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기도
자비로우신 하느님,
천사와 인간의 임무를 오묘히 나누어 맡기셨으니
하늘에서 하느님을 섬기는 천사들이
이 땅에서 저희 삶을 보살피게 하소서.
제1독서
<그분을 시중드는 이가 백만이었다.>
▥ 다니엘 예언서의 말씀입니다.7,9-10.13-14
9 내가 보고 있는데
마침내 옥좌들이 놓이고 연로하신 분께서 자리에 앉으셨다.
그분의 옷은 눈처럼 희고 머리카락은 깨끗한 양털 같았다.
그분의 옥좌는 불꽃 같고 옥좌의 바퀴들은 타오르는 불 같았다.
10 불길이 강물처럼 뿜어 나왔다. 그분 앞에서 터져 나왔다.
그분을 시중드는 이가 백만이요 그분을 모시고 선 이가 억만이었다.
법정이 열리고 책들이 펴졌다.
13 내가 이렇게 밤의 환시 속에서 앞을 보고 있는데
사람의 아들 같은 이가 하늘의 구름을 타고 나타나
연로하신 분께 가자 그분 앞으로 인도되었다.
14 그에게 통치권과 영광과 나라가 주어져
모든 민족들과 나라들, 언어가 다른 모든 사람들이 그를 섬기게 되었다.
그의 통치는 영원한 통치로서 사라지지 않고 그의 나라는 멸망하지 않는다.
복음
<너희는 하느님의 천사들이 사람의 아들 위에서 오르내리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47-51
그때에 47 예수님께서는 나타나엘이 당신 쪽으로 오는 것을 보시고
그에 대하여 말씀하셨다.
“보라, 저 사람이야말로 참으로 이스라엘 사람이다.
저 사람은 거짓이 없다.”
48 나타나엘이 예수님께 “저를 어떻게 아십니까?” 하고 물으니,
예수님께서 그에게 “필립보가 너를 부르기 전에,
네가 무화과나무 아래에 있는 것을 내가 보았다.” 하고 대답하셨다.
49 그러자 나타나엘이 예수님께 말하였다.
“스승님, 스승님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십니다.
이스라엘의 임금님이십니다.”
50 예수님께서 나타나엘에게 이르셨다.
“네가 무화과나무 아래에 있는 것을 보았다고 해서 나를 믿느냐?
앞으로 그보다 더 큰 일을 보게 될 것이다.”
51 이어서 그에게 또 말씀하셨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는 하늘이 열리고
하느님의 천사들이 사람의 아들 위에서 오르내리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히브리어로 ‘하느님의 사람·영웅·힘’이라는 ‘가브리엘’(Gabriel, 다니 8,16; 9,21; 루카 1,26 참조), ‘누가 하느님과 같으랴’라는 의미의 ‘미카엘’(Michael, 다니 10,13.21; 12,1; 묵시 12,7 참조), ‘하느님이 고쳐 주셨다’는 뜻의 ‘라파엘’(Rafael, 토비 12,15 참조)이다. 이 대천사들의 사명은 오늘날 ‘정의’와 ‘말씀’, ‘치유’라는 흐름으로 연결된다
‘미카엘’, 하느님 정의와 질서의 수호자
9월 29일 대천사 축일에 가장 먼저 기억되는 이는 성 미카엘이다. 다니엘서는 “그때에 네 백성의 보호자 미카엘 대제후 천사가 나서리라”(다니 12,1)고 전하고, 요한 묵시록은 “미카엘과 그의 천사들이 용과 싸웠다”(묵시 12,7)고 증언한다. 유다서 역시 미카엘 대천사가 ‘모세의 주검을 놓고 악마와 다투며 논쟁’ 하는 장면을 언급한다.
교회는 이처럼 미카엘을 악과 불의에 맞서 싸우는 정의의 수호자로 기념해 왔다. 이름에 담긴 ‘누가 하느님과 같으랴’라는 선언은, ‘그 누구도 하느님과 같지 않다’는 것을 명확히 한다. 미카엘 대천사의 싸움은 단순한 힘겨루기가 아니라, 악에 맞서 하느님의 정의와 질서를 지키는 것이다.
‘누가 하느님과 같으랴’의 라틴어 표어 “Quis ut Deus?”는 미카엘의 성상과 방패, 기치에 자주 새겨진다. 칼이나 창, 또 저울(심판·분별), 악을 밟는 이미지는 ‘하느님만이 기준’이라는 뜻을 형상화한 것이다. 이처럼 미카엘 대천사의 면모는 세상의 악과 불의를 거스르는 하느님의 정의를 일깨운다.
말씀의 전령 ‘가브리엘’, 예수 그리스도 탄생 알려
성 가브리엘은 성모 마리아에게 나타나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알린 ‘수태고지’의 천사로 가장 잘 알려져 있다.(루카 1,26-38 참조) 그는 교회 안에서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는 전령’의 표징으로 자리해 왔다. 구원의 소식을 사람들에게 전했을 뿐 아니라, 그 소식을 받아들여 새로운 역사를 열도록 초대했다.
구약의 다니엘서에서 가브리엘은 환시의 의미를 설명하고 하느님의 계획을 보여주었다.(다니 8,16; 9,21 참조) 신약에서는 즈카르야에게 세례자 요한의 탄생을, 마리아에게 구세주의 탄생을 알리며(루카 1장 참조) 새로운 구원의 시대를 열었다. 그는 미술 작품 속에서 보통 백합꽃(순결), 두루마리(말씀) 등으로 그려지며, 하느님 뜻을 전하는 전령의 면모를 묘사한다.
가브리엘 천사를 통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말씀의 힘’이다. 새로운 시대를 열었던 그의 역할은 말씀은 단순한 정보가 아니라 삶을 변화시키는 구원의 힘이 될 수 있음을 엿보게 한다.
치유와 동행의 천사 ‘라파엘’, 고통받는 이들 동반하며 치유
성 라파엘은 병자와 여행자, 고통받는 이들의 수호자로 공경 받는다. 성화 속에서 그는 토비야의 손을 잡고 동반하는 장면으로 자주 묘사되며, 치유와 보호의 상징으로 전해진다.
라파엘 대천사는 구약의 토빗서에서만 등장한다. 토비야의 여행길에 동행하며 병을 고치고, 마귀의 굴레에서 사라를 해방하며, 눈먼 토빗의 시력을 회복시킨다. 라파엘은 자신을 “하느님 앞에 서 있는 일곱 천사 가운데 하나”(토빗 12,15)라고 밝히며, 하느님 앞에서 사람들의 기도를 봉헌하는 사명을 맡는다.
라파엘의 상징물은 물고기, 지팡이, 약병이다. 물고기는 아버지의 눈을 고치기 위해 토비야가 잡은 물고기에서 비롯됐고, 지팡이는 여행의 동반자, 약병은 치유의 표지를 나타낸다. 그의 형상은 곁에서 상처받은 이들과 함께 걷고, 상처를 싸매주는 하느님의 은총을 환기한다. 오늘의 신앙인들에게 라파엘 대천사는 고통받는 이들의 길을 동반하며, 아픔을 싸매주는 은총의 표상으로 자리한다.
첫댓글 금천동 성당 천사님들! 축일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