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순 제1주일
이 주일에는 파스카 성야에 그리스도교 입문 성사들을 받을 예비 신자들을 위한 ‘선발 예식’ 또는 ‘이름 등록 예식’을 거행한다. 이 예식에서는 고유 기도문을 사용한다.
오늘 전례
▦ 오늘은 사순 제1주일입니다. 주님께서는 이 세상 사막에서 부르짖는 교회의 목소리를 들으시고 전능하신 팔을 펼치시어, 말씀의 빵으로 우리를 길러 주시고, 성령의 힘으로 감싸 주십니다. 우리가 절제와 기도를 통하여 끈질긴 악의 유혹을 이기게 해 주시기를 청합시다.
제1독서
<선택받은 백성의 신앙 고백>
▥ 신명기의 말씀입니다. 26,4-10
모세가 백성에게 말하였다.
4 “사제가 너희 손에서 광주리를 받아
그것을 주 너희 하느님의 제단 앞에 놓으면,
5 너희는 주 너희 하느님 앞에서 이렇게 말해야 한다.
‘저희 조상은 떠돌아다니는 아람인이었습니다.
그는 몇 안 되는 사람들과 이집트로 내려가 이방인으로 살다가,
거기에서 크고 강하고 수가 많은 민족이 되었습니다.
6 그러자 이집트인들이 저희를 학대하고 괴롭히며
저희에게 심한 노역을 시켰습니다.
7 그래서 저희가 주 저희 조상들의 하느님께 부르짖자,
주님께서는 저희의 소리를 들으시고,
저희의 고통과 불행, 그리고 저희가 억압당하는 것을 보셨습니다.
8 주님께서는 강한 손과 뻗은 팔로,
큰 공포와 표징과 기적으로 저희를 이집트에서 이끌어 내셨습니다.
9 그리고 저희를 이곳으로 데리고 오시어 저희에게 이 땅,
곧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을 주셨습니다.
10 주님, 그래서 이제 저희가
주님께서 저희에게 주신 땅에서 거둔 수확의 맏물을 가져왔습니다.’
그런 다음에 너희는 그것을 주 너희 하느님 앞에 놓고,
주 너희 하느님께 경배드려야 한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제2독서
<그리스도 신자의 신앙 고백>
▥ 사도 바오로의 로마서 말씀입니다. 10,8-13
형제 여러분, 성경에서 8 의로움은 무엇이라고 말합니까?
“그 말씀은 너희에게 가까이 있다. 너희 입과 너희 마음에 있다.”
이것이 우리가 선포하는 믿음의 말씀입니다.
9 그대가 예수님은 주님이시라고 입으로 고백하고
하느님께서 예수님을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일으키셨다고
마음으로 믿으면 구원을 받을 것입니다.
10 곧 마음으로 믿어 의로움을 얻고, 입으로 고백하여 구원을 얻습니다.
11 성경도 “그를 믿는 이는 누구나 부끄러운 일을 당하지 않으리라.”
하고 말합니다.
12 유다인과 그리스인 사이에 차별이 없습니다.
같은 주님께서 모든 사람의 주님으로서,
당신을 받들어 부르는 모든 이에게 풍성한 은혜를 베푸십니다.
13 과연 “주님의 이름을 받들어 부르는 이는 모두 구원을 받을 것입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예수님께서는 성령에 이끌려 광야로 가시어, 유혹을 받으셨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4,1-13
그때에 1 예수님께서는 성령으로 가득 차 요르단 강에서 돌아오셨다.
그리고 성령에 이끌려 광야로 가시어,
2 사십 일 동안 악마에게 유혹을 받으셨다.
그동안 아무것도 잡수시지 않아 그 기간이 끝났을 때에 시장하셨다.
3 그런데 악마가 그분께,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이라면 이 돌더러 빵이 되라고 해 보시오.”
하고 말하였다.
4 예수님께서 그에게 대답하셨다.
“‘사람은 빵만으로 살지 않는다.’고 성경에 기록되어 있다.”
5 그러자 악마는 예수님을 높은 곳으로 데리고 가서
한순간에 세계의 모든 나라를 보여 주며, 6 그분께 말하였다.
“내가 저 나라들의 모든 권세와 영광을 당신에게 주겠소.
내가 받은 것이니 내가 원하는 이에게 주는 것이오.
7 당신이 내 앞에 경배하면 모두 당신 차지가 될 것이오.”
8 예수님께서 그에게 대답하셨다.
“성경에 기록되어 있다. ‘주 너의 하느님께 경배하고 그분만을 섬겨라.’”
9 그러자 악마는 예수님을 예루살렘으로 데리고 가서
성전 꼭대기에 세운 다음, 그분께 말하였다.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이라면 여기에서 밑으로 몸을 던져 보시오.
10 성경에 이렇게 기록되어 있지 않소?
‘그분께서는 너를 위해 당신 천사들에게 너를 보호하라고 명령하시리라.’
11 ‘행여 네 발이 돌에 차일세라 그들이 손으로 너를 받쳐 주리라.’”
12 예수님께서는 그에게,
“‘주 너의 하느님을 시험하지 마라.’ 하신 말씀이
성경에 있다.” 하고 대답하셨다.
13 악마는 모든 유혹을 끝내고 다음 기회를 노리며 그분에게서 물러갔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강론 후 잠시 묵상한다><신경>
영성체송
마태 4,4
사람은 빵만으로 살지 않고, 하느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산다.
