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대 인터넷 커뮤니티 ‘스누라이프’에서 서울대생들의 국가관을 엿볼 수 있는 논쟁이 벌어졌다. 주제는 ‘전쟁이 나면 당신은 참전할 것인가, 도망갈 것인가’라는 것이었다. 지난 13일 한 예비역 서울대생이 “전쟁 나면 예비군들 어떻게 하실 건가요?”라는 글을 올린 게 발단이었다. 이 학생은 “세월호 사건을 보고 예비군 안 가고 도망가기로 마음먹었다”며 “예비군 가면 카빈 소총 주고 그거 들고 싸우라고 할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예비군 몇 천명 죽고 그냥 허무하게 전쟁 끝날 것 같다”며 “예비군법 무서워서 먼저 달려간 놈만 손해 볼 게 분명하다”고 했다. “세월호 탑승자 명단도 확인 못 하는 것 보니 우리 군·정부엔 엄청난 예비군 숫자를 파악할 능력도 없는 것 같다”고도 했다.
“나가면 총알받이” “국가는 비상시에 우릴 버린다”…동조 의견 많아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하루 만에 5000명 가까운 서울대생이 이 글을 읽었다. 찬성·공감을 뜻하는 ‘추천’은 130개가 넘었지만, 동의하지 않음을 의미하는 ‘비추천’은 30여개에 불과했다. 100개 가까운 댓글도 7대 3의 비율로 이 예비역 학생의 주장에 동조하는 내용이 많았다. “국가는 비상시에 여러분을 버린다. 여러분도 국가를 버릴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나가면 총알받이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예비군 동대 상근병 출신인데 전쟁 나면 소집도 제대로 안 되고 체크도 못한다. 군대 행정의 반은 ‘가라’다” “전시 소집에는 절대 응하지 말자. 우리 모두 약속하자”는 내용들이었다.
“나가면 총알받이” “국가는 비상시에 우릴 버린다”…동조 의견 많아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하루 만에 5000명 가까운 서울대생이 이 글을 읽었다. 찬성·공감을 뜻하는 ‘추천’은 130개가 넘었지만, 동의하지 않음을 의미하는 ‘비추천’은 30여개에 불과했다. 100개 가까운 댓글도 7대 3의 비율로 이 예비역 학생의 주장에 동조하는 내용이 많았다. “국가는 비상시에 여러분을 버린다. 여러분도 국가를 버릴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나가면 총알받이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예비군 동대 상근병 출신인데 전쟁 나면 소집도 제대로 안 되고 체크도 못한다. 군대 행정의 반은 ‘가라’다” “전시 소집에는 절대 응하지 말자. 우리 모두 약속하자”는 내용들이었다.
- 2010년 6월 경기 고양시 예비군훈련장에서 예비군들이 훈련을 받고 있다.
“이런 나라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치는 것은 헛된 희생”이라는 의견도 많았다. “위에 앉은 XX들이 개인에게 희생만 요구하고 어떠한 보호도 해주지 않는다. 일제강점기 때 독립운동가 후손이 객사해도 관심도 없는 사회가 우리나라다” “전쟁 나기 전에 높으신 분들을 한국에 없을 가능성이 높다“ ”내가 전쟁터에서 죽어도 내 가족에겐 1원 한 푼 돌아가지 않을 거다“ 등의 내용이었다.
“너희는 제2의 세월호 선장” “참전은 시민의 의무” 비난 의견도
“잘못된 생각인 것은 알겠지만 비난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었다. “굉장히 이기적인 생각인데 전혀 비판할 수가 없다”라거나 “글쓴이를 비난하고 싶어도 맞는 말이라 비난할 수 없다”는 내용이었다. “전쟁 나면 도망가겠다”는 목소리를 질타하는 쪽도 있었지만, 소수였다. 한 학생은 “내가 속한 공동체를 지키기 위해 참전하는 것은 시민의 의무”라며 “남들은 어떤 행동을 하든 나는 나 자신과 미래의 자식들에게 떳떳하기 위해 참전하겠다”고 썼다.
- 서울대 정문 모습.
어떤 학생은 도망가겠다는 학생들을 향해 “너희가 제2의 세월호 선장이다”라고 했습니다. 그는 “전쟁 나면 누군가 죽는 것은 당연하다. 지금까지 (서울대생으로서) 혜택은 다 누렸으면서 그럴 때는 빠지겠다니, 윗대가리들 욕할 자격 없다”고 비판했다. 다른 학생은 셰익스피어의 희곡 ‘햄릿’의 대사에 빗대 “세월호 의인(義人) 승무원 박지영으로 죽을 거냐, (선장인) 이준석으로 살아남을 거냐”는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한 서울대생은 “우리나라가 그토록 많은 굴곡을 겪으면서도 아직까지 나라를 유지해올 수 있는 것은 당신들이 욕하는 윗사람들 중에 어떻게 하든 묵묵히 자기 자리를 지키는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학생은 “세월호 때문에 이런 말을 하는 것을 ‘이해’는 한다. 하지만 ‘공감’은 할 수 없다”고 했다.
홍두승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세월호 참사 이후 ‘국가가 국민을 지켜주지 못했다’는 불안·울분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세월호 참사의 책임이 본질적으로는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에게 있음을 알고 침착하게 성찰할 때”라며 “장차 사회 지도층이 될 가능성이 높은 서울대생들이 공동체에 대한 의무를 가볍게 생각하는 모습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첫댓글 대글이 없는 것을 보니 할 말을 잊으셨군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