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나들이 ..........민솔
추석 명절 다가올 무렵에 마무리 하려던 집정리의 타이밍을 놓쳤기에
부득이 어제는 방안과 거실의 도배며 장판을 바꾸는 일로 일정을 잡은뒤
우리부부는 먼저 천정과 벽사이의 태두리를 말끔히 닦아내는 작업을 시작했다
바쁘게 지물포에를 신랑이 간 사이에 친구에게서 전화가 걸려온다
양주로 알밤 줏으러 가자면서 ..
내가 무척이나 즐기는 취미중의 하나다
가을이면 늘 입버릇처럼 되뇌이던 터였기에 흔쾌히 신랑의 승락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끼고 있던 고무장갑을 벗어버리고 외출을 준비한다
거실 한 켠에 멀찌기 섰던 지물포 사장이 빙그레 웃는다
"맞어...
놀러도 다니면서 살아야해요"
하면서 한수를 더 거든다
이내 차를 몰아 도봉동에서 친구를 태우고 적성으로 향한다
늦은 철이라 행여나 하고 기대를 안한채 편안한 맘으로 산을 오르는데
이크 ~!!이게 웬 일이람 훗훗
발갛게 알밤이 떨어져 나뒹굴고 있으니 ㅋㅋㅋ
툭!툭!
줏고 돌아서면 또 떨어지는 소리가 우렁차다
어떤것은 내 머리 위에 떨어지는 밤도 있었으니 ...
무서운 줄도 모르고 신랑도 친구 이름도 한번도 안부르고 오로지 조용히 밤만 줏었다
두어시간을 줏고 베낭이 무거울 무렵쯤에 신랑이 나를 찿는다
그만 내려오라고...
걸머쥐고 내려오는 내 베낭을 보더니 친구도 놀라고 신랑은 더 놀란다
신랑은 놀은듯이 한두어되를 멋적게 내보인다
유명한 파주의 한우마을로 발길을 옮기고보니
친구가 매장에서 푸짐하게 고기를 산 다음
이곳은 구워먹는 식당이 따로 있단다
아예 느긋하게 자리를 잡았다
땀 흘린 뒤라 시원한 냉면도 주문하고 맥주도 곁들였다
대낮에 술을 마신다고 못마땅한 신랑에도 아랑곳없이 친구와 난 벌컥벌컥 들이켰고
배에 버무려 내놓은 육회접시도 사그리 비우고서야 음식점을 나왔다
가까이의 적성 성당도 둘러 보았다
시골이라 그 넓은 성당마당엔 붉은 다알리아와 칸나꽃이 지천이었고
주렁주렁 탐스럽게 매달린 감들이 우리를 유혹했다
몇년전에 친구가 이곳에서 2년간을 살았던 곳이라 낯설지가 않았다
살던 곳이라 친한 친구네를 또 들러서 커피도 마시고
텃밭에 심어져있는 아직은 약이 오른 풋고추들도 잔뜩 땄지만
시골 산야에 실컷 영글은 가을 정취도 내 마음에 가득 담았다
어제 ..
친구와 느닷없이 만나진 그 가을 만추에 난 취해 버렸다
간혹은 약속없이 불거지는 이런 낭만을 느끼고파서
사람들은 삶을 살아 가는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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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고운글 감사합니다
소박함에 사소한 일들이 살맛나는 겉절이같은 맛이 아닐까요
햇살이 너무 곱습니다
가을 향기 가득한 시간되세요, 늘, 건강기원^^*
억새가 나부끼는 야산도..
들국화 흐드러진 들녁길도 ..
이 가을은 어디든 상관없이 아름다웁더라고요
누구랑 동행 하느냐가 문제일겁니다
때때옷 갈아 입을 이즈음이면 ...
감사히 읽고갑니다
늘 행복이 함게하시길 빌며 ~.
미소님...
항상 고맙습니다 ~~
삭제된 댓글 입니다.
베낭에 그득한 알밤이 가져와서 ..
딸네도 주고 굵은것은 김치 냉장고에 넣어두고
때마침 놀러온 친구에게도 나누어 주었네요
행시로 담아서 올린 댓글에 감사 드립니다
푸짐한 나들이 축하합니다. 글을 읽는 저도 함께 신명나게 같이 나들이 했답니다. 자주 나들이하세요. 감사합니다.Good luck
벙개로 엮어진 나들이 치고는 아주 짭짤한 행보였답니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