<또는>
시편 91(90),4 참조
주님은 당신 깃으로 너를 덮어 주시리니, 너는 그분 날개 밑으로 피신하리라.
오늘의 묵상
성경에서 사십이라는 수는 매우 중요합니다. 노아가 방주에 들어간 뒤 하늘이 열려 밤낮으로 비가 내리며 땅을 씻어 냈던 기간이 사십 일이었고(창세 7,12.17 참조), 산봉우리들이 드러난 뒤 노아가 방주의 창을 열려고 기다린 기간도 사십 일이었습니다(창세 8,6 참조). 모세가 하느님과 계약을 맺으려고 산에서 머물렀던 기간이 사십 일이었고(탈출 24,18 참조), 이스라엘 민족이 광야 생활을 한 것이 사십 년이었습니다(탈출 16,35; 민수 14,34 참조). 이렇게 보면 사십이라는 수는 정화의 시기, 기다림과 준비의 기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개의 경우 이 시간을 거친 이들은 구원을 봅니다. 그러나 늘 그런 것은 아닙니다. 이스라엘 민족은 가나안 땅에 정찰대를 보내어 사십 일 동안 정찰합니다(민수 13,25 참조). 그러나 그들 가운데 여호수아와 칼렙만이 하느님의 뜻을 따르고 구원을 봅니다. 또한 요나서에서 하느님께서는 니네베에 심판을 선포하신 뒤 사십 일 뒤에도 그들이 변화가 없다면 그들을 심판하겠다고 하십니다(요나 3,4 참조). 이렇게 보니 사십 일은 하느님의 뜻을 따르는 이들에게는 구원을, 그렇지 못한 이에게는 심판을 준비하는 시기가 됩니다. 자, 그러면 여러분은 어느 쪽에 속하십니까?
우리 모두는 바오로 사도가 제2독서에서 이야기하듯 예수님을 주님으로 고백하고 마음으로 믿어 구원을 얻게 된 이들입니다. 그렇지만 주님을 저버리게 하는 유혹의 홍수 속에 자주 빠지며 살아갑니다. 사순 첫 주일을 지내면서 다시 한번 오늘 복음의 예수님처럼 모든 유혹을 이겨 낼 수 있도록 이끌어 주십사 주님께 청합시다.(염철호 요한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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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
성령께서 우리의 여행길에 밀착 동반하신다면, 광야 생활 결코 외롭거나 두렵지 않을 것입니다!
본격적인 사순시기로 접어든 오늘, 요르단 강에서 세례자 요한으로부터 세례를 받으신후, 성령으로 가득 차 돌아오신 예수님께서는, 잠시의 지체도 없이 성령에 이끌려, 거칠고 황량한 유다 광야로 들어가십니다.
유다 광야! 한번 가보신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정말이지 아무 것도 없습니다. 마을도 인가도, 강도 샘도, 나무도 풀도 아무 것도 없습니다. 그저 거친 황야와 하늘만 끝도 없이 펼쳐져 있습니다.
성령으로 가득 찬 예수님께서는 동행자도,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생필품도 없이, 메마르고 척박한 광야 한 가운데로 들어가셔서, 40일간의 대피정을 시작하십니다.
본격적으로 사순절을 시작한 우리도, 스승 예수님을 따라 깊고, 황량한 광야, 조금은 외롭고 쓸쓸하고, 춥고 배고픈 광야로 들어가야겠습니다.
이번 사순절 광야로 들어갈 때는, 다른 해 처럼 준비없이 들어가지 말아야겠습니다. 예수님처럼 성령으로 가득 차고, 성령에 이끌려, 성령과 함께 광야로 들어가야겠습니다.
우리들 생애 안에서 수없이 반복되어 온 사순절이 많은 경우 실패로 끝난 이유는, 주님 없이, 성령 없이, 내 힘만 믿고, 나홀로 광야로 들어갔기 때문입니다.
광야 생활이라는 것, 결코 만만치 않습니다. 한낮에는 피할 곳도 변변치 않은데, 엄청난 더위를 온몸으로 견뎌내야 합니다. 밤이 되면 기온은 또 얼마나 내려가는지 모릅니다.
어디 그뿐인가요? 백퍼센트 인간 조건을 그대로 지니셨던 예수님께서 느끼셨던 허기와 갈증은 또 얼마나 극심했을까요? 어쩌면 그분께서는 언젠가 겪게될 골고타 언덕에서의 극심한 십자가 죽음의 고통을 광야에서 미리 맛보셨던 것입니다.
올해도 우리의 광야인 이번 사순시기, 여느해처럼 갖은 고통과 시련, 세찬 모래 바람과 극한 체험으로 가득하겠지만, 성령과 함께라면 큰 문제 없을 것입니다. 성령께서 우리의 여행길에 밀착 동반하신다면, 광야 생활 결코 외롭거나 두렵지 않을 것입니다.
다시 맞이한 사순시기 우리 앞에 펼쳐질 광야는 어디일끼요? 나와 너무나도 다른 그, 정말이지 백번 죽었다 깨어나도 용납이 안되는 그가 득실거리는 우리의 공동체가 광야입니다.
평생토록 혼신의 힘을 다해 한번 벗어나보려고 그토록 발버둥쳐 봤지만, 그 지독한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는, 반복되는 내 악습과 결함이 광야입니다. 게으름과 나태함, 갖은 유혹거리로 가득 찬 내 부끄럽고 참혹한 매일의 일상이 광야입니다.
바로 그 광야에서 주님과 함께, 성령과 함께 새출발하는 우리가 되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