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자율성은 경영진 뜻에 맡기는 것”이라며 MBC 공정방송 파업 의미를 곡해하고 있는 고영주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에게 MBC 안팎에서 비판이 쏟아졌다.
극우 성향의 고 전 이사장은 현재 송일준 광주MBC 사장과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다. 송 사장은 2017년 7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고 전 이사장을 겨냥해 “간첩조작질 공안검사 출신 변호사, 매카시스트, 철면피 파렴치 양두구육…. 역시 극우 부패 세력에 대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고 비판한 적 있다.
당시 고영주 이사장이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으로서 MBC 방송 공정성 추락에 일말의 책임 있는 조치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 취지에서 나온 비판이다.
고 전 이사장은 그해 9월 송 사장을 명예훼손·모욕 혐의로 형사 고소했다. 검찰은 명예훼손 혐의에 불기소 처분을 내렸으나 모욕 혐의는 인정해 송 사장을 약식기소했고 법원은 벌금 100만원의 약식명령을 내렸다. 송 사장이 이에 불복하면서 정식 재판이 열리게 됐다.
이 사건 두 번째 공판이 지난 7일 오후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렸다. 이 소식을 전한 PD저널 보도에 따르면, 고 전 이사장은 이날 공판에서 “방송 공정성이 (방송 노동자들의) 근로조건이 된다면 우리나라 방송은 노조 마음대로 할 수 있게 돼 있다” 등 반노조 인식을 드러냈다.
그는 이 재판에서 △“공정방송은 방송 노동자의 근로조건”이라는 법원 판결은 잘못됐고 △‘방송 자율성’이란 방송사 경영진 뜻에 맡기는 것을 뜻하고 △파업에 참여했던 언론노조 MBC본부 조합원들을 업무에서 배제한 것은 (그들이) 업무를 처리할 수 없게 방해했기 때문이고 △부림사건 수사는 국가를 위해 반국가사범을 수사한 것이고 △국사학자 90%는 좌편향이고, 지금 내가 공안검사라면 교육부 장관부터 아래까지 다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구속했을 것 등의 이야기를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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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영주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왼쪽)과 송일준 광주MBC 사장. 사진=이치열 기자 |
언론노조 MBC본부는 9일 “고영주가 또다시 MBC본부 조합원들을 모욕하고 공영방송 정상화 투쟁을 폄훼하는 망언을 쏟아냈다. 시대정신과 양립할 수 없는 극우적 망발을 서슴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언론노조 MBC본부는 “그가 공정방송, 제작 자율성 가치를 입에 담는 것 자체가 적폐 정권과 그 부역자들에게 온갖 희생을 감수해야 했던 우리를 모욕하는 일”이라며 “고영주는 방문진 이사장이던 시절 부적절한 처신과 막말로 MBC 위상을 추락시킨 장본인”이라고 비판했다.
언론노조 MBC본부는 “공안검사 출신으로 평생을 극우 이념 편향 속에 살아온 고영주에게 공영방송은 그저 정권 나팔수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그러니 ‘공정방송’과 ‘제작 자율성’ 가치를 유린하고 (박근혜) 정권 입맛에 맞는 경영진을 앉히는 게 우선이었던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국PD연합회도 “과연 공안검사 출신답다. 매카시스트답다. 참으로 부끄러움을 모르는 인간이다. 자신이 방문진 이사장으로 있을 때 얼마나 공영방송을 망가뜨렸는지 전혀 성찰과 반성이 없으니 ‘철면피, 파렴치, 양두구육’이란 말을 들을 만하다”고 비꼬았다.
PD연합회는 “열린 입에서 나오는 소리라고 전부 말인가. 이치에 닿지 않는 그의 말들은 차라리 사회를 오염시키는 오물에 가깝다. ‘공정방송은 방송 노동자의 중요한 근로조건’이란 명제는 1987년 6월항쟁 이후 30년 넘도록 수많은 방송 노동자들이 피땀 어린 투쟁으로 일궈낸 성과”라고 밝혔다.
고 전 이사장은 10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교육부 장관 등을 국가보안법으로 구속해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에 “한 출판사의 ‘윤리와 사상’ 교과서를 보면 ‘국민주권’ 대신 ‘인민주권’ 단어를 넣었다. 통합진보당이 해산된 것은 ‘민중주권’을 주장해서인데, 교과서에 북한의 인민주권을 써놨으니 그것은 위헌 교과서이자 국가보안법 위반 교과서다. (정부가) 국민주권 대신 인민주권을 쓰라고 했으니까 그렇게 쓴 것 아니겠느냐”고 덧붙였다.
