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샌드박스’ 금융이 달라진다
IT기술의 발전속도만큼이나 금융환경도 급속히 변화하고 있다. 하지만 기술 발전의 속도를 금융환경이 따라가기는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관련 법률과 규제는 그 이전에 만들어진 것이 대부분이며, 설령 이를 바꾸려고 해도 일정 시간 이상의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법과 규정을 정비했다고 해도 새로운 서비스나 기술에서 생각지도 못한 부작용이 발생 할 수도 있다. 이렇게 미비한 규제나 발생할지도 모를 부작용을 고려해 생긴 것이 바로 ‘규제 샌드박스’다.
‘규제 샌드박스’ 의의
신기술이나 서비스가 규제로 인해 사업 시행이 불가능한 경우, 규제를 적용하지 않고 실험과 검증을 임시로 허용해주는 제도로, 혁신적이고 소비자편익이 큰 새로운 금융서비스를 실험해 볼 수 있는 제도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규제 샌드박스’를 시행하는 취지는 무엇일까? 현재의 금융환경은 다양한 ICT분야의 기술이 접목 중에 있다. 하지만 기존의 시행되고 있는 법률에 막혀 서비스 출시가 미뤄지거나 좌절되는 일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를 보완해주고 실시되는 것이 바로 ‘규제 샌드박스’인 셈이다. 혁신적인 신사업 창출을 목적으로 대상자를 한정하여 현행법상의 규제를 일시적으로 정지해 준다.
해외의 사례
1 영국
2016년도 영국은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가장 처음으로 도입했다. 금융 서비스의 경쟁과 발전을 위해 실증 테스트를 마친 영국기업의 90%가 시장 출시 준비에 뛰어들었다. 이렇게 1차 규제 샌드박스에 들어온 기업들의 40%가 투자를 받는 것에 성공하게 된다. 2018년에는 69개 기업이 신청하여 29개 기업이 선정 되었으며, 주로 블록체인, 지분 증권, 암호화 화폐 자산 등을 관리 하는 기업들이 주를 이루었다.
2 싱가포르
2016년 6월 규제샌드박스 가이드라인 초안을 발표했다. 핀테크기술을 가진 기업 또는 금융기관에 한하며, 실패에 대비한 안전장치와 건전성 유지장치를 마련하게 했다. 이외에도 현금잔액, 이사회 구성, 재무적 건전성 등 규제 완화 가능 요건 14가지를 제시하고 있다.
달라지는 금융생활 26개 금융혁신서비스
이번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되면서 금융 소비자들의 금융생활도 더욱 편리해질 것으로 기대 되고있다. 예를 들어 핀다는 건강보험공단과 국세청에서 소득 정보를 받아 각 은행 여신심사시스템(CSS)에 보내 단 몇 초 만에 여러 은행에서 확정 금리와 한도 등의 확인이 가능해진다. 따로 서류를 준비하여 은행에 제출할 필요가 없어지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소비자들은 다양한 대출 상품의 비교·분석을 할 수 있으며, 자신에게 유리한 금리의 상품 선택도 가능하다. 금융사 또한 고객 확보에 드는 비용이 줄어 들어 우대 금리 혜택을 줄 수 있다.
신한카드는 내년 1월부터 은행 계좌에 잔액이 없어도 신용카드를 이용해 현금을 보낼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인다. 신용카드 기능과 같이 우선 현금을 보낸 뒤 나중에 갚는 방식이다. 결혼식 축의금이나 조의금을 보내거나 현금이 급하게 필요 할 때 유용할 전망이다.
우리은행은 ‘드라이브 스루(Drive Thru)’ 매장에서 환전·현금인출 서비스를 제공한다. ‘위비뱅크’에서 환전이나 출금을 신청하면 지점 방문 없이 음식점이나 주유소 등을 방문해 환전·현금인출 서비스를 이용 할 수 있다. 단 100만원 미만 환전만 가능하며, 우리은행은 지점을 찾아 환전을 해야 하는 불편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대출 중개서비스와 보험상품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신용평가 모델에 통신등급을 접목함으로써 금융이력부족자의 신용평가상 불이익을 완화하는 한편 다양한 대출상품에 대한 비교선택이 가능하게 했다. 보험 또한 AI를 이용해 24시간 보험계약 모집이 가능해지며, 원하는 시간에 상담을 통해 소비자 편익이 증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금융 규제샌드박스는 기업에게는 글로벌 혁신경쟁에서 우위를 선점 할 수 있는 기회를, 정부 입장에서는 테스트를 통한 규제 정비를, 소비자 입장에서는 혁신적인 제품을 통한 편리성 향상을 가져다 줄 것이다. 기술 개발을 통한 발전 범위도 무궁무진하다는 점에서 앞으로 나올 혁신적인 금융 서비스를 기대해 봐도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