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배문학토크콘서트 개최 배경과 의도
대상자 선정에 대하여
권대근
문학박사, 대신대학원대학교 교수
제1회 남해유배문학토크콘서트
■ 일시: 2024년 9월 7일 오후 4시
■ 장소: 남해 바람흔적미술관
■ 발제: 권대근 교수
■ 좌장: 송명화 박사
■ 대상: 김정애 유배수필
■ 강연: 이승모 관장
■ 시낭송: 장한라 시인
나는 왜 유배문학에 큰 관심을 가지는가? 첫째는 고향이 유배의 섬 남해라는 데 있을 것이고, 두 번째 이유는 유배문학 중에서도 수필 분야가 다른 장르에 비해 덜 연구되고 있다는 차원이 고려되었다는 점이고, 세 번째는 남들이 잘 하지 않는 특별한 일을 하고 싶다는 평소의 생각이 보태졌고, 네 번째 이유라면 남해 유배문학이 다른 유배문학에 비해 독특하다는 점이 있을 것이고, 다섯 번째 이유는 유배문학의 외연을 확장해서 유배수필에 관한 책을 한 권 집필해 보겠다는 뜻이 있었고, 여기에 더하여 실력있는 제자들이 유배문학에 관심을 갖겠끔 유도해서 그들의 이름이 유배문학사와 함께하기를 바랐던 것이다.
내가 하는 일들은 저를 위한 일이기도 하지만, 제자들의 문학적 역량을 키우기 위한 일이다. 그것은 다스림 제자가 아니라도 유배수필 쓴 사람도, 토크할 사람도 많지만, 제자인 김정애 수필가를 그 대상자로 지명한 데서 확인할 수 있다. 그런 의도가 없었으면 이런 행사는 안 해도 되고, 굳이 남해에 가서 할 이유도 없었을 것이다. 몇 날 며칠을 고생하고 연구하고 불편하지만 집도 무료로 내어주고, 발제비도 안 받고 무료로 강연에 나선 것이 이를 증명한다. 유배문학연구가 제자들의 문학적 업적을 키워주는 일이기에 그들을 위하는 마음으로 유배문학행사를 에세이문예사 송명화 주간과 기획하고 연구를 했던 것이다.
다스림부산 동인회 김정애 회장을 대상자로 선택한 것은 김정애 회장의 수필 역량이 누구보다도 뛰어나다는 것과 다스림 초대회장을 맡고 잇다는 점, 그리고 함께 다스림이 돌아가면서 작품을 발표하고 공부하는 형식이 있으니, 이왕이면, 제자를 토크콘서트대상자로 해서 빛나게 해 드리자는 제자사랑 정신이 작용했던 것이다. 토크콘서트 대상자가 없어서, 할 사람이 없어서 그런 게 아니다. 훌륭한 남해 출신 수필가도 있고, 문학의 섬 출신인 남해 수필가도 있고, 유배문학 작품을 써놓은 유명 수필가도 있었지만, 값은 값이면 제자를 토크콘서트 주인공으로 삼자는 것이었다.
무엇보다도 남해는 전국 최초로 유배문학관이 문을 연 곳이다. 유배가 단순히 사람을 연고지에서 추방하는 형벌의 한 형식이 아니라 유배를 통해 중앙의 문화가 지방으로 확산되는 계기가 되었고, 이를 통해 지방의 토착적이고 개성적인 문화가 외부로 알려지게 되었다는 문화현상으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고, 유배객의 실생활이 그대로 투영된 수필을 심층적으로 연구하여 분석하고, 유배수필의 내포와 외연을 확장하여 유배수필에 대한 관심을 높이겠다는 큰 뜻에 제자들과 함께하겠다는 생각이 이번 제1회 유배문학토크콘서트에 담겨 있다.
이런 큰 행사를 성공적으로 해낼 수 있었던 배경에는 송명화 다스림부산동인회 자문위원의 역할이 컸다. 사전답사와 미술관 협의와 연락, 자료집, 플래카드 거기다 좌장으로서 토론자들과 협의, 질문 준비, 차량배정 등 거의 모든 일을 다 해내었다. 송명화 수필가도 고향이 남해라서 유배문학토크에 두 팔을 걷어부치고 준비를 했을까. 그건 아니다. 유배문학토크콘서트를 통해 우리 다스림 제자들의 성취를 널리 알리겠다는 스승의 뜻에 적극 동조하고 따랐을 뿐이고, 이를 통해 단합도 하고 야외 1박도 하고, 좋은 구경도 하고 등등 여러 목적에 동의하여 행사를 기획한 것이고, 제1회 연구발표를 계기로 해서 제2회로 이어져 다시 내년에도 남해에서 이런 행사를 하면, 우리 수필이 유배문학사에 주목을 받으며 가치 있는 장르가 되리라는 기대가 깔려 있었다.
남해의 유배문학은 그 양을 떠나 주제와 장르의 다양성을 통해 제주도 거제도 진도 등 다른 유배지에 남겨져 있는 유배문학과 비교가 되지 못할 정도의 독특함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유배수필의 경우는 시와 소설 분야에 비해 연구성과가 너무 미약해서, 이번 바람흔적미술관 유배문학토크콘서트를 통해 나는 수필학자로서 유배수필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보고자 하였다. 이번 유배수필 연구발표를 계기로 해서 우리 다스림동인들의 이름을 남해유배문학사에 올리는 것이 제자들의 문학적 성취를 빛내고 문학활동을 돕는 길이라 생각했던 것이다.
김정애 회장은 이런 저의 취지를 잘 이해하여, 기꺼이 제 뜻을 받아들였고, 송명화 주간이 늘 뜻을 잘 따라주어 또 대다수 제자들이 말없이 잘 따라주어 에세이문예 주최지만, 다스림 행사로 하는 것처럼 꾸며 원만하게 행사를 잘 마칠 수 있었다. 행사를 위해 누가 수고를 하고 안 하고 누가 밥을 사고 커피를 사고 등 도와주는 일도 중요하지만 더욱 더 중요한 것은 행사의 취지를 제대로 알고, 제대로 이해하고, 좋은 뜻을 널리 받들어 우리 문학이, 우리 수필이 다른 장르와 균형을 맞추어 발전할 수 있는 기틀을 다져나가는 게 먼 길을 동행하는 자들과 함께 오래 같이 가는 데 더욱 중요하다는 걸 말씀드린다.
오늘은 ‘작가는 글로 말하고 인간성으로 평가받는다’는 말로 마무리한다. 앞으로 남해유배문학연구가 해를 거듭할수록 더욱 왕성해지고, 다른 사람들의 관심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길 기대한다. 장소를 제공해준 후배 바람흔적미술관장, 제주도에서 비행기 타고 와서 시낭송을 해준 장한라 시인에게 특별히 감사를 드린다. 1박 2일 동안 불편함에도 말없이 잘 따라준 다스림동인 여러분께도 감사를 드린다.
제1회 남해유배문학토크콘서트를 마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