송일준 광주MBC 사장은 10일 통화에서 “공판에서 고영주 말을 듣고 있는 것 자체가 괴로웠다”며 “하는 말마다 충격적이었다. 자신이 검사라면 교육부장관 등을 모조리 구속했을 것이라는 말을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인지 아직도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 이글은 2020년 04월 10일(금) 미디어오늘 김도연 기자의 기사 전문입니다. 기사원문 보기 클릭
[성명] 고영주의 망언을 규탄한다
고영주 전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 이사장이 또 시대착오적인 망언을 쏟아냈다. 인용할 가치가 없는 황당한 말들이지만, △“공정방송은 방송노동자의 근로조건”이라는 법원 판결은 잘못됐고 △‘방송 자율성’이란 방송사 경영진 뜻에 맡기는 것을 뜻하고 △MBC본부 조합원들을 업무에서 배제한 것은 (그들이) 업무를 처리할 수 없게 방해했기 때문이고 △부림사건 수사는 국가를 위해 반국가사범을 수사한 것이고 △국사학자 90%가 좌편향돼 있으며 지금 내가 공안검사라면 교육부 장관부터 아래까지 다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구속했을 것 등등 평소 소신을 거침없이 쏟아낸 것이다. 7일 오후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송일준 광주MBC 사장(전 한국PD연합회장)의 두 번째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자리였다.
과연 공안검사 출신답다. 매카시스트답다. 참으로 부끄러움을 모르는 인간이다. 자신이 방문진 이사장으로 있을 때 얼마나 공영방송을 망가뜨렸는지 전혀 성찰과 반성이 없으니 ‘철면피, 파렴치, 양두구육’이란 말을 들을 만하다. 열린 입에서 나오는 소리라고 전부 말인가. 이치에 닿지 않는 그의 말들은 차라리 사회를 오염시키는 오물에 가깝다. “공정방송은 방송노동자의 중요한 근로조건”이란 명제는 1987년 6월항쟁 이후 30년 넘도록 수많은 방송노동자들이 피땀어린 투쟁으로 일궈낸 성과다. 소유와 경영의 분리 및 편집권의 공유는 돌이킬 수 없는 세계 언론의 대세다. 시대의 흐름을 망각하고 과거 이념의 잣대로 세상을 재단하는 고영주는 어느 시대를 살고 있는가.
고영주는 “문재인은 공산주의자”라는 발언으로 명예훼손 민사에서 벌금 3,000만원을 선고받은 인물이다. 검사 시절, 영화 <변호인>에 묘사된 ‘부림사건’의 수사를 지휘하며 인권유린을 밥 먹듯 일삼았다. 그는 한때 시청자의 사랑을 받은 MBC를 추락시키고 망가뜨린 주범으로 꼽힌다. 방문진 이사장이라는 공적 책임을 망각한 채 경영진과 공모하여 노동조합을 탄압하고 노조 가입과 정당한 노조 활동에 대한 보복을 일삼았다. 그는 자기와 생각이 다른 기자와 PD를 모두 비정상 또는 좌파로 매도하며 현업에서 배제하는 데 앞장섰다. 오죽하면 국정감사에서 “과대망상증 환자”라는 지적과 함께, ‘방송 추행범’이란 지적을 받았을까.
그는 2017년 자신의 비리를 보도한 기사를 SNS에 공유하며 “간첩조작질 공안검사 출신, 매카시스트, 파렴치, 철면피, 앙두구육”이라고 지적한 송일준 광주MBC 사장(당시 MBC PD협회장)을 ‘명예훼손’과 ‘모욕죄’로 고소했다. 검찰은 송사장의 명예훼손 혐의에 대해선 ‘무혐의’ 처분을 내렸지만 일부 표현이 모욕죄에 해당한다며 벌금 1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내렸고, 송사장은 이에 불복해 정식 재판을 청구했다. 송사장은 “고영주 전 이사장이 사적인 인물이었다면 그렇게 비판할 이유가 없었을 것”이라며 “입장을 바꿔 보면 모욕적으로 느꼈을 수는 있었겠다 생각하지만 법적 관점에서 모욕죄에 해당한다고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거짓’을 반박하지 않으면 ‘참’이 된다. 고영주는 방문진 이사장을 그만 둔 뒤에도 자신의 광기를 무기로 ‘헌법수호국민운동본부’란 단체의 상임위원장을 맡아서 극우 이데올로기 확산에 앞장서고 있다고 한다. 그의 ‘말 같지 않은 말들’을 그냥 웃어넘길 수 없는 이유다. 자유민주주의의 기본 가치를 부정하는 극우 파시스트가 헌법의 가치를 입에 올리며 이 나라에 해독을 퍼뜨리는 것은 심하게 우려되는 일이다. 공영방송 MBC를 망가뜨린 인물이 이 나라의 민주주의와 헌법 시스템을 유린하는 것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
2020년 4월 9일
한국PD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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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freemediaf@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