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화제작 친구를 필두로 해서 지금까지 흥행하고 있는 한국영화의
흐름은 조폭 영화가 주도해 왔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물론 작
품성보다는 재미와 자극성만을 찾는 관객들의 성향이 일조를 하였다고 생
각은 들지만 이러한 조폭 영화들뿐만 아니라 소재 및 완성도가 높았던
JSA나 선물, 동감 등의 영화가 흥행에 성공했음을 생각해 볼 때 이러한
조폭 영화의 흐름을 만들어낸 제작자들은 흥행만을 쫓는 자신들의 제작
방식에 대해 영화계 내부에서 들리는 자성의 목소리를 한번쯤 들어볼 필
요가 있으리라 생각한다.
●왜 조폭영화는 뜨는 영화일 수밖에 없는 것일까?
이 물음에 대한 해답은 2000년도 화제작 "친구"를 필두로 악화되는 경제
상황과 맞물려 인기를 잃어 가는 정치인들 그리고 이들이 펼치고 있는 아
이러니한 정국운영을 비롯한 사회 전체에 팽배한 조소의식 등이 옛 시절
의 향수와 더불어 이러한 조폭 영화의 흐름에 불을 지피고 있다고 보여진
다.
조폭 영화가 과연 나쁘기만 한 것일까? 그것은 결코 아니라고 본다. 또
지금의 한국영화의 흐름을 이끌어 온 공로가 조폭 영화에 전혀 없다고는
말하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흥행만을 목적으로 양산된 작품성 없는 조
폭 영화는 소재의 한정화와 같은 이미지에 식상해버린 관객들에게 지금
껏 예전에 없었던 사랑을 받고 있는 한국영화의 수명을 갉아먹는 자충 수
를 두는 행위라고 말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올해를 마감하는 조폭 영화로서 두사부 일체 역시 마찬가지라고 보여지는
데 영화의 SYNOP은 조폭 세계에서 학벌 때문에 제 능력을 인정받지 못하
는 계두식이라는 중간보스가 위의 보스가 내린 명령 때문에 고등학교졸업
장을 따기 위해서 학교를 간다는 다소 엉뚱하지만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
는 학벌위주의 편향된 사고방식에 대한 감독 나름대로의 사회에 대한 불
만을 표현한 영화로 비춰지는 부분이 없지 않아 있었다. 영화에서는 무너
져가는 선생의 권위와 학부모와 밀착한 재단의 비리 그리고 가난 때문에
술집에 나가는 학생들을 통해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모순과 부조리를
학교라는 장소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두사부일체는 학벌에 대하여 콤플렉스를 느끼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만
한 부분을 많이 보여주고 있다. 주인공인 계두식을 비롯하여 부하인 대가
리, 상두 모두가 우리 사회가 정해놓은 제대로된 정규 진학코스를 밟지
못한 사람들이다. 이들 역시 대학나온 조직원 들로 대체되는 조폭사회의
새로운 물결 아래에서는 아웃사이더가 될 수밖에 없는 처지로 몰리게 된
다. 아웃사이더 속의 아웃사이더라는 웃지못할 사회적 현실을 영화 두사
부 일체는 웃음뒤의 뼈아픈 일침같은 웃음으로 포장된 메시지를 관객에
게 전하고 있다.
●실력과 학벌로 좌우되는 한국의 사회현실
조폭사회에도 실력과 학벌있는 자만이 살아남는다는 어떻게 보면 냉혹한
현실의 모습이외에도 영화가 가지고 있는 화두는 바로 우리 자녀들이 직
면하고 있는 교육현실에 대한 문제이다.
영화가 비리의 온상으로 비추어 보였던 장소인 상춘고도 몇 년 전에 TV
를 떠들썩하게 한 사건인 상문고 재단사건을 비유한 것임을 영화를 보면
서 관객들은 느꼈으리라 생각한다.
두사부일체는 조폭영화가 가지는 소재의 한계성 때문에 인지는 몰라도 청
소년 영화가 다루어야할 학교현실에 대한 문제를 조폭영화에 투영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 영화를 만든 감독은 단순한 조폭영화가 아니라 나름
대로 사회와 교육의 부조리에 대한 현실을 영화를 통해 표현해보고자 했
는지는 몰라도 그것은 감독의 잘못된 판단이었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를 들자면 첫째로 우선은 영화의 장르가 코미디라는 점이고 또 조
폭영화라는 한계성을 지니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블랙코미디류의 영화
는 사회에 대한 짙은 불신과 조소를 담고 있는게 특징이지만 두사부 일체
의 경우는 블랙코미디에 속하는 영화라고 보기 어렵고 단순히 웃고 괜히
이유 없이 감동해버리는 식의 인공적인 웃음만 만들어 낼뿐 배우들의 내
면연기의 진솔함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도 그 이유라고 할 것이다.
