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적으로 동의하는 바인데 저에게 확연히 불편하게 느껴지던 진실이라면 국내 빅맨진이
한동안은 높이 문제에서 지금까지와 비슷하거나 더 나빠진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일단
한 동안 국내 골밑을 지켜왔던 이승준, 하승진은 앞으로 2년 정도 안에 급격하게 기량이
쇠퇴하는 시기가 옵니다. 이승준은 지금은 괜찮아 보이지만 78년생으로 노쇠가 가속화되는
나이가 됐고 하승진은 나이가 들수록 부상이 점차 많아져서 국대에서 실질적인 효용은 없게
될 것입니다. 실제로 근래에 부상으로 국대에 차출이 되더라도 실제 경기를 뛴 시간은 많지
않습니다. 아직 어린 하승진에겐 재수없게 들릴 수 있겠지만 초장신 선수들은 한 번 부상이
시작되면 시간이 지날 수록 점점 재발 주기가 짧아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공익 기간 동안
본인이 부상이 안 생기도록 몸관리를 하면 경기를 뛰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전화위복이 될
수 있겠지만 엄연히 기존의 초장신 선수들의 예가 있기 때문에 예의주시해 지켜볼 일 입니다.
여기서 '불편한 진실'은 하승진, 이승준을 제외하면 실질적으로 한국 남농 국대의 센터진은
오세근 (200cm), 이종현 (204cm 아쉽게도 이승준보다 커 보이진 않더군요), 김종규 (207cm)로
꾸려나가야 된다는 것입니다. 평균 신장이 204cm도 되지 않는 작은 골밑입니다. 도미니카 공화국의
센터진 신장을 말씀하시면서 센터진 신장차가 별로 나지 않는다고 하셨는데 말씀하신대로라면
평균 키가 208cm입니다. 호포드 껴 있는 걸 차치하고서라도 흑형 팔 길이하고 탄력 감안하면 높이가
5cm 이상 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러시아는 말할 것도 없고 아시아 권에서도 중국이나 이란에는
당연히 밀리고 센터진 높이가 203, 4cm 정도인 대만이나 일본하고 비슷한 레벨입니다. 딱 동아시아
수준인 것입니다.
절대적인 신장차 외에 높이 문제가 나아지기 어려운 또다른 이유는 이종현이나 김종규는 국내에
있는 한 '단신 빅맨'이라는 자각을 하고 그에 맞는 역할을 하도록 준비하기에 어려운 환경이라는
겁니다. 일단 농구에서 신장차가 나면 게다가 빅맨이 높이에 열세가 있으면 골밑에서의 행동이 크게
제한을 받게 됩니다. 페인트 존은 좁기 때문에 신장이 큰 상대 앞에서 슛을 성공시키기 힘들고
수비에서는 골대 근처에서 자신보다 큰 장신자에게 볼이 투입되면 거의 수비가 힘듭니다. 이런 상황에서
단신 센터가 할 수 있는 건 리바운드, 상대 센터가 공격시 볼을 최대한 골밑을 못잡게 하고 볼을
잡으면 가까이 들어오기 힘들기 다리로 버티는 것인데 기본은 자리싸움입니다. 정상적인 센터의 플레이를
할 수 없지만 그나마 할 수 있는 것이 그런 것들이고 또 중요한데 (도미니카 공화국이나 예전 캐나다 전에서
리바운드 털리면서 뒤집힌 거 보세요) 자리싸움이라는 게 곧 몸싸움이고 투지를 필요로 하는 부분입니다.
