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은 오늘도 눈발만 폴폴 날리네요.
발도 시리고 손도 시린데 오돌오돌 떨며 녹차씨앗의 티끌을 가리는 일과 키질을 하고 있는데
시끌시끌 손님들이 왔습니다.
화개골 선후배들이 운동을 하다가 그 중 한 명이 갑자기 혈당이 떨어져서
아무거나 먹을 것 좀 달라고 막~~훼방(?)을 놓네요.
이른 아침겸 점심을 먹고 운동을 나섰다가 그 중 후배 한 명이 혈당이 떨어져서
우리 집으로
무조건 들어 온 거랍니다.^^
에고~~
과일이나 차 말고는 딱히 혈당을 올려 줄 것이 없어서
당이 떨어진 후배에게는 우선 과일과 녹차꽃꿀을 먹인 후 진정을 시키고
여자 셋이서 후다닥 비빔메밀국수를 하기로 했습니다.
시골 아낙들은 1인 10역이 가능하게 때문에 몸동작은 번개와 비스무리합니다.ㅎㅎ
<견과류비빔국수>
준비물 : 메밀국수 (1인당 150그램 적당), 고추장,각종 견과류, 마늘,벌꿀,녹차소스,참깨가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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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동실에 있던 잣을 준비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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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콩도 준비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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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바라기씨는 중불에서 살살살살~~~볶으고요.
참~~호두는 너무 거칠어서 입안에서 따로 놀거든요.
가능하면 넣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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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콩도 볶아 주세요.
땅콩은 낮은 불에서 5분 정도만 살살 볶아 주세요.
기름이 살짝 나옵니다.
볶다가 보면 땅콩이 반질반질해집니다.
그 때가 가장 고소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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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콩은 절구에 빻아주고요~~
요즘 도깨비방망이나 믹서기가 편하다고 쉽게 사용하지요.
저는 질감이 달라서 꼭 절구에 빻아서 사용합니다.
약간 터프하게 빻아주면 됩니다.
몇 번만 톡톡 절구질을 하면 금방 빻아진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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잣은 꼭 다져 주셔야 합니다.
잣을 다질 때 칼을 세우지 말고 비스듬히 15~30도 정도 눕혀서 다져 주세요.
그래야 잘 튀지도 않고 골고루 잘 다져 집니다.
너무 자잘하게 다지지 말고 입자가 거친 것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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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핫한 팁~~
양념의 단맛을 토종꿀로 내었답니다.
친구 부모님께서 토종벌을 치신답니다.
마침 우리 동네에 사시는데요~~참 대단한 부모님들이랍니다.
왜냐구요?
제 친구를 박사로 키우셨거든요.
이 화개골의 경사지요.
친구의 박사학위 취득 후
화개장터에 축하플랭카드가 곳곳에 걸리고요~
일흔이 넘는 노부부가 얼~마나 대단하신지 모릅니다.
제가 친구 아버님을 벌꿀박사님이라고 부를 정도로 벌꿀에 대한 열정이나 지식이 많으시답니다.
도시에서야 그리 중요한 일이 아닌지 몰라도
이 산골에서 박사 아들을 만들고 교수가 되기까지 부모님의 노고는 정말 힘든 일이랍니다.
저도 도시로 나가서 공부하고 다시 고향으로 온 케이스지만 7~80년대의
화개는 진짜 깡촌에다 화전농이 대부분이어서 쌀밥,보리밥도 얼마나 귀했는지 모른답니다.
벌꿀에 대해 궁금하신 점은 저 위의 전화번호로 전화하셔서 여쭤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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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당 떨어진 후배 때문에 후다닥 만들다가 양념레시피 사진을 못찍었습니다.ㅠㅠㅠ
해바라기씨는 꼭 통째로 넣어 주시고요.
그래도 설명을 자세히 해 드릴께요~~
가장 맛있는 양념비율~~
고추장30% : 견과류 30% 이상 : 벌꿀 20% : 기타 10%
혹시 잘 비율을 잘 모르겠거든 양념이 빡빡하다 싶으면 된답니다.
견과류와 고추장의 비율을 같이 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고요.
견과류가 겉돌지 않는 비율이기도 합니다.
그래야 씹히는 맛도 있고 고소하답니다.
물엿이나 조청의 단맛과 벌꿀의 단맛은 많은 차이가 납니다.
가능하면 꿀을 넣어 주세요.
맛나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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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콩 넣어 주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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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깨는 통깨보다는 절구에 폭폭 빻아서 넣어 주시와요~
참깨빻다가 선배언니는 고소한 냄새에 반해서 한 숟갈을 입에 넣다가 사래가 걸려서 고생을~`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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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도 절구에 빻아서 넣어 주세요.
이번 마늘은 좀 매워서 생으로 먹기에는 힘들 정도인데
후배가 마구마구 집어 넣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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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집에 있는 채소는 아무거나 조금만 넣어 주세요.
전 견과류양념에는 파프리카가 어울리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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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양념이 다 만들어 졌습니다.
달콤,고소~~촌녀들 4명이 서로 맛있다고 낄낄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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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중요한 메밀국수 삶는 법~
메밀국수는 밀가루와 메밀의 분량이 중요합니다.
제가 사용하는 것은 메밀이 30% 들어간 것이랍니다.
그래서 물이 끓기 시작하면 메밀국수를 넣고 딱 15분 삶으면 됩니다.
잘 눌러 붙으니까 옆에서 계속 저어 주세요.
10분 정도 지나면 면이 퉁퉁 불은 듯 보이지만 실상 찬물에 씻으면 다시 딱딱해 집니다.
메밀이 적게 들어간 국수는 10분 정도만 삶으면 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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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수는 잘 씻어 내는데 한가닥 먹어봐서 짠맛이 느껴지지 않으면 잘 씻어 진 것이랍니다.
많이 씻을수록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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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지도 않고 달콤한 양념장을 두 세 숟갈 면 위에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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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언니는 너무 많이 양념을 올렸어요~~욕심쟁이~~
사진을 올릴까 하다가 참습니다.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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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얼마전 담근 전라도식 반지입니다.
어찌나 맛있게 익어는지~~
손으로 쭉쭉 찢어서 입안 가득 넣고~~
짜지 않고 청량감이 좋아서 칭찬도 받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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슥슥 비비고 요즘 말로 폭풍흡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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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릇그릇마다 말끔해졌습니다.
수다떨고 맛있는 것 해 먹고~~
평범하지만 소중한 일상이 오늘도 지나갔습니다.
일이야 내일 하면 그만이지요~~
내일은 늘 오잖아요~~^^
차농사 짓는 컨츄리녀의 http://blog.daum.net/mindeolra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