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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 뒤의 검은 나무가 지금의 금송으로 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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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송이 우뚝 선 교정에서
운동장 가운데 금송이 우뚝 서 있습니다.
별이 빛나는 밤 까만 하늘을 향해 가만히 서 있었습니다.
자태가 곱고 바르게 자란 이 나무가 아련히 생각납니다.
기억으로 이 나무 곁에는 도서실이 있었지요.
이파리가 삐쩍 마르고 소나무를 닮은 나무 한 그루가 도서실앞에 창문 밖에 서 있었던 게 틀림없어요.
참으로 희한하게도 지금의 모두는 작아 보입니다.
크고 웅장했던 나무와 산들이 내 지금 나이에 비쳐진 이들이 낮게 좁게 보이는 것이 나만이 아닌 가 봅니다.
하지만 이 나무만큼은 그 크기나 모습이 그대로 인 것 같습니다.
이 나무만이 엉뚱하게도 이 나무만이 운동장 가운데(아주 가운데는 아니지만) 서있는 게 필경 사연이 있는 듯 합니다.
구식 건물을 없애면서 틀림없이 옮기거나 없애려 했을 텐데 누군가는 나무를 살리려고 애를 쓴 게 틀림없어 보입니다.
아무래도 이 나무는 위치는 아이들이 뛰어 노는데 또는 행사시에는 불쑥 튀어 나와 있어 불편한 존재임에 틀림없어 보입니다.
아마도 고고한 자태와 품격이 예사롭지 않게 여기었던지 아니면 나무의 생명이 아까워서였는지 모르겠지만 지금의 자리야 어떻던 참으로 당당하고 의젓하고 기품이 있는 아름다운 나무입니다.
이 금송나무!
저도 오래된 나무가 사사로이 보이니 않음은 틀림없이 세월을 말하고 싶은 것이겠지요.
여러 선배의 앨범과 우리의 앨범 사진에 찍힌 크기하고 지금크기가 그만그만한 것이 아마도 80세 정도는 되었으리라 셈이 되니까 아마도개교시절부터 자리를 잡은 게 아닐까요.
이 나무를 이곳에 둔일은 참으로 잘 된 일이고 칭찬받을 일입니다.
아마도 마음 단단히 먹고 싸우셨을 그분께 감사하고 싶습니다.
필경 있을 그 사연을 듣고 싶지만 알 길이 없습니다.
소중한 것을 대한 소신 있게 지켜낸 그분 생각이 오늘날 이곳 학교를 찾는 졸업생 누구나 저 나무를 통하여 그 시절 모습이 훤히 떠오르게 할 테니까요.
저 나무 곁에 검은 판자를 덧된 일본식 교실이 있었고 그 뒤에 또 무엇이 있었는가를 떠오르게 하는 이정표 같다고나 할 까요.
옛 흔적이 사라졌지만 그 자리 서 있는 나무 나이테 속에 과거의 추억을 담고 있을 테니까요.
이는 어울리지 않는 것도 참으로 소중하다는 것을 알려주는 게 아닐 까요.
살면서 조금은 부자연스럽고 불편해도 소중한 것은 잘 간직함 을 이 나무가 가르쳐 주는 듯 합니다.
누군가 앞으로도 이 불편한 금송나무가 살아가는 동안 저와 같은사람이 이상한 나무의 모습에 많은 것을 생각하며 궁금해 할 테니까요.
학교도 세상도 자꾸 바뀌어 갑니다.
지금은 산업화로 전교생이 네 반에 30명 정도 되는 모양이지만 한때는 천명이 넘는 꼬맹이들이 넘치고 와글와글 정겹고 분주한 시절이 있었습니다.
둘러본 초등학교 모교의 모습은 남다른 추억과 회한에 젖게 합니다.
아버지가 다니셨고 고모부가 다니셨으며 우리 4남매가 자란 곳 많은 것을 키워준 포근한 정신적 어머니 학교는 아직도 자라납니다.
