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博物誌]蜡祭(사제)
蜡(납향 사)
祭(제사 제)
蜡祭(사제)는 한 해 동안 농사 지은 형편을 신에게 알리는 고대 중국의 제사이다. *(납향 자)라 쓰기도 하는데, 보통 臘祭(납제)와 같은 제사로 혼동하곤 한다. 夏(하)나라 때는 嘉平(가평), 殷(은)나라 때는 淸祀(청사), 周(주)나라 때는 大蜡(대사)라고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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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아를 깎아 만든 '아피스 황소'(메트로폴리탄 박물관 소장). 어깨에 새겨진 것은 날개이다. 새의 날개라고 하지만 벌의 날개도 함께 상징하는 것으로 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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蜡祭는 농사꾼의 제사. 司馬遷(사마천)은 이리 전한다. '염제 신농 씨는 처음으로 농사일을 했고 그래서 사제를 지내 하늘과 땅에 알렸다(炎帝神農氏以其初爲田事 故爲蜡祭 以報天地)'. 신이 모두 여덟이라 八蜡(팔사)라고도 불렀다. 여덟 신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신은 昆蟲(곤충)이다. 벌레는 농사를 망치는데 신일 수 있느냐는 合理的(합리적)인 학자들은 昆蟲이 신이라는 사실을 부정했다.
昆蟲은 사실 蜡祭에서 가장 중요한 신. 蜡라는 글자는 크게 제사 이름, 구더기, 蜜蠟(밀랍)이라는 뜻이다. 구더기는 하얀 몸을 꿈틀거리는 파리의 幼蟲(유충)이고 蜜蠟은 벌집의 재료이다. 왜 구더기와 蜜蠟이란 뜻이 같은 글자에 들었을까? 벌의 애벌레가 구더기와 닮았기 때문은 아닌지. 아피스(Apis)는 肥沃(비옥) 豊富(풍부) 再生(재생)을 상징하는 고대 이집트의 신. 황소 모양이고 뿔 사이의 햇무리로 표현했다. 養蜂(양봉)도 했던 이집트 사람들은 황소를 죽여 뿔만 땅밖으로 나오게 묻어두면 벌이 저절로 생긴다고 믿었다. 벌도 태양의 벌레이니 태양의 짐승이 죽어 再生하는 일은 당연하다고 여겼을 테다. 농업을 기리는 蜡祭의 기원은 농업 昆蟲이자 신화적 뜻을 가진 벌 제사였던 셈이고, 멀리 서쪽에서 동쪽으로 전해지며 뜻은 그만 잊혔을 테다.
출처:국제신문 글 임형석 경성대 중어중문학과 외래초빙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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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향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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