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지 않는 중고물품을 사고 팔 수 있는 나눔장터
“유치원 때 아이가 쓰던 우산과 장화예요. 새 것 같죠? 아이들 물건이 크기가 맞지 않아 쓰지 못하는 것이지, 낡아서 버리는 일은 거의 없잖아요. 마땅히 물려줄 사람이 없고 버리기도 아까워서 넣어뒀던 것인데, 누군가 꼭 필요한 사람이 있을 것 같아 가지고 나왔어요.”
지난 4월 7일 서대문구 홍은벽산아파트에서 열린 녹색장터에, 아이가 쓰던 우산과 장화, 동화책 등을 깨끗하게 손질해 가지고 나온 주부 양미경(가명) 씨는 꼭 필요한 사람들에게 유용하게 쓰이길 바라는 마음으로 참여했다고 말했다.
이날 벽산아파트 부녀회는 한 주민이 기부한 토끼장, 인형, 어린이용 전집, 의류, 가방 등의 물품을 팔아 30여만 원의 수익을 냈으며, 이를 연말 불우이웃돕기에 사용하기로 했다. 또 아파트 인근의 사회복지관과 해벗누리 복지회도 참가해 어린이용 의류와 목걸이 등을 저렴하게 판매하며 복지관 기금 마련 및 후원자 찾기에 나섰다.
이처럼, 집에서 더 이상 쓰지 않는 중고물품을 자유롭게 사고 팔 수 있는 나눔장터 ‘아파트 녹색장터’가 아파트 단위로 활성화되고 있다.
녹색장터는 종로구 무악현대아파트, 성동구 서울숲 푸르지오 아파트 등 60여 개의 시범아파트에서 4월부터 운영되고 있다. 미국, 캐나다 등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야드세일, 거라지세일(주말이나 계절이 바뀌는 때 차고나 앞마당에서 쓰던 물건을 내놓고 파는 생활장터)에서 본뜬 ‘아파트 녹색장터’는 아파트 안에서 열리고 품목도 다양해지면서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고 있다.
아파트마다 지역특색 살린 테마장터와 외국인장터 열려
장터는 각 아파트의 특색을 살리는 테마장터로 운영되고 있다. 성동구 서울숲 푸르지오 아파트는 지난 4월 21일 녹색장터를 개장하면서 봄맞이 아파트 미화 활동도 함께 벌이며 주민들의 협동심을 과시하기도 했다. 또 성동보건소에서도 장터에 나와 참가 주민을 대상으로 건강검진 및 만성질환 상담을 했다.
금천구는 오는 5월 몇 군데 아파트가 연합하여 어린이를 주제로 금빛공원에서 장터를 열 계획이다. 5월 19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열리는 장터에서는 어린이용품 판매와 함께 다문화가정 어린이들의 문화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이주여성들이 직접 제작한 수공예품과 세계 요리도 판매한다. 이와 함께 금천남부여성인력개발센터가 지원하는 1일 창업부스를 운영할 예정이다.
현재 거주하고 있는 아파트에 녹색장터가 열리지 않는다면 이웃마을 장터를 이용하거나 장터 개장을 신청하는 방법이 있다. 이웃마을 장터는 아래 표를 참고하여 일정을 확인한 후 참가하면 되고, 장터를 개설하려면 환경협력담당관이나 각 자치구 청소행정과나 환경과에 문의하면 자세한 안내를 받을 수 있다.
■ 아파트 녹색장터 운영 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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