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탁부동산의 공급에 따른 부가가치세 납세의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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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신탁부동산의 공급에 따른 부가가치세 납세의무자
저자	김완일 세무법인 가나 대표 세무사, 주식평가연구원 원장(경영학 박사)	등록일	2017.06.15
신탁부동산의 공급에 따른 부가가치세 납세의무자 대상판결：(대법원2012두22485, 2017.05.18.) 판결(부가가치세부과처분취소) 원심：(서울고법2012누2421, 2012.09.06.) 판결(국패) 제1심：(수원지법2011구합6463, 2011.12.14.) 판결(국패) 수탁자가 위탁자로부터 이전받은 신탁재산을 관리ㆍ처분하면서 재화를 공급하는 경우의 부가가치세 납세의무자는 재화의 공급이라는 거래행위를 통하여 그 재화를 사용ㆍ소비할 수 있는 권한을 거래상대방에게 이전할 때 위탁자인지 수탁자인지에 관한 쟁송이다. 이에 대해 법원은 수탁자가 신탁계약을 원인으로 위탁자로부터 신탁재산을 이전받은 다음 신탁재산의 관리ㆍ처분권한에 기초하여 이를 담보권자에게 공급함에 따라 발생하는 부가가치세 납세의무를 부담하여야 하는 자는 수탁자이다. 따라서 위탁자인 원고가 사건건물의 공급으로 인한 부가가치세 납세의무자라고 부과한 처분은 위법하다. 1. 사실관계 A(원고：위탁자)는 X로부터 6개 상가건물(이하 ‘사건건물’)을 75억원에 매수하였으나, 매수자금 부족으로 B(저축은행：우선수익자：보조참가자)로부터 42억원을 대출받았다. 이 때 A는 B에 대한 채무를 담보하기 위하여 C(신탁회사：수탁자)와 사건건물에 관한 신탁계약을 체결하고, C의 명의로 사건건물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가 이루어졌다. 이 계약에서는 ⑴ B를 우선수익자로 지정하며, ⑵ A의 B에 대한 채무불이행 기타 경제사정의 변화 등 B의 A에 대한 채권의 확보가 불가능하게 된 경우에는 우선수익자인 B가 C에 대하여 사건건물의 환가를 요청할 수 있는 것으로 약정하였다. 그 후 A가 B에게 대출관련채무를 이행하지 못하자, B는 C에게 사건건물의 환가를 요청하였고, C는 수차에 걸쳐 사건건물에 대한 공개매각을 시도하였으나 모두 무산되어, 수의계약에 의하여 A의 원리금과 동액으로 B에게 사건건물의 소유권을 이전하였다. 과세관청은 사건건물에 관한 신탁계약의 위탁자인 A가 B에게 건물을 공급한 것으로 보아 원고인 A에게 부가가치세를 과세하였고, A는 이에 불복하였다. 원심은 타익신탁의 경우 신탁재산의 공급에 따른 이익의 최종수익자가 부가가치세 납세의무자가 된다고 판단하면서 대법원 99다59290, 2003.4.25. 판결을 인용하였고, 결국 B가 최종수익자로서 납세의무자가 된다는 결론에 의하여 A에 대한 과세관청의 부가가치세부과처분을 취소하였는데, 과세관청은 이에 불복하여, 항소 및 상고를 하였다. 한편, 상고심은 부가가치세 납세의무자는 ‘이익이나 비용의 귀속’이 아니라, ‘거래행위’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거래행위를 한 자’라 함은, 부가가치세법상 신탁(재산처분)에 관하여는 별도의 규정이 마련되어 있지 않으므로, ‘계약상 또는 법률상 재화의 사용ㆍ소비 권한을 이전하는 행위’를 한 자, 즉 수탁자인 C로 보아야 한다고 판결{(대법원2012두22485, 2017.05.18.); 이하 ‘대상판결’}하여 과세관청의 상고를 기각하였다. 2. 쟁점 신탁부동산의 양도에 따른 부가가치세의 납세의무자를 판단함에 있어서, ⑴ 신탁부동산의 처분행위를 부가가치세법상 재화공급의 특례에 관한 규정 소정의 위탁매매와 같이 ‘자기(수탁자)의 명의로 타인(위탁자)의 계산’에 의한 것으로 파악하여 부가가치세 납세의무자를 위탁자(A)로 볼 것인지(과세관청의 입장), ⑵ 신탁계약상 위탁자 이외에 별도로 우선수익자가 지정되어 있는 경우(타익수익)에는 그 우선수익권이 미치는 범위 내에서 신탁부동산의 처분으로 인한 실질적 경제적 이익의 최종귀속자인 수익자(B：우선수익자)를 납세의무자로 볼 것인지(종래 대법원 판례의 입장), ⑶ 신탁부동산의 처분은 거래행위를 통하여 신탁부동산을 사용ㆍ소비할 수 있는 권한을 거래상대방에게 이전하는 것이고, 이것이 곧 부가가치세법이 과세대상으로 정하고 있는 재화의 공급이므로 거래의 주체인 수탁자(C)를 납세의무자로 볼 것인지(대상판결의 입장)가 쟁점사항이다. 