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의 맛>... 이 영화를 만든 임상수 감독은 인터뷰를 통해서 “<돈의 맛>의 특징은 까놓고 가는 거다. 어떤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볼 수 없는 최상류층의 생얼(화장하지 않은 맨 얼굴)을 볼 수 있는 영화가 될 것이다.”라고 했다. 임상수 감독은 2005년 <그때 그 사람들>이란 영화를 통해 박정희 대통령 암살 사건을 블랙 코미디로 만들어 패러디 영화의 한계를 어디까지 두어야 할지 문제를 일으키며 사회적 파란을 일으킨 적이 있다. 2010년 에는 재벌가의 붕괴된 도덕의식에 대한 냉소를 담았다는 <하녀>라는 영화를 통해 제63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하기도 했다. 만드는 영화마다 섹스, 정치, 돈 등을 자극적으로 결부시켜 나름대로 만드는 영화마다 센세이션을 일으켰다고는 하지만 그렇다고 딱히 그 영화가 사회 정화에 일익을 감당했을까 하는 부분에서는 뭐라 단정내리기도 불분명하다.
<돈의 맛>... 이 영화의 첫 장면은 큰 창고만한 비밀스런 방문이 열리면서 5만 원 권 지폐와 달러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중에서 큰 여행용 가방 두개에 돈을 가득히 쓸어 담아 검찰의 수뇌한테 뇌물을 전해주고 도피중인 아들을 구하는 내용으로 시작한다. 필자는 영화는 보는 동안 감독의 제작의도에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기를 기다려봤지만 도무지 그렇게 되지를 않았다. 말 그대로 영화는 영화로 봐야한다는 철칙을 적용한다 해도 만찬가지였다.
<돈의 맛>... 감독을 비롯해 수많은 제작진들이 이름난 배우들과 함께 심혈을 기울여 만든 영화에 필자의 호불호의 느낌만으로 “꼭 보시라!” 또는 “보지마시라!”할 수는 없지만, 2시간여에 거친 Running Time 동안 감독이 주장하는 “대한민국 최상류층의 숨겨진 이야기”라는 것이 결국 “돈 많은 특권층 사람들이 보다 많은 돈을 긁어모으기 위해 보다 추악한 짓을 양심에 아무런 거리낌도 없이 마구 해대는 소위 막가파와 같은 모습과 더 나아가서 막장 드라마처럼 가족 간의 추악한 성관계까지 여과 없이 적나나 하게 보여주는 추태를 의도적으로 과장해서 재현해 낸 것일 뿐 이도저도 아닌 스토리를 고발성(?) 영화처럼 탄생시킨 것이 고작 아닌가 싶은 안타까움이 앞섰다.
<돈의 맛>... 젊은 육체를 탐한 재벌, 그들의 재력을 탐한 젊음이란 Story Line을 갖고 있는 이 영화에서 돈의 맛에 빠져드는 젊은 육체의 주인공 ‘주영작’역은 2002년 영화 <해안선>으로 데뷔한 ‘김강우’가 맡아 재벌가의 모녀를 넘나들며 애정행각을 펼치고, 돈에 중독된 슬픈 로맨티스트 ‘윤회장’역은 <타짜>에서 맛깔스런 연기를 펼친 ‘백윤식’이 정사 신을 마다않고 몸을 던졌고, 젊은 육체를 탐한 재벌가의 안주인 ‘백금옥’역으로는 ‘윤여정’이 캐스팅되어 파격적인 연기를 보인다. 이밖에 재벌 2세 ‘윤 철’에 ‘온주완’이, 재벌의 딸로 이혼녀인 ‘윤나미’역은 CF모델로 데뷔한 ‘김효진’이 배우 ‘유지태’와의 결혼 이후 첫 작품으로 등장한다. ‘윤회장’집의 하녀로 ‘윤회장’이 자신의 화려한 인생을 포기하면서까지 사랑하게 되는 ‘에바’역에 영국과 필리핀 혼혈인 ‘마우이 테일러’가 필리핀에 이어 한국 영화에 처음 출연한다.
<돈의 맛>... 사람에 따라서는 비판받아야 할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누군가 철저하게 발가벗겨 줄때 대리만족을 느끼며 쾌감을 느낄 수도 있겠지만 발가벗겨진 그들의 추한 모습을 보며 오히려 역겨움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이 모든 것은 이 영화를 본 관객의 몫으로 결정 나는 것이겠지만, 필자는 아직도 영화 끝 장면에서 관속에 누워 냉동된 채로 필리핀에 실려 온 죽은 ‘에바’가 갑자기 눈을 뜨고 웃는 모습을 지울 수 없어 불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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