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쳐]
드라마 속 활약이 돋보이는
멋진 여성 캐릭터
얼마 전, 스트리밍 서비스 ‘웨이브(Wavve)’에서 미국드라마 <FBI>를 시작했다. 각종 첨단 장비와 수사 기법이 등장하지만 예전에 즐겨본 드라마와 비슷한 정통 수사물인 점이 반가웠다. 하지만 한 화마다 설정이 비슷한 수사물을 앉은 자리에서 한 시즌의 절반을 보게 한 힘은 캐릭터에서 나온다. <FBI>에서는 ‘매기 벨’ 요원을 발견했다. 경찰 집안 출신으로 능력을 인정받은 그가 노련하게 수사할 땐 반할 만큼 멋지고, 개인적 비극에 힘들어할 땐 내 일인 듯 안타깝다. 매기 벨처럼 최근 해외 드라마엔 복합적이고 다양한 면모를 지닌 여성 캐릭터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이들은 끈기와 뚝심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자신의 뒤를 따를 사람들을 인도하며, 선택과 행동은 놀라움과 감동, 영감을 준다. 그래서 이 글에선 주목할 만한 드라마 속 멋진 여성 캐릭터들을 소개한다. 인종, 직업, 나이, 경험 등 많은 게 다르지만, 신념을 지키며 삶과 커리어를 주체적으로 이끌어가는 여성들을 만나보자.
※ 모든 작품은 웨이브(Wavve)에서 감상할 수 있다.
<로 앤 오더: 성범죄전담반> 올리비아 벤슨
© 2019 Universal Network Television LLC. All Rights Reserved. |
정통 수사드라마 <로 앤 오더: 성범죄전담반>은 뉴욕 경찰청 내 성범죄 수사를 전담하는 특별반 형사들의 활약을 다룬다. ‘뚜둥’ 효과음이 인상적인 오프닝이 끝나면,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면서도 맡은 바 최선을 다하는 뉴욕 형사들의 삶이 펼쳐진다. 이미 21번째 시즌을 마쳤지만, <성범죄 전담반>의 이야기는 마르지 않는다. 성범죄는 상상 이상으로 지능적이고 잔인하게 진화하며, 성범죄전담반 형사들은 사건 해결을 위해 오늘도 달린다. 드라마를 이끄는 올리비아 벤슨은 <로 앤 오더> 세계뿐 아니라 현실에서도 전설로 성장했다. 20년 넘게 성범죄 전담반에서 일한 벤슨은 매 시즌 해결하기 어려운 사건, 경찰 조직 내 정치 싸움, 개인적인 아픔을 극복하며 성장을 거듭한다. 현실적이면서도 이상적인 캐릭터인 벤슨은 <로 앤 오더: 성범죄전담반>이 21년간 만들어지게 한 원동력이다. 시즌 1에서 전담반의 막내 형사였던 그는 선임 형사, 경사, 경위를 거쳐 시즌 21엔 경감으로 승진, 성범죄전담반의 정식 리더가 된다. 벤슨을 연기하는 배우 마리스카 하기테이 또한 21년 동안 한 시리즈의 주인공으로 출연하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웠다.
