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은 단풍놀이 다니는데 난 혼자놀이하고 있다.
단풍은 수십년간 숱하게 보아온 것이니 지금은
새로운 것을 익히는 재미가 훨씬 날 즐겁게 한다.
그 사이... 비오기 전에 고구마 캐야한다고 빈약한
날 꼬드긴다. 고생은 했지만 남의 땅 텃밭에서 10
박스 가량 나오니 겁나 오지다. 요즘 고구마 값이
어마어마 하다고 나보다 훨씬 오져서 죽고 못사는
아내를 뒤로 하고 나는 다시 먼지속으로 들어간다.
저번에 커피스쿱을 만들어 주었더니 여기저기 대충
굴러 뎅기는 꼴이 보기 싫어서 아래와 같이 겹겹이
통을 만들어 작은 생활용품을 꽂게 하였다.
예전에 쥬얼리박스를 만들고 남은 집성체가 눈에
띄었는데 그 모양에서 약간의 손질만으로 그대로
새로운 디자인이 되었다. 처음엔 두 개만 겹으로
만드려고 했는데 나머지는 놔둬도 쓸데 생기려면
언제일지 모르니 안쪽으로 더 만들어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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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드벤딩의 세계로 -
나무를 구부려서 뭔가 만든다는 것 – 참 매력있는
작업이다. 어린시절 대나무를 연탄불에 대가며
구부렸던 경험의 향수가 있지 않던가 – 눈썰매를
만든다고 썽썽한 대바구니 부수고 디지게 얻어
들었던 기억이 더욱 심히 크다.
그동안 많은 목공인들이 작업해 놓은 작품을 보며
언젠가는 나도 곡선미 유려한 작품을 만들어 보고
싶었다. 당장 특별히 떠오르는 창조적 이미지는
없지만 일단 구부려 보기나 하자고 뎀벼들었다.
얼른 시험해 볼 수 있는게 내게 차청소용 스팀기가
있다. 차값보다 차이외에 들인 돈이 더 많이 들지
않았나 싶게 별걸 다 샀었다. 이건 1년에 두번 씀.
공방 지붕밑에 굴러뎅기는 100mm VG1 PVC관이 또한
인터넷에서 본 스팀벤딩용 파이프로 적격이었던바
당장 뚜껑만 사다가 조립했다.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비례한다는 부킹의 원칙.
잘 될 듯 싶다가도 원하는 만큼 더 더 하다가 쫙
소리나면서 터져버린다. 흠... 만만찮은 적이다.
덕분에 원인분석하니라 파파고의 번역실력을 빌어
무쟈게 많이 연구했다. 흰머리 5% 추가염색 요망.
외제 고급브랜드 다용도 스팀머시기라도 전용으로
증기를 만들어내는 스팀제네레이터가 갑이다.
스팀양과 연속 발생시간은 벤딩의 필수요건이다.
그리하여 또 다시 아마존강 건너가 그물치고 왔다.
R사껄로 사려다 부속품이 있어서 E사껄로 샀다.
그 차액으로 뭘 하나 더 샀었는디...
시커먼금요일까지 기다렸다가 사면 두어개는 더?
다음, 그냥 PVC로 해도 큰 문제가 있는건 아니지만
추운 날씨를 생각하면 단열재로 감싸야 할 것 같다.
그러느니 새로 나무 스팀통을 만들어 버렸다.
지금은 다 만들고 온도계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이건 황해만 건너면 되는데 한달이 되도록 안온다.
느그들... 싸기만하믄 다냐?
뜨거움 환영, 그래 기다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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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작업을 하다가 눈에 띈 자투리 등에 뭔가
삘이 오면 바로 실행에 옮겨야지 나중으로 미루다간
언제 또 손대게 될지 모른다는 것을 나 스스로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당장 일부분이라도 손질을 조금
해놓고 잘 보이는 곳에 두어야한다.
이것도 유튜브에서 보고 머잖아 식탁옆에 두리라
예견한 작품이었는데 마침 내 삘에 걸린거다.
하나 더 만들어서 뚜껑을 서로 바꿔보고 어울리는
조합을 보는데 집성자투리라서 그게 그거다.
그리고 또 기다리는 대망의 집합체들...
기다림은 만남을 목적으로 한다.
< 글쎄, 눈오기 전에 한번 올랑가 모르겠소야 >
첫댓글 눈오기전을 기다려 보겠소.
땅바닥이 일찌기 당사주책을 섭렵했는디, 거기보면 잉간 각자 복붙어잇는곳이 잇는데, 빛가람마의 복은 백퍼 '손"에 붙었네요. 놀라워요~썰매 맹근다고 썽썽한 대바구니를 어장내다니! 어릴적부터 알아봣구만요.ㅋㅋ 나무를 구부린다는건 첨 들어봅니다요. 신기하고 멋죠요.
글쎄.. 미더스의 손이 아니라서 부를 축적하진 못하지만, 손으로 몇가지를 다루는 재주는 있나봅니다.
뭔가에 빠지면 종일 몰두하는데 몸은 더디게 따라가요^^
단풍 좀 보고 오시지않구요? 난 주위를 둘러보는 정도에 머무르고 있쑴다.
누군가의 손길에 나무옷이 벌써 많이 벗겨져 있데요.
가히 Wood Bending界의 가우디선생이시라는~^^
이렇게 과찬을 해주시니 어깨가 가볍게 움직이요. 창작품 아이디어가 떠오는게 있는데 몇개월 걸리겠네요
마지막 사진 책처럼 보이는게 나무다요? ㅎ
스스로 나무가 가진 색채라오. 그래서 특수목으로 분류하지라~^^
삼나무 수피가 벗겨지는 건 본 적이 있지만, 요래 이런 나무를 떡 주무르듯 하는 손은 뭐까요??
헛? 그럼 내손이 떡손? 지금 태평양에서 메카니즘이 곧 도착함다. 여기 파타야에서 몸 좀 풀고가서 마무리할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