3. 평석 신탁부동산의 처분행위와 관련하여 명의상으로는 수탁자가 우선수익자에게 공급행위를 하였으나, 신탁계약의 구조 및 성질이 부가가치세법상 재화공급의 특례 중 위탁매매에 유사한 점을 근거로 삼아 위탁자를 납세의무자로 보는 것이 과세관청의 입장인 것 같다. 그러나 신탁부동산의 양도와 위탁매매가 부가가치세의 본질을 구성하는 요소적 측면에서 유사점을 갖는다고 말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한정적으로 열거한 특례에 관한 규정을 유추하게 되면 자칫 예시규정화 될 수 있는 우려가 있음은 물론이고, 침익법으로서의 성격이 강한 세법에서 유추에 의한 새로운 입법의 결과를 초래할 수 있음을 상기하여야 할 것이다. 또한, 종래의 판례(대법원2000다57733, 2003.04.22.), (대법원2000다57740, 2003.04.22.) 판결; (대법원99다59290, 2003.04.25.) 판결 ; (대법원2000다33034, 2003.04.25.) 판결 ; (대법원2005두2254, 2006.01.13.) 판결 ; (대법원2006두8372, 2008.12.24.) 판결 등)는, 신탁의 설정이유나 목적 등 여러 기준에 의한 분류가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신탁의 유형을 단순히 신탁이익의 귀속주체를 기준으로 삼아 위탁자가 신탁이익을 취득하는 자익신탁과 위탁자 이외의 제3자, 즉 수익자가 신탁이익을 취득하는 타익신탁으로 구분하고, 자익신탁에서는 위탁자가 납세의무자에 해당하나, 타익신탁에서는 수익자가 그 우선수익권이 미치는 범위 안에서 납세의무자에 해당한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즉, 부가가치세법상 부동산 수탁자가 신탁재산을 양도하는 등의 처분을 하는 경우에 대한 입법이 불비한 이상, 과세대상의 귀속에 관한 실질주의를 택하고 있는 국세기본법 또는 신탁재산에 귀속되는 소득의 귀속자를 수익자로 규정하고 있는 법인세법 및 소득세법 등의 규정 체계상 이러한 해석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부가가치세의 과세구조 등 본질에 부합하지 않는 해석임을 굳이 외면할 만큼 그 불가피성이 심대한 것인지는 의문이다. 한편, 대상판결은 신탁계약의 수탁자를 부가가치세의 납세의무자로 보고 있는데, ⑴ 우리 부가가치세법은 재화 또는 용역의 공급이라는 거래 그 자체를 과세대상으로 규정하고 있고, ⑵ 따라서 거래세로서의 부가가치세의 특성을 감안한다면, 거래에 의한 이익이나 비용의 귀속이 아니라 과세대상인 거래행위의 주체를 기준으로 납세의무자 여부를 판단한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자연스럽고 논리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으며, 이러한 한도 내에서는 가시적이고 간결한 판단방법이라 생각할 수도 있겠다. 4. 결론 신탁재산의 처분으로 인한 부가가치세 납세의무자를 판단함에 있어서 상술한 바와 같이 논의가 계속되는 가장 큰 원인은 입법의 불비라고 말할 수 있다. 이에 더하여 신탁을 단순히 자익신탁과 타익신탁으로 구분하여 일률적인 해석을 함으로써 신탁의 다양한 유형별 특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점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우선은 신탁의 여러 경제적 효과를 담아낼 수 있는 과세의 틀을 어느 정도 마련하고, 이 틀에 들어맞게끔 부가가치세법을 손질하는 작업이 필요할 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