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5.16.
요숙이 교과서로 아는 김군의 <내차 타고 세계여행>이다. 책이 접힌 양만큼 왔으리라.

창 밖을 내다보니 호텔 공사가 한창이다. 속도전인가? 맨 위층에는 콘크리트를 타설하는데 그 아래에는 벽돌을 쌓고, 그 아래는 창문을 조립하고 있다. 저래도 되나 싶다.

여기는 고위도 지방이라 10시가 넘어야 밤이고 새벽 5시면 밝는다. 교대로 근무하는지 모르지만 긴 낮에 고생이 많다.... 공사장 일꾼은 을이다.
누가 우리 부부를 환상의 커플이라고 하던데 크게 잘못 안다. 환상의 갑을이다.
...
오늘도 지시에 따라 시내 어드벤처에 나섰다. 러시아 사람을 `루스키`라고 하는데, 루스키들은 차선도 없는 도로에서 운전매너는 짱이다.
초행길에 어리바리해도 뒷 차에 빵빵이 한번 당한 적 없다. 횡단보도 앞 정차는 기본이며 아무리 복잡해도 깜박이 켜면 어김없이 길을 열어준다.
사람들이 막 금발 귀족으로 보이더라고.

여기서 형성평가.
위 사진의 단어를 소리내어 읽으시오.
정답: STOP. ... с(s), т(t), о(o), п(p)
하여튼 그리저리하여 요숙의 투어 소망인 노보시비르스크 메인 기차역에 도착했다. 러시아 횡단열차 역 중 가장 큰 역이다.

인증 ...어머나~ 너무 가깝다.

역사내부를 구경하는데 x-선 검사를 통과하란다.


기차역도 오래되니 관광명소가 된다.

역에서 뚜알렛(Туалет)을 찾으니 20руб 선불. 사회주의 국가 맞나?...(뚜알렛은 toilet)

먼 길을 달려온 횡단열차가 보인다.

이제 헤어질 시간이다.
아듀~ 노보시비르스크 (Новосибирск).
650km 떨어진 도시 옴스크(Омск)로 출발. 부지런히 약 12시간.
오비(Обь)강을 건너고.

풍광이 거의 변하지 않는다.

저거끼리 박았다. 러시아에서는 사고가 나면 남이야 우에 되던동 절대로 차를 움직이지 말고 고대로 둬야 한단다. 양쪽으로 주차장이다.

잘 놓인 도로. 변함없는 평원. 서쪽으로 서쪽으로 끝 없이 똑바로 난 길을 가고 또 간다.
HDA(HighWay Drive Assists). 여기서는 반자동이 아니라 거의 온자동이다. 잘 간다.

속도는 계속70. 250km쯤 와서 점심먹었다. Кафе 메뉴 도전은 연속 실패. 포기. 서로 얼굴 맞대이는 비좁은 차 안에서 점심을 완수했다.

고정 카메라가 자주 있는 곳엔 경찰이 없다. 얏.
Tip: 곧 러시아를 출국하는 여행자에게 카메라? 그래도 예의상 살살 통과.

예술이다




으음.

옴스크시내로 들어섰다.

옴스크에 이르티시(Иртыш)강이 흐른다.
차 유리에는 수 많은 러시아 모기들의 흔적. 러시아 모스키토들. 굵다. 한번 부딪히면 `퍽` .

옴스크의 밤이다.
댓글로 옴스크 숙소로 Tourist hotel을 추천 받았지만 하루 전 이미 예약마감. 러시아인들도 우리나라처럼 여행을 많이 하나 보다.
우리나라에는 모텔이 너무 많아. 막 모여 있기도 하고 숨어있는 모텔도 있어. 우리나라 사람들 우에 그리 여행을 마이 할꼬?
...
booking.com을 열공한 요숙이 한 건 했다.
호텔 스위트룸에 조식 포함 가격이 예쁘다. 요숙의 레이다에 걸리면. 자동이다.... 가십시다.
도착했다. 러시아에는 입구가 뒤에 있는 경우가 많다. 겨우 찾았다. 대형 호텔인 줄 알았는데 아담하다. 리셉션에 체크인하니 금발의 미녀가 룸으로 직접 안내한다. 오~ 수준.
... 그런데 엘리베이터 노. 우리 그런거 없어해.
5층까지 계단이다. 짐(밥솥 포함. 20kg)들고 길고 긴 복도를 지나 옥탑방으로.
참고로 러시아에는 오래된 아파트를 리모델링한 호텔이 많다. 금발 아가씨의 직접 인솔에는 이유가 있었다. ... 안그라마 길 일가뿌는데?

2019.5.17.
아침 직원회의를 했다.
격론 끝에 옴스크 3박이 결정되었다. 현찰이 중요한 미송은 현 위치 사수를 고집하였으나, Tourist hotel로 교체를 주장한 요숙에게 패배하였다.
2.4km 떨어진 투어리스트로 이사했다.
도스토예프스키 문학기념관은 내일로 미루고 오늘은 운기조식. 휴식에 들어간다.
을은 언제나 피곤하다.
신병훈련소를 수료한 남성들은 알 것이다.
을의 눈물을.
5/16 옴스크(Омск)가는 길(1:44)
다 스비다냐...до свидания~~
(안녕히 계세요~~)
ps : 옴스크: 밝은 밤 9시. 한국 까만 밤12시.
옴스크 도착 120km 전쯤에 시간이 찰칵 1시간 뒤로 가더군요.
첫댓글 Life is not right, but duty. 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Life를 Journey로 바꾸어도 될까요. 요숙과 미송은
신나는 은퇴기를 기다리는 고국의 펜들을 위해 duty라는 말을 잊지 않으시기 바랍니다.
역시 선생님은 또 duty를 일깨워주시는군요^^ 뭐든 대충하는 제가 가이드라인이 될께용 요숙과 미송은 언제나 우수할겁니당~ 헤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