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민일보 오경희 기자] “건강에 운동이 좋다는데 사라봉, 올레길, 수영장, 체육관엔 아이들이 없다. 어른들만 있다”(이용중 아이건강 제주연대 정책위원장)
“어린 시절부터 학교·학원 생활로 아이들의 육체적·정신적 건강 문제가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이석문 교육의원)
아동·청소년 건강 증진을 위해서 ‘학교체육수업시수 확대’ 등 신체활동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나아가 유아부터 성장기에 이르는 건강관리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제주도는 29일 오후 2시30분 제주농어업인회관 대강당에서 아동·청소년 건강증진 정책마련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는 아이건강 제주연대가 지난 7월25일 유권자 서명(2888명)을 받아 아동·청소년 건강증진 정책토론 청구서를 제출함에 따라 마련됐다.
토론자로 나선 이석문 제주도의회 교육의원은 “과도한 입시에 시달리는 학생의 경우 적절한 체육활동이 두뇌 활동을 활발하게 해주고 집중력을 키워주는 데 도움이 된다는 의학통계가 나와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교육환경은 무조건 교실에서 학생들을 책상 앞에 잡아두고 있다”며 “현재 교과과정에서 절대적으로 부족한 체육활동을 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제주대 체육학부 제갈윤석 교수는 특히 아동·청소년 건강증진을 위한 신체활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제갈윤석 교수는 “고등학교 시기 체력수준과 대사성 질환 위험요인 및 비만도 관계를 분석한 한 연구에서 학교 체력장 1등급인 학생에 비해 5등급인 학생들은 비만위험도가 320배 증가했고, 고등학교 비만했던 학생들은 40세 성인이 되었을때 비만 위험도가 약 19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제갈윤석 교수는 “체력은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서 증진시킬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인구 전체의 40%는 전혀 운동을 하고 있지 않다. 운동 경시, 무관심은 학교 체육 시간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 부족에서 비롯됐다”며 “체육시간은 아이들에게 필요한 최소한의 운동시간이기 때문에 초·중·고등학교까지 체육시간을 확대, 아이들이 즐겁게 뛰어놀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ADHD·학습장애·학교부적응·인터넷 게임중독 등 아동·청소년기 정신건강 문제에 대한 실질적인 조기 발견과 치료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이석문 의원은 “제주의 경우 일부 학생을 대상으로 정신건강 검사를 하는 수준에만 머물고 있다”며 “초등학교 1학년 학생이 고등학생이 될때까지 지속적인 정신건강 관리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특히 이석문 의원은 “최적기에 적절한 맞춤형 정신건강 증진 및 관리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이야 말로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라는 점에서 도의회와 도, 도교육청이 네트워크를 구성, 아동·청소년 건강 증진을 위한 실질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이석문 의원은 ‘제주특별자치도 아동·청소년 정신건강지원을 위한 조례’를 발의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토론자들은 일선 가정·학교내 식생활교육 강화 및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는데 의견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