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제.고성 산불 확산..1명 사망.10염여 부상
고상 변압기서 발화..산 옮겨붙어
최대순간풍속 초속 26m 달해
화재대응 최고수준 '3단계' 발령
소방청, 전국사 소방차 출동 지시
4일 강풍 경보가 내려진 강원도 인제와 고성에서 발생한 산불이 속초 시재까지 번져 주민들과
인근 콘도 투숙객들이 긴급 대피하는 등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느라 밤을 지샜다.
산불은 발생 1시간 만에 5km 떨어진 곳까지 번질 정도로 빠르게 호가산됐다.
고성 산불로 1명이 숨지고 부상자 10여명이 발생하는 등 인명피해가 났다.
관계당국에 따르면 사망자는 도로에서 발견됐고 경찰은 신원 등을 확인하고 있다.
고성과 속초지역에서 관측된 최대순간풍속은 초속 26.1m에 달해 확산 저지선을 구축하기 전
불길이 삽시간에 번졌고, 고성군과 속초시 일대 주민들에게 대피령이 떨어졌다.
산에서 시작된 불이 도심까지 내려오면서 건물 곳곳이 불에 타는 모습도 목격했다.
고성군은 원암리.성천리.신평리 일대 주민들에게 동광중학교 등으로 신속하게 대피할 것을 전달했다.
속초시도 바람꽃마을 끝자락 연립주택 주민들에게도 피신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한화 콘도와 장천마을 인근 주민들에게도 청소년수련관으로 이동하라는 재난문자가 전해졌고
영랑동과 속초고등학교 일대, 장사동 사진항 주민들에게까지 대피령이 내려졌다.
야간에는 헬기 투입이 어려운 만큼 산림당국은 불길이 번지는 상황을 지켜보며 저지선을 구축하고
인명피해를 막는데 주력하고 있다.
산림청과 강원도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17분쯤에는 고성군 토성면 원암연 한 주유소 맞은 편
도로변 변압기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불이 난 산으로 옮겨붙으면서 커지기 시작했다.
소방당국은 물탱크와 펌프타 등 장비 23대와 소방대원 등 78명을 투입해 진화작업을 벌였지만
강풍으로 불길을 잡는 초동대응에 실패했다.
소방청은 오후 9시44분을 기해 화재 대응 수준을 최고 수준인 3단계로 끌어 올렸다.
인재군 남면에선 이날 오후 2시45분 발생한 불이 확산되면서 4시25분 대응 2단계가 발령됐다.
화재 대응 1단계는 국지적 사태, 2단계는 시.도 경계를 넘는 범위, 3단계는 전국적 수준의 사고일 때
각각 발령하는 조치다.
소방청은 오후 8시31분 서울과 인천, 경기, 충북 지역에서 출동한 40대의 소방차로 진화작업을 벌였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자 추가로 전국에 소방차 출동을 지시했다.
소방청 관계자는 '전국 규모의 소방차 출동이 이뤄지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정문호 소방청장도 불이 난 지역을 찾아 화재확산 방지를 위해 직접 현장을 지휘했다.
상황이 급박하게 진행되자 이낙연 국무총리는 이날 소방청장과 산림청장에게 긴급지시를 명령했다.
이 총리는 '지방자치단체, 군부대, 경찰 등 유관기관과 협조 하에 진화인력과 장비를 최대한 동원해
조속히 산불이 진화되도록 하라'고 당부했다. 인제.고성=박연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