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연한 겨울입니다. 숍에 전기와 경유를 겸용하는 30평형 냉 온풍기가 있는데
날씨가 추워져서 경유를 붓고 작동을 해보았지만 고장인지 오작동인지조차
알 수 없어서 중고 업체에 문의를 해보았으나, 구입처에 연락하라며 건성으로
전화를 받습니다. 아쉬운 놈이 샘을 파는 법, 시장에 가서 중고 가스스토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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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입해서 가스 업체에 의뢰했더니만 노즐이 도시 가스 형이라네요. 배보다
배꼽이 커질 공산을 하고 노즐 교체비용이 얼마쯤 들어 가냐고 물었더니
가스 업체에서 3만 원 정도 한답고 합니다. 번쩍 하고 촉이 와서 당신이
A/S신청해서 완벽하게 작동해주면 공사 시작하라고 주문했더니 알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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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 줄달고 제가 있는데서 가스 업자가 한일 난로에 전화를 했는데 오늘
근무 끝났답니다. 가스업자가 전화 번호 가르쳐 주면서 낼 오전에 신청하면
바로 올 거라며 중고 스토브 연결 비용 16만원을 삥 뜯어갔습니다.
기분이 쌔 해지면서 급 디 프레스 되었는데 할 수 없이 내일을 기다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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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를 했더니 모델 넘버를 모른다고 현장 기사와 직접 통화하라고 합니다.
연병, 욕 나오려고 하는데 꾹 참고 전화를 해서 간신히 A/S신청을 했습니다.
이틀이 지났는데 깜깜무소식입니다. 전화해보니 본사에서 늦게 전해줘서
지금 못 오고 삼일 후에 오겠답니다. 와, 인내력 테스트하는 것도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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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질 같아서는 난로를 쪼개 버리고 말면 좋을 텐데 갑이 한 명이 아니라
또 참고 삼일을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한일 난로 측에서 기사가 왔고 난방이
되었는데 비용이 9만원 들어갔습니다. 1시간이 넘게 끙끙 대면서 작업하는
사람을 앞에 두고 분통을 터뜨릴 수가 없어서 또 9만원을 삥 뜯겼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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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로 구입7만, 가스 줄 공사 16만, 노즐 교체9만원 하면 35만원이 아닙니까?
70-80년 대 우리 집은 11월에 월동 준비를 했는데 김장을 하고 연탄 500장을
재 놓으면 든든했습니다. 김장때도 연탄 들여올 때도 온 식구들이 십시일반
노동력을 보탰지요. 지금은 연탄을 때는 집이 거의 없기 때문에 연탄가스 마셔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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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었다는 뉴스는 못 들어 봤습니다만 가스스토브 탓인지 수맥 탓인지 자고
일어나면 골치가 아프고 몸 조시도 영 안 좋습니다. 제 컨디션이 안 좋은
이유는 수맥, 가스, 온도, 그리고 비만 일거라는 확신 때문에 맘먹고 커뮤니티에
운동을 하러 갔습니다. 30분쯤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고 있는데 우리 동에 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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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님 두 분이서 운동을 하러 오셨습니다. 두 이모님 모두 과부신데 체력 관리를
얼마나 열심히들 하시는지 모릅니다. 둘 째 이모님은 죽을 똥 쌀 만큼 고생하시다가
이모부 돌아가시고 살림이 조금 폈는데 5년 전에 암 수술 하시고 일흔 한 살을
살고 계십니다. 셋째 이모님은 70년대 우리나라가 산업화에 박차를 가할 무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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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십리에서 섬유로 돈을 많이 벌었습니다. 이모부와 슬하에 2남1여를 두었는데
아들 둘은 출가를 했고 마흔이 훌쩍 넘어 노처녀가 되어 버린 외동딸과 살고 있습니다.
저는 방학 때가 되면 셋째 이모네 집에 맡겨져서 사촌 동생들 비위를 맞추며 살았습니다.
그래도 외가가 왕십리에 터전을 내리게 된 데에는 이모님 덕을 보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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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가 식구도 저희 육 남매처럼 쪽 수가 같고 2남 4녀 중에 울 어머니가 장녀입니다.
당시 외가 식구들은 왕십리 종합시장 주위에서 하청으로 하는 제품공장을
하며 근근이 살림을 꾸려갔는데 유일하게 셋째 이모님만이 동대문에 도매점을
가지고 직접 염색 공장을 하면서 돈을 벌여 들였고 부동산에 눈을 돌린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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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18살 때 까지 매년 방학 때면 외가에 갔었습니다. 가끔 안 방학동에 사사는 막내
이모님 댁에 가긴 했으나 거의 대부분 셋째 이모님 댁에서 세월을 보내야했습니다.
저는 어려서 이모네 가정이 몹시 부러웠습니다. 시골 출신인 제가 서울 사람 행세를
할 수 있는 것은 다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하여간 그때 청개 천 복개 공사를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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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힌다 했던 그 길을 고가 다리 부수는 것 까지 고스란히 보았으니 격세지감입니다.
그런데 울 이모는 그 돈 다 어디에 쓰려고 아직도 안 푸는 지 누구 아시나요?
2014.11.27.thu.악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