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김영직 2군감독 "쿠바, 과거만큼 위압적이진 않다"
“세계 최강의 전력이었지만. 과거 만큼 위압적이지 않았다.”
쿠바 대표팀이 지난달 30일 LG 2군과의 연습경기에서 4-5로 패했다. 이날 LG 2군을 지휘한 김영직 2군감독은 쿠바에 대해 “왜 쿠바가 최강팀인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면서 “그러나 과거처럼 위압감은 없었다”고 평가했다.
김 감독은 쿠바의 강점에 대해 “투수들의 변화구 완성도가 우리 투수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였고. 중심타선은 힘과 정확성을 겸비했다”고 밝혔다.
변화구 중에서 특히 서클체인지업이 인상적이었다고 한다. “오른손 투수의 경우 왼손 타자를 상대할 때 주로 승부처에서 서클체인지업을 던졌는데. 우리 좌타자들이 ‘직구처럼 오다가 갑자기 바깥쪽으로 꺾여 나갔다’며 혀를 내둘렀다. 오른손 타자에게는 역시 바깥쪽으로 휘어나가는 슬라이더를 던졌다”면서 “변화구의 완성도가 정상급인데다 직구 구속이 140㎞대 중반이라 공략이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타선에 대해서는 “중심타선의 위력이 좋아 우리 대표팀이 경기가 끝날 때까지 안심할 수 없을 것이다. 쿠바는 이날 4점을 모두 홈런으로 뽑았다”면서 “특히 3번타자로 나선 율리에스키 구리엘이 인상적이었다. 힘도 좋고. 정확도도 높았다”고 말했다. 구리엘은 3회 좌월 2점홈런을 뽑았다.
김 감독은 베이징 본선 무대에서 한국과 쿠바의 격돌에 대해 “쉽지는 않겠지만. 해볼만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쿠바 투수들이 100%의 힘으로 공을 던지면 우리 타자들이 쉽게 공략하기 힘들 것이다. 그러나 오늘처럼 카운트를 잡을 때 변화구를 던지고. 승부처에서는 직구를 애용하는 등의 투구 패턴을 빨리 파악한다면 승산이 있을 것”이라면서 “타선은 톱타자 지오르비스 두베르겔을 제외하고는 빠른 선수가 거의 없어 득점루트가 다소 단순하다. 우리 투수들이 한방만 조심하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 감독은 “무엇보다 과거에 풍겼던 위압감이 많이 사라져 우리 선수들이 자신감을 가지고 나설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쿠바 선수들은 100%의 힘을 쏟지는 않았지만. 자존심이 꽤나 상했던지 경기가 끝난 뒤 사진촬영 때 씩씩대는 모습이 역력했다”면서 “아마도 이후 연습경기 때는 제대로된 모습을 보일 것 같다. 차츰 실체를 드러낼 것”이라고 말했다.
윤승옥기자 tou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