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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주는 집을 지으면서 마을사람에게 이방인으로 받아들여 지는 것을 염려했다. 그래서 ‘주택가 숲에 오래된 나무’와 같은 집을 원했다. 신축한 주택인데도 10년은 돼 보이는 이유다. |
“건축문화대상 수상”
그린벨트인 서울 서초구 신원동 청룡마을에 자리한 이 집은 이를테면 '퓨전(fusion·혼합)'형 주택이다. 건축 자재로 서로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콘크리트와 나무를 잘 조화시켰다. 1층은 콘크리트로 틀을 세우고 2층은 나무를 이용해 기둥과 들보를 올렸다. 주택 내부도 한식과 양식을 배합한 퓨전 스타일로 꾸몄다. 이처럼 두 가지 이상의 혼합형 구조로 지은 집을 전문 건축 용어로 ‘하이브리드’(hybrid·두 가지 기능을 하나로 합친 것)형 주택이라고 부른다.
집주인 S씨는 처음엔 기존 단층 벽돌집을 개보수한 뒤 2층만 목구조로 증축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검사 결과 노후 정도가 워낙 심한 것으로 밝혀져 도중에 신축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린벨트에서 주택 신축은 까다롭다. 대지가 아닌 곳에 주택을 지으려면 원주민으로부터 이축권(移築權·일명 용마루딱지)을 별도로 구입해야 한다. 이축권은 그린벨트 안에서 도로 등 공공사업에 따라 집을 철거 당한 원주민이 인근 그린벨트에 집을 옮겨 지을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하지만 그린벨트지역이라도 이 집처럼 기존 주택을 허물고 신축할 땐 그나마 덜 까다롭다. 대지에선 이축권을 구입하지않아도 거주 기간에 따라 건축면적 100∼300㎡까지 신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 때도 자치단체의 까다로운 허가를 거쳐야 한다. 이런 복잡한 인허가 절차 때문에 설계에서 완공까지 시간이 많이 걸렸다.
S씨는 이 집을 짓기 전 강남에서 아파트에 오래 살았다. 때문에 내부평면을 아파트와 유사하게 꾸몄다. 아파트에 익숙해진 주거 생활을 감안해서다. 2000년 한국건축문화대상을 수상했다. 이 집을 설계한 솔토건축사사무소 조남호 소장은 “너무 튀지 않는 외형을 원한 건축주의 희망에 따라 주변의 기존주택과 조화를 이루는데 주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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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에서 계단을 따라 반층을 오르면 손님방이 나온다. 이곳에서 방향을 틀어 또 반층을 오르면 안방이다. 여기서 다시 한번 반층을 지나면 아늑한 다락방이 나온다. 다락방은 안방에서 테라스를 통해 연결된 가족전용공간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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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의 외장마감은 주변과의 조화에 주안점을 뒀다. 이웃집 담장과 연결된 벽돌벽, 수평 목재무늬 노출콘크리트 마감이 주변 주택과 잘 어울린다. 신소재 재료인 합판과 칼라강판으로 마감한 지붕은 일반 목조주택과는 전혀 다른 느낌을 준다 |
| 건축개요 프로젝트명..신원동 주택 대지위치.... 서울시 서초구 신원동 253-7 지역지구.....자연녹지 지역, 개발제한구역 대지면적....317.00㎡, 건축면적....101.71㎡ 연면적......209.60㎡, 조경면적....90.00㎡ 건폐율......32.09%, 용적률......30.11% 구조방식.... 철근콘크리트 + 목구조(platform frame) 내부마감....석고보드 위 수성페인트 외부마감.... 송판무늬 노출콘크리트+외장 합판(ply wood) |
주택 모형도. 철근콘크리트구조 위에목구조를 세웠다. |
■ 하이브리드형 주택
일반적으로 목조주택은 일반 주택에 비해 건축비가 비싸다. 대부분 해외에서 수입한 목재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미국·캐나다 등 북미산 수입 목재를 사용해 연면적 132㎡ 짜리 목조주택을 지을 경우 대략 1억2000만∼1억5000만원이 건축비로 필요하다. 하지만 같은 규모의 주택을 벽돌로 지을 경우 8000만∼1억원 가량이면 된다. 때문에 요즘 1층 부분은 철근콘크리트로 하고 2층을 목조로 지어 평균 단가를 낮춘 혼합형 하이브리드 전원주택이 인기다. 이렇게 하면 전체적으로 목조주택의 건축비를 20% 가량 낮출 수 있어서다.
이 뿐 아니라 목재와 콘크리트를 혼합하면 목조주택의 최대 단점인 바닥난방을 보완할 수 있다. 서구식 주택 건축방식인 목조주택은 온돌과 같은 바닥난방 방식을 도입하기가 어렵다. 건축방식이 바닥난방이 아닌 스팀 난방 시스템에 적합하도록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1층을 철근콘크리트구조로 하고 2층을 목구조로 지을 경우 이와 같은 목조주택의 단점을 극복할 수 있다. 이 때 물론 1층에는 거실·주방·다용도실 등의 공용 공간을 배치하고 2층엔 침실 등을 들이는 게 여러 모로 좋다. 이처럼 ‘스틸+목재’ ‘목재+철근콘크리트’ 등과 같이 두 가지 이상의 구조방식을 혼합해 짓는 주택을 하이브리드형 주택이라고 부른다. 서로 다른 건축 공법이 상승효과를 내 구조적으로 안전성이 높아질 뿐만 아니라 친환경성을 높일 수 있어 최근 대안 건축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설계자 소개 솔토건축사사무소 조남호 소장은 건축 소재로서 목재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목구조 건축을 미래 건축의 대안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지금까지 목재를 활용한 건축 설계를 많이 했다. 대표작으로 신원동 주택, 교원그룹도고연수원, 교원비전센터 등이 있다. 서울 서초구 신원동 하이브리드형 주택 설계로 2000년 건축문화대상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조 소장은 서울시립대에서 건축학을 공부했다. 정림건축에서 실무를 익힌 뒤 독립해 1995년 솔토건축사사무소를 세웠다. 문의 02-562-7576. | |
조남호 소장 솔토건축사사무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