예전에 임정명 전 고대 감독의 파이터다운 모습은 제가 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습니다만 김유택 중대 감독이
200cm 남짓되는 단신에도 불구하고 악착같이 몸싸움하던 모습은 자신이 단신이라는 것을 자각하고 팀에
맞는 최선의 플레이를 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국내에서도 센터치고 단신인 오세근은 국대에서는 '언더사이즈'
빅맨으로서의 롤을 하려고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수비 때 협력수비하다가도 상대 빅맨의 공격시 최대한
몸으로 버티고 포워드, 가드 공격시 스크린 잘 걸어주고 골밑에서 무리한 공격보다는 확률이 높은 플레이를
하는 등 조력자로서의 역할을 하려는 게 눈에 보입니다. 어떻게 보면 소극적인 플레이로 보일 수도 있으나
국내에서도 센터치고는 큰 편이 아니기때문에 플레이를 자신에 맞게 최적화시킨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위에 구구절절히 써놨듯이 단신 센터가 할 수 있는 제한된 역할을 생각하면 나름 잘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문제는 이종현, 김종규인데 실력이 하나도 안 늘고 있는 김종규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국내에서
장신자의 메리트가 있는 두 선수들은 애초에 자신보다 장신자를 상정한 플레이를 하지 않고도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는데 이는 장신자를 상대하기 위한 기술 연마를 위한 동기 부여가 안 될 가능성이
높은데다가 단신을 상대하던 버릇이 몸에 배서 국대에 나오면 정상적인 플레이를 못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이게 고교, 대학, 크블까지 가더라도 상황이 바뀌지 않는다는 게 문제입니다. 국대 소집 때만 바짝하는 것도
한계가 있고 아예 상시적으로 큰 무대에서 뛰는 것이 가장 좋을텐데 유럽 경제도 안 좋은데 과연 얼마나
기회가 있을지도 불투명하고요..
아무튼 우리 선수들이 기량이 늘어가는 건 눈에 보이지만 빅맨들이 태생적으로 높이에 한계가 있고 지금까지
처럼 국내에서 자신들보다 단신들 양민학살하는 마인드와 습관 가지고 있다가는 앞으로도 슛 많이 찍히고
리바운드 탈탈 털리면서 막판 뒤집기의 희생양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농구 팬으로서 아무쪼록
빅맨 유망주들(현재로썬 종규, 종현)이 단신 센터로서 악착같이 박스아웃하고 리바운드 따내고 몸싸움하면서
상대 센터 몸싸움으로 밀어내는 모습을 볼 수 있길 희망합니다.
첫댓글 단순히 키차이가 아니라 웨이트에서 나오는 파워차이가 장난이 아니던데요.. 도미니카 빅맨들 보다가
우리나라 선수보니까 정말 히바리가 없어보여요.. 오세근선수 빼고는.. 또 힘이 안되니까 자리가 안잡히니
기본적인 박스아웃이 안되고요..
빅맨 웨이트 문제 하니까 20년 전에 세계 선수권 나가서 깨지고 온 국대에 한창도 SBS 해설위원이 웨이트 트레이닝 강조하던 게 생각납니다. 국내 선수들이 몸싸움 싫어하는 시스터 바스켓볼 한다고 하던 것도 생각나고요. 이후 서장훈은 한 때 110kg에 육박할 정도로 벌크업이 되기도 했었고 현주엽도 보디빌더 같은 몸을 만들기도 했던 걸 보면 선수들이 직접 부딪치고 왔으니 웨이트 중요성을 알고 꾸준히 몸을 만드는 수 밖에 없지 않나 싶습니다.
장신들과 경기햐본 경험이 없으니 그동안 키빨로 리바 잡아온것 같더군요, 사람부터 봐야지 볼부터 보는게 습관이 되버렸습니다
그리고 이종현이 이승준보다 클겁니다
저도 지금까지 이종현이 맨발 206cm라는 여러 매체의 보도를 믿고 있었는데 경기 영상이나 사진 보니 이승준보다 커보이지 않고 잘해봐야 비등비등해 보이더군요. 키빨, 긴팔, 탄력 등으로 이종현이나 김종규가 국내에서는 버프 받은 건 저도 동의합니다. 팔 길다는 이종현 윙스팬이 220cm 남짓인데 NBA 기록 보니 호포드가 더 길더라고요. 흑형이니 탄력은 당연히 더 좋고요. 그리고 국제 무대에서 종합적으로 호포드 레벨인 선수는 많지 않겠지만 키나 탄력은 더 앞서는 선수들이 즐비하기 때문에 만약 실제 신장이 1, 2cm 더 크더라도 결국 단신 센터라는 점에는 변함이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몸싸움하고 박스아웃해야죠.
이종현은 아직 완성형이 아니니.
김종규는 웨이트에서 너무 밀렸습니다. 김종규는 웨이트 보강이 없다면 안될것입니다.
김종규가 최소 김주성 정도는 되야 하는데, 중량감이 이상하게 틀리죠.
호포드나 마르티네즈 같은 선수들은 거의 210에 육박하는 키고 체중 및 윙스팬이 한국선수들보다 월등합니다.
거의 20센티 차이라고 봐야지요.
