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커플은 2주에 한번 데이트를 합니다.
제 짝꿍이 매월 첫째, 셋째 토요일에만 쉬거든요.
그래서 우린 2주에 한번 돌아오는 그 하루를 어떻게 알차게 보낼 것인가 고민고민합니다.
고민의 첫 단계는 평소 '다음에 꼭 먹자!'라고 다짐했던 게 무엇이었는지 기억해내는 것입니다.
그리곤 그 장소를 중심으로 코스를 짜죠.
아, 커피가 맛있는 카페와의 동선도 꼭 고려해야 합니다.
오늘의 데이트 스팟은 혜화동이었어요.
점심으로 일본식 카레(단호박 해물찜을 먹으러 갔는데 문을 안 열어서;;)를 배부르게 먹고 낙산공원을 산책했습니다.
산수유가 곧 필 작정인지 노란빛을 보이는데, 그게 그렇게 반갑더라고요.
공원을 내려와 간 곳은 '이음책방'.
참, 책을 무척 좋아하는 제 짝꿍 때문에 서점도 데이트 코스에 꼭 들어가야 해요.
(사실 저는 심각한 운동부족으로 후들거리는 다리를 쉴 곳이 필요했고요)
소파에 앉아 그림책도 보고 읽었던 책 얘기도 하다가 '이런 책방이 문 닫으면 무척 서운하므로' 책 두 권을 사가지고 나왔답니다.
편혜영 신간 <저녁의 구애>와 얼마 전 씨네21에서 광고를 보고 기억하고 있었던 음식 만화 <오므라이스 잼잼>이요.
'오늘의 카페'는 미리 정해놓은 대학로의 '전광수커피'였습니다.
2주 전에 갔다가 맘에 들어서 또 찾아갔지요. 무엇보다 한옥인 게 참 좋아요.
그때도 마당 테이블에 앉았는데, 그 사이 날이 많이 풀려서 무릎 담요도 전기난로도 필요 없게 되었습니다.
주문한 아메리카노와 샷 추가한 카푸치노가 나온 후, 저는 이 순간을 위해 어젯밤에 구웠던 쿠키를 꺼냈지요.
역시 쿠키는 커피와. 역시 커피는 쿠키와-
그리고 드문드문 책읽기.
그렇게 구리구리와 빙고의 소중한 데이트 날은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첫댓글 전광수커피.. 최근에 그 곳(다른 동네)에서 두 번이가체프를 마셨어요.... 인테리어/VMD/향/맛 뭐 하나 나무랄데가 없더라고요. 완벽을 추구하는 카페. 제가 담아온 전광수커피의 이미지입니다.
전광수커피,라면 맛에서는 일단 믿음이 가지. 다만, 최근 가격이 올라서 (샷 추가도 공짜였는데ㅠ) 좀 서운하달까.
부러운 커플! ^^ 제가 있는 여기는 미쿡에서도 꽤 유서 깊은 곳이라 집도 거리도 가게들도 웬만하면 거의 백년쯤의 역사를 지니고 있어요. 이곳에 와서야 뒤늦게 오랜 것들의 소박한 멋을 알게 됐달까. 덕분에 한옥 이쁜 줄도 알게 됐고. ㅎㅎ 사랑방 컨셉의 옹기종기 인테리어를 골몰 중. 나중에 다 같이 놀아요~
작은 마당이 딸린 한옥의 로망! 아아아- 언제쯤 이룰 수 있을랑가. 나중에 율무랑 모두모두 같이 놀 날을 기대하며!
삭제된 댓글 입니다.
인생 선배님의 소중한 말씀! ^-^ 자주 못 만나니까 더 애틋해요- 히히.
손수 쿠키와 빵을 굽는 여자친구, 를 둔 빙고님 부럽습니다_ 으흣,
이쯤에서 빙고가 댓글을 하나 달아줘야는데 ㅋ
아, 국수 먹고 싶다.ㅋㅋ
다들 국수를 너무 좋아하셔요 ㅎㅎ
좋네요. 좀 다투는 얘기도 하시지...
어머, 저희는 안 다퉈요- ㅋㅋ;;
거..짓..말.... !
애정행각으로 끝나는 다툼 정도?
아기자기한 일본영화같은 커플이야. 난 맨날 질투만. ㅋㅋ
우리는 질투를 먹고사는 커플 ㅋㅋ
글이 참 정겹고 멋있네요!! 글 퍼가도 되요??? ^^ 다음카페 [토론토를 오고 가는 사람들] -> (삶의 향기) ^^
아;; 부끄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