵축구대회에 출전중인 멕시코대표팀의 하비에르 아기레(43)감독은 최근 인터뷰에서
대표팀을 떠나겠다며 폭탄선언을 했던 간판 골잡이콰우테목블랑코(스페인 바야돌리드)에 대해 이같이 잘라 말했다.
블랑코는 지난해 11월 월드컵 예선에 참가하기 위해 멕시코로 가는
자신에게 협회가 3등석 완행 항공티켓을 줬다는 이유로 대표은퇴를
선언,분란을 일으켰지만 월드컵 북중미지역 최종예선에서 9골을 잡아내며 자국의 월드컵 본선행에 절대적인 역할을 했던 스타다.
아기레 감독은 “블랑코가 자신의 태도를 바꾸기 전에는 발탁할 생각이 없다.멕시코는 그가 없이도 충분히 승리할 수 있다”며 당당한 태도다.
43세의 아기레 감독이 지난해 한때 바닥에 떨어졌던 팀을 맡아 본선에 올려 놓은 데는 이처럼 스타보다는 팀워크를 중시하고 선수단 전체를 장악하는그만의 독특한 카리스마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현역시절 수비수로 활약했던 아기레 감독은 국가대표로 뛰던 9년동안
A매치에 84차례 출장했었고 86년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에 출전,팀의
8강행을 도왔던 스타플레이어 출신.
지난해 전임 엔리케 메사 감독이 컨페드컵에서 3연패한 것을 비롯해
5,6월에만A매치에서 6연패하는 참담한 성적을 거두자 협회는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참신한신임 사령탑으로 아기레 감독을 발탁했고 그
결과는 대 성공이었다.
우선 선수 12명을 새로 발탁하는 ‘칼바람’을 일으켰던 아기레 감독은 패배의식에 젖은 선수들에게 승리를 향한 ‘헝그리 정신’을 주입하는 한편 월드컵 본선진출에대한 부담을 떨치자고 주문했고 선수들
또한 손윗 선배같은아기레 감독을 잘 따랐던 것.
결국 멕시코는 정신적으로 완전히 달라진 선수들을 앞세워 이후 남은
5경기에서4승1무를 거두며 본선진출에 성공했고 아기레 감독은 국민적 영웅이 됐다.
아기레 감독은 자신의 성공에 대해 “선수들과 많이 대화하고 감독이라기보다는친구가 되기 위해 노력했던 것이 주효했던 것 같다”며 “나는 아직젊다”고 말한다.
이번 대회 들어서도 스타팅멤버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숨길 것이
없다”며 시원하게 답해줄 만큼 ‘패기’ 넘치는 40대 기수 아기레
감독이 월드컵에서 어떤 컬러의 팀을 만들어 낼 지에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