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88조엔 ‘신반도체 단지 계획’에 집중되는 의혹, 정치가 경제 합리성을 희생으로? / 7월 10일(금) / 김현(저널리스트)
한국 정부가 주도하는 총액 800조 원(약 88조 엔) 규모의 ‘호남 반도체 산업단지’ 계획을 두고, 이것이 ‘국가 전략’인지, 아니면 ‘정치 프로젝트’인지 묻는 목소리가 한국 내에서 퍼지고 있다.
호남지역은 이재명 대통령과 여당 ‘함께 민주당’에게 가장 중요한 정치적 지지 기반 중 하나다. 그래서 정부가 내세우는 ‘스피드 전쟁’에 대해 ‘경제적 합리성보다 정치적 성과를 우선시하고 있지는 않은가’라는 의구심이 보수 진영과 일부 경제계에서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이번 달 6일, 광주군 공항 부지를 반도체 단지의 최종 후보지로 확정하고, 빠르면 2026년 말 착공, 2030년 양산 시작을 목표로 하는 방침을 발표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향후 4개의 메모리 반도체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며, 투자 총액은 800조 원에 달하는 국가 프로젝트이다.
◇ ‘기업은 정말 원하는가’
하지만 이번 논쟁의 본질은 ‘호남에 투자하는 것’ 자체가 아니다. 보수 계열 야당도 후난 지역 발전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고 있지 않다. 한편, ‘국가 반도체 전략으로서 정말 최적의 입지인가’, ‘정치적 이익을 우선시해 기업에 과도한 부담을 지우지는 않을까’라는 점을 가장 큰 쟁점으로 삼고 있다.
지방 자치단체도 2030년 대량 생산이라는 목표를 실현하려면 전력·용수·인력 확보·교통 인프라 등 예상되는 과제를 하나씩 해결해 나가야 한다는 인식을 보이고 있다. 행정 절차를 앞당기는 것만으로는 거대한 프로젝트가 성공하지 못한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실제로 1단계에서 예정된 2개의 공장만으로도 막대한 전력과 산업용수가 필요하다. 게다가 전력망, 물류망, 관련 기업의 집적 등 많은 인프라를 단기간에 정비해야 한다.
시장 관계자들이 주목하고 있는 것은 실제 투자 주체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판단이다.
양사는 정부 구상에 협력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공장별 구체적인 투자 시기나 생산 품목 등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인 사항을 확정하지 않았다. 기업 입장에서는 정부가 약속한 전력, 용수, 교통망 등 인프라 정비가 계획대로 이루어지는지가 최종 투자 판단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한국 내에서는 선행하고 있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조차 전력망 등 일부 인프라 구축에 시간이 걸리고 있어, ‘동일한 문제가 호남에서도 반복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또한 양사는 현재 미국에서도 대규모 투자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제한된 경영 자원을 국내외에 어떻게 배분할지 어려운 판단을 요구받는 상황에서, 새로운 국가 프로젝트가 기업의 투자 효율에 미치는 영향을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반도체 산업은 한 번이라도 투자 판단을 잘못하면 수십 조 원 규모의 손실로 이어질 수 있는 세계다.
문제는 호남 개발의 옳고 그름이 아니다. 이재명 정권이 자신들의 중요한 정치적 지지 기반인 호남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정치적 성과를 우선시했다는 의구심을 해소하고, 기업의 수익성 및 국제 경쟁력이라는 경제적 합리성을 어느 정도 보장할 수 있는지—. 88조엔 계획의 성공 여부는 바로 그 한 가지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