두 번째로 이 영화는 비록 사학재단의 한정된 사항만을 보여준 것이라고
하지만은 대안 책 없는 어두운 학교의 미래만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
다. 교장이 선생을 성추행하고 성적을 고치라는 강요를 듣지 않자 해고해
버리는 학교의 권위 이러한 비리와 권위에 반해서 분연히 일어서는 사람
은 다름아닌 조폭이라는 점도 엄밀히 따져볼 때 두사부 일체가 가지고 있
는 조폭 영화의 한계성이라 할 것이다. 조폭이 곧 정의의 사자인양 둔갑
해버린 영화적 현실이 현실의 사회에 끼칠 영향을 생각해본다면 과히 웃
고 넘어갈 일만은 아니라고 보여지는데 물론 이러한 영화적 현실은 호도
되고 왜곡된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짚고 넘어간 것이기는 하지만 현
실사회의 조폭이 결코 우상화의 대상이 될 수는 없음을 영화는 관객에게
망각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두사부 일체가 다른 영화들과 달리 인상적이었던 점은 영화 속 동요의 삽
입이라고 생각되는데 마지막에 잡혀가는 두식과 조폭들 사이로 흐르는 동
요는 어릴적 순수한 마음을 희구하는 감독의 의도가 담겨있으며 그러한
마음만 가진다면 이러한 학원 비리나 이권에 관계된 사회적 문제는 생기
지 않았을 수도 있었을 텐데 하는 성인들의 이기심과 더럽혀진 마음에 대
한 생각을 하게 만드는 부분이었다.
●홍콩판 코믹물을 연상케 만드는 뻔한 스토리 전개와 사실감 떨어지는
인위적인 장면 연출
두사부 일체를 보면서 느꼈던건데 몇 년전에 보았던 주성치 주연의 도학
위룡이라는 코믹물이 생각나는건 우연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너무나
흡사하게 이루어지는 그 스토리 전개와 맞물려 영화에 대한 실망감이 올
수밖에 없었다.
조폭 영화라는 소재의 한계성 때문에 그럴수 밖에 없었다는 생각은 들지
만 어차피 조폭영화로 승부한다면 좀더 참신한 쪽으로 승부를 내야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나마 조금이나마 인정해줄 만한 점도 우리
사회의 교육현실을 다루었다는 점뿐이데 이것도 역시 자연스럽지 못한 인
공적인 울음을 만들어내는 부조화적인 장면들의 인위적인 조합들이었다
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장면들이 많았는데 특히 교장이 여학생을 구두발
로 짓밟는 장면이 그런생각이 많이 들게 만드는 장면이었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교육 현실을 풍자하고 비하한다고 해도 교장이 여학생을 구타해
서 구두발로 짓밟는 장면은 사실감이 떨어지는 장면이었다고 생각하며 관
객들의 공감적인 분노의 감정을 인위적으로 이끌어 내려한 어떻게 보면
유치한 감동을 연출해 보이려는 의도가 엿보이는 장면들이었다.
●올해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조폭 영화
마지막으로 두사부 일체를 보고 느낀점이 있다면 올해를 마감하는 조폭영
화로서 제발 이제는 더 이상 조폭이 곧 정의라는 공식의 관객의 감성에
동의를 구하는 흥미위주의 조폭영화는 만들어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
다.
두사부일체 역시 조폭영화의 한계성을 벗고 자기만의 색깔을 가지려고 조
금은 노력했다고 생각하지만 코미디류의 조폭영화가 가지는 폭소유발을
위한 잔인성과 관객의 감정선을 자극하는 호도된 정의의 표현은 결코 피
할수 없는 한계라고 보여진다. 내가 생각하기에 지금 한국영화가 타고있
는 흥행의 흐름과 영화적 재미를 비견해볼 때 이 영화는 흥행을 하리라
고 짐작된다. 하지만 위에서도 이야기 했듯이 이러한 조폭영화의 양산은
결국 한정된 소재의 한계성 때문에 지금 사랑받고 있는 한국영화에 대한
관객의 관심을 등돌리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하리라 생각된다.
●영화의 흥행성:★★★☆
●영화의 작품성 및 완성도:★☆
●감독:윤제균 주연배우: 정준호, 정웅인, 정우택 개봉일:12월14일
카페 게시글
▶영화해부학(감상문)
★★☆
[두사부일체]-흥행만을 노리는 조폭 영화는 이제 그만
지크프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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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2.07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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