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휴가기간 경기도 한사랑 마을에서 자원봉사하고 있는 천 병장.
내년 3월 전역을 앞두고 있는 해병대 제1사단 포병연대 천강재(千康載·23) 병장은 군복무 기간의 마지막 정기휴가를 이웃돕기에 나서 보람있게 보냈다.
천 병장은 지난 16일부터 22일까지도 지금까지 늘 그랬던 것처럼 어렵고 힘든 사람들을 위한 휴가를 보냈다.
그는 휴가 첫날 고교 시절부터 지금까지 29차례에 걸쳐 헌혈을 한 대구시 중구 동성로에 위치한 ‘중앙 헌혈의 집’에서 30번째 헌혈을 하고 자원봉사에 나섰다. 휴가 둘째 날인 17일에는 고향인 문경시가 아닌 경기도 광주시 초월면에 있는 중증장애인 시설인 ‘한사랑 마을’를 찾아가 이곳에서 이틀동안 정신지체아와 함께 하면서 그들을 씻기고, 먹여주고, 청소하는 봉사활동을 했다. 휴가 나흘째부터는 고교때부터 지금까지 7년여 동안 후원금까지 보내면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서울의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을 찾아가 각종 서류를 정리하고 백혈병 어린이을 파악하는 등 4일간의 봉사활동을 하며 마지막 휴가를 보냈다.
군생활 내내 천 병장은 이같은 봉사활동으로 휴가를 보냈다. 경기도 광주의 한사랑 마을에 근무하는 문은혜(文恩惠·22·여·사회사업)씨는 “군에 있으면서 휴가기간을 이용해 이렇게 자원봉사 봉사활동을 꾸준히 하는 군인은 처음 본다”고 말했다.
천 병장은 또 부대에 헌혈차가 오는 날이면 주위 전우들에게 헌혈의 유용성을 홍보하는 등 부대 안에서 앞장서 헌혈운동을 벌여 ‘헌혈맨’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천 병장의 봉사활동은 고교 재학 시절인 97년부터 시작됐다. 그는 우연한 기회에 불우한 이웃을 돕는데 앞장 서기로 마음 먹고, 인터넷 게시판에 ‘100원으로 시작하는 사랑’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동참의사를 밝힌 네티즌들과 봉사활동 모임인 ‘아낌없이 주는 나무(아주나)’를 개설했다. 그가 초대 회장을 맡아 20여명으로 출발한 ‘아주나’ 회원들은 매달 1만원씩 회비를 내 격주로 장애인들을 찾아 다녔다.
다운증후근 등 장애를 가진 영·유아들의 요양 시설인 상락원(서울 성북구 안암동)과, 수녀들과 정신지체여성들이 함께 생활하는 작은 예수회(서울 광진구 구의동) 등에서 목욕과 식사 준비, 함께 산책기도 등 노력 봉사활동을 주로 펼쳐왔다. 이런 연유로 그는 대구대 사회복지학과에 진학해 2학년 재학 중 군에 입대했다. 천 병장은 “나보다 힘들고 어려운 사람을 돕는 것이 바로 나를 돕는다 것이 생활신조인 만큼 제대 후에 더욱 열심히 불우한 이웃을 돕는데 앞장 설 각오”라고 밝혔다.
/최영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