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하나, 막내 딸과의 전화 통화
고어르신 막내 딸에게 연락드렸습니다.
감동적인 출판 기념회가 끝나고 어르신께 막내 따님 연락처를 알려달라 부탁드렸습니다.
자서전 활동 시작할 때부터 알려달라고 했지만,
어르신께서 민망하다 하시며 책이 나오면 그때 알려주겠다고 하셨습니다.
출판 기념회가 끝나고 그 자리에서 어머님께서 막내 딸에게 전화를 하셨습니다.
"어~ 아가! 나 지금 복지관인디, 옆에 선생님 좀 바꿔줄테니께 통화혀봐~"
"선생님, 안녕하세요. 고어르신이 사시는 아파트 단지 안에 있는 복지관에서 근무하는 정수현 사회복지사입니다."
"아~ 네! 안녕하세요."
"다름이 아니라 어머니께서 한 달 동안 자서전을 쓰셨고, 오늘 출판 기념회를 하셨습니다. 행사하는 내내 감동적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어머님께서 정말 멋지셨어요. 일찍 연락 드리고 싶었는데 어머님께서 책 나오면 얘기하시겠다고 하셔서 이제서야 연락드립니다."
"아이고, 아닙니다. 감사합니다. 이렇게 어머니 책을 내시게 도와주시고.."
"어머님께 들은 바로는 막내 따님께서 책 제본 비용도 보내주셨다며 그 돈으로 대학생들 맛있는 것도 사주시겠다 하셨어요."
"저희 어머니께서 정이 많으세요!"
"네, 맞아요. 어머님 정말 정도 많으시고 좋은 분이세요. 미리 연락했으면 출판 기념회에 자녀분들도 초대하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서 아쉬웠습니다. 나중에라도 자서전을 구실삼아 형제들 다 내려오셔서 모이시면 좋겠습니다."
"네, 꼭 그렇게 할게요.^^"
"출판 기념회 때 찍은 사진과 영상이 있는데, 다 보내드릴게요. 가족들에게도 보여 주시고, 어머님께 잘 하셨다고 꼭 칭찬해 주세요."
이야기 둘, 내가 근사한디가서 밥 사줄게
출판 기념회가 끝나자마자 어르신께서 한 달 동안 애써준 학생들이 고맙다며
근사한 식당에 가서 밥 사주시겠다 하셨습니다.
오늘 점심 때 자서전 출판 기념 회식했습니다.
고어르신, 박연희 어르신, 보람, 태희, 저까지 다섯 명이 함께 했습니다.
어머님께서 근사한데, 비싼데 가자고 하셨는데,
옆에 있던 박연희 어르신께서 날도 더운데 시원한 냉면 먹으러 가자고 제안하셨습니다.
내심 어르신께서 돈 많이 쓰실까봐 걱정했는데,
박연희 어르신께서 고어르신 생각해서 좋은 곳 추천해 주셨습니다.
김제에 산골냉면이 맛집입니다.
폭염 날씨에 먹는 냉면이 기가막힙니다.
식사 중에 어르신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복지관에도 과일 좀 보내주고 싶어. 다음 주 화요일 쯤에.
복지관에도 보내고 경로당에도, 관리소에도 보내야 쓰겄어.
둘째 아들이 그렇게 하라더만! 뭐 보내줄까?
평소 같으면 괜찮다고 했겠지만,
자서전 출판하신 게 의미 있으셔서 보답하고 싶은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출판기념회 때 다 하지 못했던 동네 잔치 같은 걸 하고 싶은 마음이셨겠지요.
"좋아요. 그럼 복지관에는 수박 한 통이면 충분할 것 같아요 어머니!"
"그려. 그렇게 하면 쓰것네"
이야기 셋, 자서전 초판 품절, 2쇄 인쇄!
처음 자서전 제본할 때 10권을 제본했습니다.
견적이 10만원 정도였는데 사장님이 반값에 해주셨습니다.
그래도 비용이 부담스러웠던지라 10권만 만들어서 5권은 오남매 주고,
나머지 5권은 소수 몇 명에게만 주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오늘 어르신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거시기 책을 10권 정도 더 만들고 싶은디, 혹시 다음 주 월요일까지 나올 수 있을랑가?"
"그래요? 책이 부족하세요?"
"그려. 우리 둘째 아들이 한 10권 더 만들어 달라네. 여기 저기 나눠 주고 싶다고.
그라고 관리소에도 한 권 주고 해야되지 않것어?"
초판 인쇄 이틀 만에 절판 되었습니다.
오늘 2쇄 찍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