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퀴엠 / 강에리
따듯한 봄바람 타고
날아갈 때까지
너는 네가 거미인 줄 몰랐다
고치를 만들 실로
그물을 짜면서도
나비가 될 줄 알았다
포식자가 된 후에도
달이 뜨는 밤마다
날아오르는 꿈을 꾸었다
아름다운 것을
사냥해야 하는 천형을 안고
눈물로 하늘에 그물을 쳤다
이른 아침
사냥이 시작되기도 전에
펼쳐진 죽음의 무도
어미새의 먹이가 되어
마침내
슬픈 원죄의 마침표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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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스의 시가 있는정원님의 스토리를 확인해보세요. https://story.kakao.com/ch/ellisgarden/IFDAeEMLVMA
첫댓글 거미의 죽음에서
인간사 속의그러한 삶을 보게 됩니다.
샘 감사드려요 포식자 거미도 결국 아기새들을 키우는 먹이로 생을 마치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