오세근은 크블에서도 로드나 벤슨에게 최소한 몸빵에서는 뒤지지 않았고 도미니카 전에서도 초반에는
썩 좋은 활약을 보여줬다고 봅니다. 오세근도 사실 역부족이었지만, 여기서 오세근이 오바하면서
폭풍파울이 된게 결정적 패인이었다는 생각이 드네요.
말씀하신대로 단신빅맨의자각!
이것은 이종현이나 김종규의 차기 국대, 그리고 그 후보군 (최부경, 장재석, 등)
에게 이번 국대게임의 경종이 될것입니다.
아예 도미니카 애들 자유투를 안넣나 싶을 정도로 무시하던데, 본인들도 속 많이 상했을것이고,
그 말씀하신 단신빅맨 의 자각이 시작되었을 것이라고 보여집니다.
사실 김종규는 작년 경희대 대학리그 전승의 주역이고, 이종현은 한국 고교리그를 씹어먹었습니다.
경기당 42개 리바운드도 잡았고 말이죠.
도미니카 해볼만 하다고 이번에 이종현이 말한적이 있는데 지금은 가슴 쓰라릴 것입니다.
그 반대급부로, 이 선수들은 실력이 크게 상승될거란 거죠.
제가 신장이야기를 글 쓴 의도는 러시아에 비해 그리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의도 였습니다. 하지만 러시아때보다도 더 많은 리바운드를 헌납했었죠.
하지만 경기에 선전했다는 이유로 묻혀지는 것 같아서 이야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일단 저는 구멍난 네모상자님이 제시하시는 데이타가 틀렸다거나 글의 방향에 반박하려고 답글을 단 것은 아니라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다만 도미니카전에서 리바운드 차이가 더 났다는 사실을 제시하는 것만으로는 문제를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에 문제의 범위를 더 좁히려고 했습니다. 사실 25대 46이나 27대 56이나 그 의미차이가 크지는 않다고 봅니다. 본질은 골밑 리바운드 탈탈 털렸다는 거죠. 물론 구체적으로는 도미니카 공화국 전에서는 호포드 등 상대 빅맨진들이 공격리바운드를 강간수준으로 잡아내면서 더 차이가 벌어진 측면은 있겠고 어리고 몸싸움 안 되는 국내 빅맨진들이 둘째날에는 체력이 더 떨어졌다 등의 설명도
할 수 있겠지만 본질적으로 국내 빅맨진들이 리바운드에서 중학생과 대학생 수준으로 털렸다는 것을 지적하고 싶었습니다. 21개 차이나 29개 차이나 경기 양상에 따라 차이가 날 수는 있어도 본질은 국내 빅맨진들이 리바운드라는 측면에서는 무지하게 털렸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근본 원인은 당연하지만 빅맨진들의 사이즈가 작다는 것인데 개인적으로 더 강조하고 싶었던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육체적, 정신적인 준비가 안 돼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육체적으로 당연히 웨이트해야 하는데 이건 이종현 같은 경우 키 안 큰다고 일부러 안 한다고 해서 넘어갔습니다. 하지만 정신적으로는 자신에게 핸디캡이 있다라는 인식을
못하게 되면 선수 본인도 뭘해야 할지 모르고 통하지도 않는 플레이를 통해 팀에 해악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더 중요한 문제일 수도 있다고 봅니다. 또 그래야 작다는 핸디캡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 -웨이트트레이닝, 박스아웃, 훅슛 등 기술 개발 등등 -을 하는 동기부여가 될 테고요. 하여튼 제 글 잘 읽어보시면 결과적으로 구멍난 네모상자님이 처음 쓰신 글을 공격하려는 의도보다는 구멍을 메꾸기 위해 썼다는 걸 아실 수 있을 겁니다.
말씀주신 부분은 잘 알고 있습니다. 다만 신장 부분에 대해서 제가 말한 것이 오해가 있어서 그런것 같아 그 부분만 이야기를 드린 것이죠. 이야기 주신대로 각소속 리그에서 장신자가 없어 굳이 노력하지 않아도 되기에 대학팀으로 어설프게 연습하기 보기보단 전임제와 상비군제도가 제대로 운영이 안되다 보니 말도 안되는 힘만 좋은 국내 빅맨을 뽑아서 같이 훈련시키자는 말도 했는데 그것도 힘들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