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방송을 듣는데 아침부터 계속 쏟아지는 멘트는 눈이야기. 아마 서울은 눈이 펑펑 쏟아진 모양입니다. 눈은 확실히 옛 추억을 돌이키거나 왠지 마음을 들뜨게 하는 특별한 분위기 만들기에 최고입니다. 눈이라고는 볼 수가 없는 동남아 사람들이 일본이나 한국을 찾는 관광목적에 눈즐기는 풍경도 꽤 있습니다. 우리에게도 신나게하는 점이 많은데 그들에게는 얼마나 신남을 넘어 신기하기까지 할까요?
제주도는 오히려 맑게 시작했습니다. 아침마다 일출장면을 지켜보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하니 제주도의 아침은 거의 밝게 시작합니다. 늘 구름이 많기는 하지만 그 사이를 비집고 어쨌든 환하게 빛은 내뿜어 줍니다.
오늘은 작정하고 만보를 시작해보았는데... 기온은 10도를 넘겼고 바람도 없으니 한겨울임에도 별로 차갑지 않습니다. 표선항에서 하얀등대를 지나 오늘은 만보를 훌쩍 넘겨볼 요량이었으나 중도에 뿌려대는 비로 인해 서둘러 돌아왔습니다. 먹구름이 사방에서 밀려와 심상치 않다고 생각하긴 했는데, 기온이 있다보니 눈이 아니라 비가 뿌려댑니다.
바닷가 둘레길로 시작했지만 돌아오는 길은 민속해안로 도로를 이용해서 재빠르게 돌아올 수 밖에 없다보니 오천보도 못 채웠습니다.
태균이가 요즘 설사병이 나서 제대로 못먹고 하더니 혹시나하고 보관해두었던 2XL 겉옷이 이제서야 맞습니다. 4-5XL라는 초대형의 사이즈 (미국에서는 2XL사이즈)의 옷까지 입었으나 요즘은 너무 큰 것 같아 단계를 내려보았더니 잘 맞습니다. 몸매변화는 옷사이즈로 확인하는 게 정확합니다. 그러고보니 저는 15살 이후 전혀 몸매가 변하질 않았으니 이런 점은 복받은 체질입니다.
요즘 꼭 완성해보고 싶은 책 내용은 한 인간이 성장하는데 양육과 교육환경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관한 것입니다. 유전자 운명론이 대세인 현대의 첨단과학 시대에 그래도 뇌의 마지막 완성점의 10%는 결국 유전으로만 풀기 어려운 양육과 교육환경에 있다는 것을 꼭 밝혀가고 싶습니다.
그 10%가 바로 전두엽인데요, 한 인간의 모든 것, 품성 인성 자세 태도 지적능력 대인관계 등등의 모든 것이 전두엽 소관이라는 것을 진하게 깨달아가고 있습니다. 우리 뇌의 총 사령탑인 전두엽은 타고난 것이 아니라 개발되어지는 것이라는 것을 쉬운 풀이로 꼭 알려주고 싶습니다.
한 인간이 잘 성장함에 있어 다양한 영역의 전두엽 발달은 일반 사람에게도 핵심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우리 발달장애 아이들에게는 5살까지의 기능을 찾아주는 일이 더 핵심이 될 수 있기에 이런 뇌과학을 바탕으로 한 발달장애 특수교육의 재편은 시급한 과제입니다. 그런 작업에 시발점은 꼭 필요합니다.
완이의 촉각추구와 방어는 지난 주 집에 다녀온 후 갑자기 너무 심해졌습니다. 간만에 만보행군 나가서 간식을 주니 먹는 방식도 다시 퇴행... 간식먹기의 퇴행은 전형적으로 촉각추구하면서 과자먹기로 대표되는데요, 손가락으로 부셔서 먹기, 신생아처럼 과자와 함께 손가락이 다 입으로 들어가기 등의 행동으로 나타납니다.
과자를 먹을 때, 부셔서 손가락까지 입에 함께 넣는 유아적 방법을 벗어나 과자 먹을 부분만 입으로 깔끔하게 베어물어서 먹도록 하는 훈련을 정말 많이 시키면서... 이제 되었다 안심했는데 이것까지 제자리로 돌아가는 것을 보니 희망이 사라지는 느낌... 작은 행동 하나하나에 뇌의 상태가 그대로 드러나기에 진한 회의감이 밀려드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2월 7일, 완이가 집으로 아주 돌아가는 날입니다. 완이 부모님들 평가대로 집에서 너무 점잖아지고 의미있는 행동과 태도를 보이니 예전과는 너무 달라진 모습에 놀라곤 하지만 사실 전두엽 부분은 건들여 보지도 못하고 보내는 셈입니다. 감각회피와 추구문제가 너무 커서 이것 조절하는 것부터가 시간을 요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감각추구 욕구가 많이 해소되었다고 하루아침에 작동되지 않던 전두엽이 가동되는 것 아니어서 이 때가 참 위험한 것은 사실입니다. 전두엽이 가동하질 못하면 뇌의 일관성이 생기질 않아서, 이렇게 무언가 불안이 엄습해오면 옛날 방식으로 순식간에 돌아가버리는 오류가 언제든지 반복될 수 있습니다.
12개월까지는 해놓았다 싶었는데 6개월 수준으로 돌아간듯한 간식먹기 태도. 무언가를 집어올리거나 과자먹을 때 검지손가락을 주로 사용해야 하는 기능은 12개월이 되어야 가능한데 그 전에는 손바닥이나 네 손가락 모두 사용해 움켜잡는 방식으로 하게 됩니다.
어제 간식먹는 모습은 6개월 전 아가처럼 손가락이 과자와 함께 입으로 다 들어가는 유아단계... 며칠 더 두고보면서 엄습한 불안을 풀어가야 하겠지만 완이도 어서 스스로 성장에의 힘을 얻어갔으면 좋겠습니다.
오늘은 어떤 발달장애 청소년/성년 대상 주간보호활동 서비스센터를 방문하기로 했습니다. 준이 입소여부를 상담하기 위해서입니다. 준이를 긴세월 데리고 있을 수 밖에 없기에, 낮시간은 준이도 활동을 할 수 있는 기관이 필요하고, 저도 24시간 케어의 스트레스에서 잠시 피해있는 서로를 위한 탐색과정을 시작해보려 합니다.
제가 근래에 가졌던 아이들 돌봄에 대한 스트레스도 해결해 가야하고, 해야할 일에 대해 준비도 해야하고, 좀더 현명한 2024년을 만들어가야 합니다. 시설이나 활동환경이 바램대로 좋기를 바라며 아침 일찍 서둘러야겠습니다.
첫댓글 아, 준이 쎈터 활동의 기회가 있기를 바래 봅니다. 아기 수준으로 돌아가는 완이의 몇가지 모습에 짠함등 여러가지 감정이 드네요. 그래도 희망을 🙏‼️🍒
태균씨 살빠지니 인물이 넘 좋아요~이대로 쭉 만보걷기로 몸매를 유지해서 다이어트와 건강 다 챙기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