<더 캡쳐> 레이첼 케리
© 2019 Heyday Television Limited. All Rights Reserved. |
현대의 범죄 수사와 사법 절차에서 ‘증거’는 매우 중요하다. 그중 범죄 순간을 목격한 사진이나 영상은 객관적으로 가장 신뢰할 만하다. 하지만 그것마저 ‘조작’될 수 있다면, 진실은 어떻게 찾고 입증해야 할까? <더 캡처>는 CCTV가 촬영한 범죄 증거를 신뢰할 수 없는 상황에서 살인 사건의 용의자가 된 전직 군인과 사건을 수사하는 형사가 중심인 스릴러 드라마다. 이야기가 빠르게 전개되며 주인공은 물론 시청자마저 진실과 거짓을 구분하기 힘들다. 이런 때 우리는 흔들림 없는 누군가에게 의지하는데, <더 캡처>의 그 인물은 바로 사건의 담당 수사관, 레이첼 케리 형사다. 케리는 런던 경찰청 테러부에서 능력을 인정받고 최근 핵심 부서인 강력범죄부에 승진 배치됐다. 그는 사건 수사에서 ‘증거’의 중요성과 활용 방식을 누구보다도 중요하게 여긴다. 그래서 CCTV 영상이 ‘교정’이라는 이름으로 조작되었으며, 그 뒤에 음모가 있다는 사실은 굳건한 믿음을 흔들 만하다. 누구도, 어떤 것도 믿지 못하는 상황에서 캐리는 자신의 판단을 확신하고, 뚝심 있게 진실을 추구한다. 자신의 커리어뿐 아니라 목숨마저 위험에 처하지만, 진실 뒤의 어두운 속셈을 밝히려는 노력은 게을리하지 않는다.
<피어슨> 제시카 피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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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최고의 로펌 소속 두 변호사의 활약을 그린 <슈츠>에서, 제시카 피어슨은 주인공들의 상사인 로펌 대표였다. 유색인종 여성인 그는 남들보다 수십 배 노력해 명문대와 하버드 로스쿨을 졸업했고, 로펌의 기명 파트너가 되어 모두가 동경하는 회사에 자신의 성 ‘피어슨’을 새겼다. 하지만 동료들과 회사를 지키는 데 집중하면서 피어슨은 자신의 방향을 잃어버린다. 결국 그는 피, 땀, 눈물로 일군 로펌과 뉴욕을 떠나 시카고에서 새 인생을 시작한다. <피어슨>은 이미 시카고 법조계에서 파란을 일으킨 피어슨이 정치계에 뛰어들며 시작된다. 무료 변론을 맡으며 시카고의 권력자들에게 맞섰던 피어슨은 이제 시장의 보좌관이 되어 시정에 본격적으로 참여한다. 시장의 다른 보좌관들은 여전히 그를 경계하고, 친척과 친구들은 정치계 입성을 배신이라 여기며, 평생을 함께 하길 바랄 만큼 좋아하는 남자친구도 그의 결정이 옳은지 의심한다. 때로는 원칙이 흔들리는 위기를 겪어도, 피어슨은 모두를 위한 합리적인 최선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신의 아들> 루비 하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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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 미국에선 베트남전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반전 운동가들은 미국 정부의 반공주의와 제국주의적 행태를 비판하고, 타국의 전쟁에 개입하며 베트남뿐 아니라 미국 젊은이들의 피를 흘리는 것을 우려했다. 군 징집 대상이었던 젊은이 중 일부는 참전을 기피하고 캐나다로 망명했는데, 그 수가 5만 명에 달한다고 한다. <신의 아들>은 징집을 피해 캐나다로 달아난 한 청년과 그를 도운 반전 운동가 가족을 중심으로 당시의 반전 운동 양상과 가족을 노린 음모에 대해 다루는 첩보 스릴러다. 주인공 루비 하워드는 정치 엘리트 집안 출신이지만 반핵, 반전 등 시민운동에 적극 참여한다. 그는 원자력 전문가인 남편과 두 아이와 함께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에 거주하는데, 반전 운동 동료의 부탁으로 징집을 피해 달아난 청년을 숨겨준다. 하워드는 자신의 신념에 따라 행동했지만, 예상한 대로 그와 가족 모두가 위험에 빠진다. 하지만 자신과 가족을 노리는 정치 세력에 맞서며 믿음을 꺾거나 협박의 도구로 이용되길 거부한다. 루비 하워드는 반전 운동가이자 징집 기피자의 도주를 도왔던 실존 인물 메리 콕스(제작자 톰 콕스의 어머니)를 모델로 해 현실감을 더했다.
테일러콘텐츠 에디터 혜란, ⓒ 테일러콘텐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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