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별없이 동조하고 이익좇는
부화뇌동 조직은 정쟁에 몰두
다른의견 포용하고 화합하는
화이부동 조직은 공정한 경쟁
최고경영자 A와 B가 만났다. A가 자랑했다. "내가 절벽에서 떨어지려 하면 우리 회사 직원들이 나를 따라 일제히 떨어지려 한답니다. 당신은 그런 충성스러운 부하들을 갖고 있나요?" B가 답했다. "아니요. 우리 직원은 내가 떨어지지 않도록 붙잡지요."
부화뇌동과 화이부동이 어떻게 다른가를 보여주는 일화다. 부화뇌동(附和雷同)은 우레가 울리면 만물이 응하듯, 다른 사람의 말에 옳고 그름을 따지지 않고 무조건 따름을 뜻한다. `예기`의 "함부로 다른 사람 의견에 동조하지 말고, 옛날 성현을 모범으로 삼아 그 가르침을 따르라"는 데서 유래했다. 화이부동(和而不同)은 "화합은 하되 무조건적 동조는 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논어`에서 비롯됐다. 공자는 "군자는 화합은 하되 뇌동은 하지 않지만, 소인은 뇌동은 하지만 화합은 하지 않는다"고 대조한다.
부화뇌동과 화이부동. 겉으론 비슷해 보이지만 내용은 영 다르다. 첫째, 다양성에 대한 포용이다. 부화뇌동은 비위를 맞추려 하지만 화이부동은 호흡을 맞추고자 한다. 부화뇌동은 강한 자, 높은 사람의 비위를 맞추고, 심기경호해 획일성을 띠는 것을 충성이라 생각한다. 화이부동은 다양성을 포용해 통일하고자 한다. 다른 의견을 내부 총질이라고 억누르기보다 포용한다. `좌전`에서는 화(和)와 동(同)의 차이를 이렇게 말한다. 제경공이 자신에게 아첨 잘하는 신하 양구거를 칭찬하자, 재상 안영은 음식에 빗대 반박한다. "화(和)란 비유하자면 국이 물, 불, 간장, 소금, 식초와 생선이나 육고기와 조화되는 것과 같다. 동(同)은 물에 물을 더하거나 거문고의 현이 똑같은 소리만을 연주하는 것 같아 건설적이지도 생산적이지도 않다. 양구거는 임금께서 어떤 의견을 내놓아도 그 의견에 찬성한다. 진정한 `화`가 아니다." 호흡을 맞추는 단합조직은 앞에서 시끄럽고, 뒤에서 조용하다. 격론으로 회의실은 시끄럽지만, 화장실과 복도는 조용하다. 비위를 맞추는 야합조직은 앞에서 조용하고 뒤에서 시끄럽다. 늘 복도통신과 카더라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둘째, 모인 목적의 차이다. 부화뇌동은 이익을 좇아 편먹기를 한다. 화이부동은 비전으로 협력한다. 송나라의 명신 구양수는 `붕당론(朋黨論)`에서 군자의 붕당은 소인의 파벌과 다르다고 구분한다. 둘 다 집단을 이루되 진실된 붕당은 유익하지만 유사 붕당, 즉 파벌은 백해무익하다. 소속 집단의 이익과 조직의 목표가 충돌할 때 파벌은 자신들 이익을 따르나, 붕당은 조직의 목표를 우선시한다. 셋째, 룰의 유무 차이다. 부화뇌동은 정쟁을 하지만, 화이부동은 공정한 경쟁을 한다. 화이부동은 실력 있는 반대편을 존중하지만, 부화뇌동은 반대편을 적대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