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산 꼭지 / 松花 김윤자
전철을 타려는데
우산 꼭지 또르르 굴러 레일 위로 달려간다.
주우러 가고 싶은 순간
생명과 바꿀 수 없다는 생각이 스치는 대목에서
우산만 만지작거렸다.
진작 보살펴 줄 것을
살짝만 조여줬으면 빠지지 않았을 것을
그 날 이후로 우산은 자꾸 무너진다.
비가 새더니, 살이 녹슬더니, 삐걱이더니
이젠 아예 펴지지도 않는다.
화가 단단히 났나보다.
레일 위로 굴러간
내 삶의 꼭지
다시 찾아 조립할 수만 있다면
우두둑 무너져 내리는
우산과도 같은 내 육신의 반란
달랠 수 있을텐데
우산 꼭지-시집 <별 하나 꽃불 피우다>,문학춘추 2012년 여름호 제79호
|
|
|
우산 꼭지
김윤자
전철을 타려는데 우산 꼭지 또르르 굴러 레일 위로 달려간다. 주우러 가고 싶은 순간 생명과 바꿀 수 없다는 생각이 스치는 대목에서 우산만 만지작거렸다.
진작 보살펴 줄 것을 살짝만 조여 줬으면 빠지지 않았을 것을
그 날 이후로 우산은 자꾸 무너진다. 비가 새더니, 살이 녹슬더니, 삐걱이더니 이젠 아예 펴지지도 않는다. 화가 단단히 났나보다.
레일 위로 굴러간 내 삶의 꼭지 다시 찾아 조립할 수만 있다면 우두둑 무너져 내리는 우산과도 같은 내 육신의 반란 달랠 수 있을 텐데
우산 꼭지-시집<별 하나 꽃불 피우다>,문학춘추 2012년 여름호 제79호
|
| |
카페 게시글
송화松花 김윤자 시화방
[우산 꼭지] / 松花 김윤자
김윤자
추천 0
조회 42
13.12.24 10:11
댓글 0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