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속담이나 말에는 여우가 많이 등장합니다
맑은 날 비 오면 "여우 시집 가는 날"이라고 하고
별 볼일 없는 이가 뒷배를 믿고 설치면 "狐假虎威"(호가호위)한다고 비꼬기도 하지요
옛날옛적 길손이 먼 길 가다 두려움에 떠는 여우고개가 전국의 산중에 헤아릴 수 없거니와
주로 여자들이 깜찍하고 영악하게 굴면 여우짓이라 하더군요
딱히 좋은 이미지는 아니지만 "전설따라 삼천리"처럼 정감 있는 동물인데
우리나라 멸종위기종 1급 동물이 되어 요즘은 동물원에서나 만날 수 있습니다
사람의 간섭으로 멸종된 동식물이 한두가지가 아니지만 여우는 70년대 쥐잡기운동에 일차적인
타격을 받았다고 들었습니다
인가 주변에 살았던 것은 설치류를 잡아 먹는 습성 때문이고 사람들이 여우를 해로운 동물로 여기거나
모피를 노려 사냥한 것이 두번째 이유인가요?
닮은 모습이라 하여 여우를 빗댄 식물도 꽤 많더군요
여우콩,여우팥,여우오줌,여우구슬,여우주머니 등등
도입종 식물에도 여우꼬리풀,여우가지등이 있으니 암튼 여우는 사람과 가까운 동물이었던 모양입니다
여우구슬과 여우주머니 사진을 올리려고 꽤 사설이 길어졌습니다만
숲 카페 자유게시판에 식물 사진을 곁들인 식물을 소재로 하는 수필을 올려 보겠다는 결심을 하고
부족한 글 올리려니 이런 저런 말이 많아 집니다
식물의 특성에 관한 것이야 정식 수업보다는 주먹구구로 배운게 많아 감히 내놓을 수 없지만
감성으로 공감하고 싶은 뜻을 너그러이 웃어 주시길 부탁 드립니다
재작년 도로블럭틈에 핀 여우구슬을 가져와 화분에서 꽃과 열매를 찍었습니다
어찌나 작은지 여러번 실패하던 끝에 꽃을 보니 넘 이쁘네요!
번잡한 세상일에 마음 쓰다 화질 나쁜 사진 한장 남기고 다 떨어져 씨도 못받아서 애석합니다
여우가 꼬리 밑에 구슬을 감추듯(그 모습을 본 건 아닙니다ㅎㅎ) 잘 보이지 않게 잎과 줄기 아래
구슬을 주렁주렁 달고 있는 녀석은 동네 길에서 놀고 있었습니다
시간이 안맞다고 나홀로 공부를 하면 쉬운 것도 모르는 게 많답니다
여우주머니도 사진으로만 봤는데 올해 처음 최윤정선생님 수업에서 만나고 얼굴을 익히고 나니
동네 길에서 여기저기 보이더군요
숲 공부를 같이 하면 공유할 게 많겠구나 생각을 했습니다
이 아이는 다행히 씨를 받아 두었답니다
심을 곳도 마땅치 않지만 화분에라도 심어서 내년에는 여우주머니도 꽃사진을 찍어볼 계획입니다
생태계는 복잡한 그물관계로 얽혀서
다양한 포식자와 피식동물과 숙주가 존재할 때 안정되고 건강해 진다 합니다
환경부와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는 소백산 지역에서 여우복원사업을 진행중이라 하니
자연에서 자라는 여우를 볼 소망을 여우구슬과 여우주머니를 통하여 새겨 봅니다 고맙습니다
첫댓글 고맙습니다
여우구슬과 여우주머니 만나다보면 여우만나지 않을까요
이 작디 작은 여우들에게 꽃혔군요...
빨간 열매와 단풍 든 잎이 얼마나 앙증맞은지...
고무신님의 꽃이야기, 쭈욱 계속되길요~ ^^
꼬리에 구슬감춘 여우^^ 재미난 표현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