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한밭시조백일장 장원(상금 500만원)으로 수상하였던 김성숙 시조시인이 3시조집 『순례하는 달팽이』를 오늘의문학사(오늘의문학 특선시조집 86)에서 발간하였습니다. 이 시조집은 대전문화재단과 대전광역시에서 우수 작품으로 선정되었고, 발간비를 지원받았습니다. 1시조집 [소망 하나, 그대 하나], 2시조집 [폴더를 다시 연다]에 이어 발간하는 3시조집에는 진실한 신앙생활을 중심으로 개인의 서정과 생각이 시조작품으로 형상화되어 감동을 생성하고 있습니다.
김성숙 시조시인은 대전시조시인협회 회장을 역임하였고, 문학사랑협의회 감사로 봉사하는 분입니다. 김성숙 시조시인은 ‘오늘의문학’ 신인작품상 시 부문에서 수상하여 시인으로 등단한 분입니다. 동시에 우리 겨레가 700여 년 면면하게 창작해온 민족시(겨레시)로서의 시조 창작에 특별한 사명감으로 시조 창작과 시조 보급에 노력하는 분입니다. 한국의 시조 발전과 향토 시조단체의 진흥을 위해 노력하는 분입니다.
서평 - 이도현 시조시인의 해설 부분을 일부 소개하여 서평에 갈음합니다.
#서평 1
<고 논강(論江) 김영배 선생은 참교육자요, 시인이며, 수필가로서 존경받는 우리고장의 선비였다. 아버지의 고매한 인품과 뛰어난 문학성을 이어받아 딸은 시조로, 아들은 소설가로 활동하고 있으니 아버지의 후광이랄까? 남매가 문학의 대를 잇고 있다. 얼마나 장한 가정인가.
김성숙 시인은 시조집 서시 <삶>에서 ‘지고 온 산 하나가 부표로 바다에 떠 있다가 이제 뭍으로 올라와 봄바람 품어 안고 순례하는 달팽이로 인생역정을 가고 있다.’고 고백한다. 시인은 이제 이순(耳順)의 연치를 넘어 귀를 기울여 순종하고, 비우고, 채우며, 묵상으로 때로는 쉬어가며, 저 높은 곳을 향하여 기도하는 하루하루를 이끌고 순례하는 길을 간다.>
#서평 2
<세 발로 가는 마차 따르릉 종소리가
초등학교 운동장에
내려놓은 일곱 살
가을이 샛길로 와서 흑백사진 펼쳤다.
개구쟁이 우리 오빠 굴렁쇠를 굴리고
빛나는 돌에 새긴
아버지의 노랫말을
한참을 읊조리다가 물이 드는 저녁놀.
비바람 견뎌내고 폭설도 부려놓은
한줄기 염원으로
젊은 날을 불태우고
시간의 파도를 넘어 안식에 든 아버지.
- <아버지>전문
작품 <아버지> 전문이다. 화자가 고향에서 세발자전거를 타던 어린 시절, 일곱 살 때의 추억을 흑백 동영상으로 재연하고 있다. 아버지가 재직하던 논산 광석초등학교 드넓은 운동장에서 개구쟁이 오빠는 굴렁쇠를 굴리고, 운동장 한 쪽의 웅장한 돌에 새겨진 아버지가 작사한 교가비(校歌碑) 가사를 읽으면서 그만 저녁놀이 물들었다.>
#서평 3
<외출했던 생각들이
현관문 밀고 와서
겹겹이 업고 온 산
불빛에 내려놓고
신발을 벗는 순간에
쉼표 몇 점 돋는다.
-<귀가>전문
단수(單首) <귀가>전문이다. 세상에 자기 집처럼 좋은 안식처가 또 있을까. 외출해서 온종일 다녀보아도 쉬고 가라는 사람 한 사람도 없다. 그러기에 집을 성채(城砦)라 했다. 집은 안전하게 휴식할 수 있는 쉼터요, 요새이기 때문이다. 외출에서 돌아와 현관문을 열고 들어와서 짐을 내려놓고 신발을 벗는 순간 그 해방감이 어떠한가? 귀가(歸家)는 긴장에서 풀리는 해방이요, 안식이요, 가족과의 만남이다. 가정은 사랑의 보금자리이다. 푯대 없이 세상 속에서 하루하루를 방황하는 사람들은 집으로 돌아올 일이다. 아버지는 집나간 아들이 돌아오면 기뻐서 뛰어나가 포옹하고, 잔치를 벌인다. 집은 사랑이요 걱정이 없는 쉼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