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화요일 서울을 다녀왔습니다. 상계백병원입니다. 3개월에 한 번 가야하는데 어머니가 가셔야 하는 날엔 차로, 저 혼자 가도 되는 날엔 고속버스를 타고 다녀옵니다. 이번엔 저 혼자 가도 되는 날이어서 버스를 예약했습니다. 예약 시간이 11시30분인데 보통 차로 가면 8시에 출발해도 12시 전후로 도착합니다. 하지만 아침 8시30분 버스를 타면 11시30분 전에 여유 있게 도착합니다. 버스를 이용한지 7-8년 되어 가는데 그래서 고속버스 터미널이 어떻게 변해왔는지 좀 알 수 있습니다.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한 가지입니다. 고급화입니다. 전엔 백화점 위주로 고급졌는데 점점 그 범위가 넓어져왔습니다. 전에 터미널을 이용할 때 공사 중이었는데 이번에 보니 터미널 아래도 더 고급화 되었고 브랜드화 되었습니다. 그뿐 아니라 매표소 주변에 있던 상가들도 역시 고급화 브랜드화 됐습니다. 예전에 친근했던 가게 이름은 대부분 사라지고 뭐 하나 사더라도 선뜻 결정하기엔 결코 쉽지 않은 상황이 됐습니다.
상계동에서 칼국수를 먹고 터미널에 다시 도착했는데 역시 간곳으로 나오지 못하고 끝부분을 통해서 나왔습니다. 그래서 더 많이 변화 상점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태안 출발시간이 오후 2시 20분인데 2시 10분 전에 도착해서 여유가 있었습니다. 가져간 책을 의자에 앉아서 읽다가 다리와 고개가 아파서 일어났습니다. 여전히 오가는 사람으로 분주했습니다. 제 앞에 있는 상점들을 보니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특히나 빵이나 커피를 파는 곳이. 운동도 좀 할 겸 매표소 주변의 상점들을 시찰해 보기로 했습니다. 다른 곳도 저렇게 사람들로 만원인지 궁금했기 때문입니다. 그 날이 대목인지 아니면 늘 그런지는 모르지만 대부분의 상점들에 사람들이 음료수나 빵을 시키고 앉아서 담소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아니면 물건들을 사고 있거나 구경하고 있었습니다. 저도 그 흐름에 합류하기로 했습니다. 새날이는 필리핀에, 집사람은 친정에 가 있어서 쓸쓸하게 있는 진영이와 어머니를 위해서 간만에 경성 고로케를 몇 개 사서 비닐 주머니에 담았습니다. 다시 자리에 돌아와서 앉으면서 주변을 보는데 많은 사람들이 나름의 물건들을 사서 간수들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들의 삶의 자리로 돌아가기 위해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아마 집에 있을 사람들을 위해 좀 비싸도 뭔가 산 것이 무슨 큰 사치인가 싶었습니다. 날마다 터미널에 와서 비싼 것들을 사 가는 사람들이 있겠습니까? 서울에 일보러 왔다가 또는 여행을 떠나려고, 아님 오랜 만에 친구를 만나기 위해서지 싶습니다. 사소한 즐거움인데 그 또한 누리는 것도 때론 부담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