동문회 전야제를 통해 오래된 형들과 누나와 형제가 만나고 친구들과 함께 같이 손잡고 노래하고 어깨동무를 합니다.
덕유산 산자락에 자리한 시골 조그마한 북상초등학교가 시끌시끌 합니다.
오랫만에 보는 친구들!
교정의 떠난 친구들도 변하여 돌아 왔습니다.
작년부터 만남이 시작된 터라 덜 어색한 친구도 있지만 그래도 20여년만에 보는 친구도 있습니다.
보아도 보아도 좋은 친구를 동창회를 통하여 또 봅니다
세월 따라 변한것을 탓 할 수만 없지만 그래도 좋은 것 도 있습니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pds35.cafe.daum.net%2Fdownload.php%3Fgrpid%3DtBVh%26fldid%3D5ZuR%26dataid%3D592%26fileid%3D2%26regdt%3D20070618172921%26disk%3D13%26grpcode%3D1poetry%26dncnt%3DN%26.jpg)
황새가 다시 날아 든 것입니다.
변한 것이 나쁘게만 바뀐 것은 아니었습니다.
전야제 축제의 시간이 남아 있어 어릴 적 송사리 잡고 발 씻던 인근 ‘갈계숲’에 들렀더니 해가 노을을 남기고 질 무렵 어둑한 하늘에 한 마리 두 마리 두러미들이 훨 훨 날아들어 제둥지를 찾아 듭니다.
깜짝 놀라 정신이 없습니다. 20마리는 족히 될듯 제법 많습니다.
꾸아악 까각... 소리를 지르고 암수가 짝을 이루어 주둥이를 부비고 몸을 비비고 잠자리를 챙길 무렵 학교에서는 전야제 시작을 알리는 방송이 팡파래 음악과 함께 울리더니 이어서 축포가 터집니다.
“쾅! 뿌지찍” 번쩍하는 섬광과 폭음이 지축을 울리고 하늘에 불꽃이 퍼지자 황새들은 놀라 혼비백산을 합니다.
아! 인간의 찬치에 황새는 곧 죽을 듯 합니다. 바빠 집니다.
우두둑 우두둑 새들이 놀라 날아오르고 새둥지 나뭇가지가 떨어지고 알도 깨어지는 듯 매우 놀라 달아 납니다.
큰일났다. 나는 달려갔습니다. 또 축포나 불꽃놀이가 있다면 큰일이다 싶어 운영진에게 불꽃놀이에 황새가 크게 놀라 있음을 알리니 다행히 이어서 더 이상 폭죽은 없다 합니다.
다음에는 한적한 시골에서 이와 같은 불꽃놀이는 하지 말아야 할 일입니다.
같이 살아가는 생명들이 많으니까요.
갈계 숲 황새(실재는 두러미)!
초등학교시절 두러미는 봄이면 수십 마리가 날아와 초가을이 될 때까지 이곳에 살면서 이곳 저곳 논을 찾아다니면서 미꾸라지 우렁이를 잡아먹고 왕성하게 살았던 그 모습에 나에게는 꿈과 희망을 주었고 형언할 수 없는 어떤 애잔한 가슴을 주었습니다.
언제인가 고등학교 들 때 쯤 한 마리도 오지 않아 이후 더 볼 수가 없어 많이도 섭섭해 하면서 인간들이 잘 못하고 있구나 생각 했습니다.
올해 이렇게 20여년 만에 만 나본 두러미들은 참으로 반갑기 그지없습니다.
이들로 고향은 더욱 따스하고 포근합니다.
이들이 어떻게 수 십년이 지난 후 에도 그 자리에 그대로 집을 짓고 사는 살까 하고 궁금했습니다. 참으로 ‘자연의 순리야 말로 그야말로 자연 그대로이다’를 가르쳐주는 것 같습니다.
이들도 한때는 산업화가 되면서 농약으로 먹 거리가 상하고 이들도 죽고 우리도 많이 죽은 게 아닐까요.
