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들은 이런거 만들어주면 엄청 좋아한다.
물론, 내가 먹새폼 좀 잡아보려는 심산도 있다.
특히 최근 수년간 싱겁게 먹어야 한다는 숙명적
논리에 다수결로 뒤진바. 내 입에 못미치는 간을
직접 맞추기도 하려니와, 통후추의 색다른 맛을
풍미하기도 하려는 도발적인 의도가 포함되어있다.
작년에 롤링핀을 만들면서 보아 두었던 것이 바로
이 페퍼밀과 솔트밀이다. 후추갈이? 소금갈이통?
더운 여름이 지나자마자 틈틈이 집성해왔다.
그런데 집성을 할수록 접합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그 부재의 준비에 항상 부족함을 느낀다.
이번에는 좀 더 나은 집성의 형태를 최종적으로
생각하고 일단 실습부터 들어갔다.
이 페퍼밀은 형태를 잡는 선반작업 이전에 먼저
부품들이 제자리에 맞게 들어갈 구멍을 포스너로
정확히 뚫어 놓아야 했다. 연습때 대충해보았더니
역시 간극의 차이가 결국은 총체적인 갭을 벌려
놓는 결과를 낳았다. 부속품은 최고급 스타일로
구했는데, 하나는 꼭지가 없는 디자인으로 비싼
딸러를 팍팍썼다. 그랬더니 태풍도 잘 뚫고 온다.
[ Chef Specialties Professional Series ]
[ CrushGrind 25 Pepper Salt Spice Mill Grinder ]
그리고 처음 생각으로는 비슷한 크기의 포스너로
뚫고 목선반으로 구멍을 넓히려는 계산이었지만,
여러개 만들어야 하겠기에 4개를 더 구입했다.
이미 가지고 있는 16개 짜리 포스너비트 셋트와
몇개의 mm용 비트도 있지만, 결국 이번 부속품의
사이즈에 맞는 것들이 X/16 인치 단위로 나가고
겹쳐진 것도 없기에 할 수 없이 추가하게 되었다.
이거 만들 때 외엔 거의 쓸일이 없겠지만 취목의
덕목중 으뜸인 필요하면 구입하라에 충실했다.
지름신은 고단백띠인 내 발길질에 제대로 걸린적이
없다. 이기려고 하지말고 멀리하자. 저늠 웃기는?
까락~ 까라락~~
적당한 굵기의 내용물이 잘 나오게끔 조정을 하고
돌리는데 내 손으로부터 전해져 오는 진동이 기분을
아주베리허벌나이스하게 만들었다.
[ Feels So Good – Chuck Mangione ]
뭘 얼마나 맛있는거 묵는다고 저렁걸 다 만드냐?
양식도 잘 해묵냐? 나도 좀 불러주라...
가까운 친구들의 입담이 들리는듯하여 저절로
미소도 지어지는 순간이었다.
아직 짝없는 페퍼밀과 받침대
그렇게 이미지트레이닝을 하고 메모도 하고 사진도
보아가면서 만드는데, 잠깐 순서를 뒤바뀌게 해서
팔자에 없는 위와같은 지그도 만들고 그 새가슴으로
안쪽에 턱홈을 파기도 했다. 그냥 홈없이 에폭시로
발라버려? 하다가 전용 스크래퍼 산게 아까워서라도
정석대로 해야했다.
[ BEALL 3-On Lathe Buffing Mandrel ]
또, 광빨 좀 낼란다고 이런 것도 샀다.
3단계 버핑시스템인데 써보니 편하긴 한데 구경이
작고 움푹 파여있는 것에는 또 요런것도 있다고
지름신이 또 부추긴다. 그랴 알아쓰야아~!
[ Bowl Buff 3-Set ]
좌우간 인터넷으로 배우는 수업료는 죄다 이렇게
없으면 안될 것같은 아니 그런 생각을 들게 해서
구입하게 하는데 들어간다. 다른 살 것도 많은데
내 귀는 한없이 얇아져 간다.
이번에는 실습없이 완성품을 광내려다 당해버렸다.
원심력에 의한 부하를 손아귀의 힘과 팔로 적당히
지탱해주면서 이리저리 돌려야 하는데, 유튭에서
보여줬던 언넘과 같이 그냥 쉭쉭 문질러대다가 핑
날려 보냈다. 그때 놀란 새가슴 고동소리가 지금
또 재현된다. 그 쉐이들 고속으로 좀 돌리지 말지.
내가 안봐도 되는 장면은 휙휙 넘길테니, 니들은
그냥 풀영상으로 좀 올려주믄 안되겠니?
이것들 만들면서 퍼뜩 떠오른 아이디어를 접목해
다음 작품을 준비하려니 이것 또한 방대한 자료가
그득히 기다리고 있다. 또 하나의 도전을 거침없이
해보려는 열정을 스스로 대견해한다.
< 눈오기 전에 한번 더 올라고라 >
첫댓글 제가 부엌도구 중에서 젤로 맘에 안드는 것을 고르라면 국산 후춧가루통입니다. 손도 아프고 좀 쓰고나면 나중엔 아예 나오지도 않아요. 외국산은 따로 그릇 받쳐서 갈아야허공. 아무튼 백마표 후추통을 일빠로 주문합니다. 부르는게 값!
어휴~~ 주문 고맙! 부품조달을 또 해야겠넹? 근데 이쁜 낭구도 더 구해야하는데 시간많이 가겠수다. 그리고 견적보고 띵할까 무섭소야^^
@빛가람마 후추 애용자로서 그만한 각오는 해얍죠,네.ㅋ만든김에 제 남동생꺼도 하나 주문임다. 모든 음식에 후추 쳐묵는 일인.
@땅바닥 으잉? 조씨댁 일가가 후추매니아셨네? 첫번째와 줄무늬가 높이는 12인치, 젤 작은게 8인치의 높이에 직경 55mm고라, 높이와 직경조절은 가능하다는게 맞춤주문의 장점이지라. 귀댁이 원하시는게 무엇일까나요?
주문도 되나요? ㅋ
영광 소금 갈아도 될 듯..
굳 아이디어시.
사실 가정에서 소금갈이통은 거의 안쓰죠? 셰프처럼 폼 낼일이 없어서^^ 난 아침에도 깔끔한 국에 후추와 소금을 까라락~~^^
두분의 의견에 동의하며 조심스럽게 영광소금과의 불불교환을 제의해 봅니다.
특히 후추마니아로서
불교환이라? 태워 먹을라고여?
세계적인 고급품 소금의 소유자시라 들었는데...
주문이 4개 들어왔는데 자재가 더 준비되면 연락드리지요.
다들 칼라풀한걸 좋아하네요?
배리 허벌 나이스고만요 예뻐요 !!
이건 이뻐야해요. 실용성 이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