다시금 찾아온 이들이 돌아옴은 고향에서도 최근 유기농 농법으로 미꾸라지, 우렁이농법으로 바꾼 새로운 영농형태의 논 관리가 철새도 살기 좋은 환경이 되었다고 합니다. 참으로 잘 된 일입니다.
한때 우린 6.25이후 혼돈시대 격동의 세월을 겪는 동안 생산량과 속도를 강조하며 바쁘게 살았던 어려웠던 시절 자연의 소중함을 생각 할 겨를도 없이 살아온 시기가 있었지요.
이들 두러미들도 삶의 터전을 잃게 아픈 시대를 뒤로하고 이젠 돌아와 새둥지를 튼 이들에게 다시는 아프게 하지 말아야 겠지요,
옛날이라고 다 좋은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는 바꾸더라도 나쁘지 않게 바꾸어 자연과 조화로운 바뀜으로 모든 생명체와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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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더 깊었고 우리 동창생은 자리를 옮겼습니다.
월성계곡의 어느 산장의 밤!
코 흘리게 동창 친구들이 자라서 오랜만에 만난 밤입니다.
이젠 40후반에 밤 하늘 별들 만큼이나 사연이 많아졌을 인생의 역정이 이들을 불러 모이게 합니다.
그래도 아직도 선뜻 말을 붙이지 못하는 곱상한 새침때기 김 약국 딸 정이. 서울서 돈 많이 번 환이, 박사가 되어 연구에 바쁜 고집쟁이 희종이, 선생님이 된 목이 선이 농부로 남아 최고의 사과를 만드는 창이....바쁜 생활을 핑게로 못온 자야, 숙이, 기야 그렇게 또 저렇게 살아가는 우리의 그 모습이 오늘입니다.
밤 세워 어울려 이야기 하고 노래하고 또 춤추면서 취해 흥이 돋아 어깨동무를 하는 그래서 이렇게 좋은 나의 어린 친구들이고 살아있음에 감사함을 알고 깨우치고 함께 가꾸고 같이 가려 함 입이다.
감히 이렇게 말 합니다 이게 삶이요 인생이다.
아련한 옛 추억을 먹고 오늘을 살고 내일을 같이하면서 살아갈 친구!
이젠 돌아와 각자 제 자리에서 현재만을 생각하며 살아갑니다.
친구들 그리고 나 모두가 건강하게 살아가기를 기원 해 봅니다.
저기 금송처럼 오랜 세월 의연하고 우직한 삶을 지켜온 생명처럼
삶은 아름다운 것이라고 말해 주고 싶습니다. 알려주고 싶습니다.
여기 우리 어울려 살아 있음에.
동창회를 마치고 2007년 6월 18일 산자락
첫댓글 이 금송나무![!](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54.gif)
저도 오래된 나무가 사사로이 보이니 않음은 틀림없이 세월을 말하고 싶은 것이겠지요. ![~](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수많은 애욕을 안고 오늘도 다 받아주고 들어 주며 이제 찾아왔는가![?](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59.gif)
호통 대신 사랑으로 보듬어 주는 큰사랑을 보셨군요![?](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59.gif)
멋집니당...일주일에 한 편은 필히 올려 주시기요![~](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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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송 나무와 고운 숨결이 들리는 낡은 사진...그리고 올려주신 글 들이 마치 영상을 보듯 파노라마로 다가서는 글 향기에 머물러 갑니다 아름답다는것. 그립다는것 ..다시 그리워질 사람들의 좋은 만남 ....그리고 또 다른 추억들 .. 금송 나무의 향기가 참으로 고운 시간속을 거닐어 갑니다. 감사한 마음 내려 놓으며 행복한 휴일 보내시길 바랍니다. ^^*
빛바랜 사진이 참 정겹네요. 학교 건물과 학생들의 옷차림이 저의 초등시절과 비슷하네요. 맨 앞 줄의 여자 어린이들이 고무신을 신고 있는 것도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