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6주동안 다녀온 어학연수 후기를 작성해 보려고 한다. 1월 5일부터 2월 17일까지 총 43일을 다녀왔다. 어학연수에 대해서 조금 자세하게 설명하자면 그냥 다른 나라 가서 공부하고 오는것이다..^^ 사실 가기 전에는 나 혼자만 4주인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까 6주라는 사실에 매우 화가 났다. 두달이나 있는 내 방학의 반절 이상을 풀로 해외에서 보내다니 그것도 공부를 하면서.. 상상만 해도 너무 짜증나고 싫었다. 엄마 맘대로 6주로 바꾼것도 싫었고 애초에 어학연수를 가는 것 자체가 끔찍했다. 그렇게 초등학교 졸업식 날 다른 동네로 이사가서 더이상 친구들과 선생님을 못본다는 마음에 펑펑 울고 말았다.. 사실 지금도 내가 중학교를 간다는게 믿기지가 않는다. 아무튼 그렇게 졸업식을 마치고 점심을 먹은 후 바로 인천 공항으로 갔다. 비록 엉덩이가 굳어버릴것 같아도 항상 비행기를 타는건 너무 신나는 일인것 같다. 비행기에서 엉덩이가 닳아버릴 것 같은 느낌을 참고 잠을 자니까 벌써 필리핀에 도착해있었다. 내가 어학연수를 받으러 간 지역은 필리핀 바기오였다. 비행기에서 발을 뗀 순간 뜨뜻한 공기가 내 얼굴을 세게 불었다. 매우 기분이 나빴다. 비행기를 타고 도착한 곳은 클락 공항이었는데 거기서 차를 타고 또 2시간 반동안 차를 타고 센터로 이동했다. 눈을 떠보니 새벽이었다. 그리고 센터로 들어가보니 영 낯선 배경밖에 없었다. 하늘을 처음 보는 사람처럼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2층으로 이동했던 내 표정은 아직도 생생하다. 방으로 들어가보니 나 포함해서 4명의 사람이 방을 같이 쓰는 구조였다. 역시 필리핀은 필리핀인지.. 방도 좁고 오직 있는건 침대, 서랍, 옷장이 끝이었다. 기대는 안했지만 많이 실망하기는 했었다. 인테리어도 똥같고 세면대도 더러워 보이고 이렇게까지 안좋을 줄을 상상도 못했다. 하지만 그때는 그렇게 생각할 여지가 없었다. 일단 너무 졸려서 바로 뻗어버렷당 ㅎ 다음날 푹 쉬고 일어나 정신을 차려보니 그재서야 안좋은 시설이 눈에 들어왔다.. 하지만 이미 온 이상 어쩔수 없다 그냥 빨리 시간이 가기만을 기다리는 수밖에 ^.^ 사실 거기 계시는 원장님 아내분이 온후로 일주일은 시간이 잘 안가지만 그 이후로는 시간이 쥐잡아먹듯이 빨리 간다고 해서 일주일이 다 가기만을 기다렸다. 처음 수업은 떨리고 숨도 막히는 어색한 분위기였지만 일주일 반 정도 지나니 선생님이랑 농담도 하고 언니들이랑도 친해졌다. 나랑 가장 친하게 지낸 언니들과 친구들은 다 경기도 시흥에서 온 친구들이엇는데 원래 서로 다 아는 사이였다고 한다. 센터에 있는 웃긴 애들을 주제로 밤마다 이모 몰래 방에 놀러가서 수다떨고 몰래 라면을 끓여먹는다거나 잊지 못할 소중한 추억을 만들었다 !! 수요일은 액티비티 활동을 하는 날이라 서핑도 가고 sm이라는 마트에 가서 먹고싶은거 다 사먹고 완전 짱이었다. 필리핀은 물가가 싸서 망고도 한국의 3배 가격 낮게 살수 있는데 생망고가 정말 맛있다. 마트 가면 진짜 맛있는 과자가 250원이고 그런다.. 평일에는 핸드폰을 받지 않아서 주말에만 받는데 핸드폰이 없어도 사는건 가능하긴 한가보다 오히려 언니들이랑 농담 따먹기하고 노래부르고 춤추고 하다보면 이런게 더 의미있는 것 같담 그래도 주말에 핸드폰 받으면 눈 뚫어지게 하기는 했다 얘기만 들으면 잘 지낸것 같기는 하지만 생각보다 많은 일이 있었다. 원래 4인조 방을 쓰다 나랑 친하게 지낸 친구가 방에 벌레가 나온걸 보고 방을 옮기고 싶다면서 나한테 방을 바꿔달라고 했는데 딱히 상관없어서 1층에 3명이서 방을 쓰게 됐다. 그러다 한 친구가 나가고 결국 나랑 친구랑 둘이서 방을 쓰기로 했는데 그 친구랑 너무 성격이 안맞아서 힘들었다. 그리고 온지 며칠 안된 날은 친구들이랑 선생님을 졸업한게 믿기지가 않아서 맨날 울고 그랬다..너무 힘들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별거 아니다. 내가 졸업했던 친구들이 좋기는 했지만 어차피 연락도 안할것이고,, 모든것에는 이별이 있는 법이라고 생각하며 항상 그렇게 넘겼다. 캠프에는 4주차 6주차 8주차로 나뉘어져 있는데 4주차 애들과 정을 너무 많이 들어버려서 4주차 애들이 가는데 콧물눈물 질질 짜며 난리도 아니었다.. 다 착하고 너무 좋은 친구들이었기에 정을 떼는게 쉽지가 않았다. 그리고 원래 내 성격이 잘 울고 정도 쉽게 붙이는 성격이라 조금 많이 울기는 했다. 하지만 4주차 애들이 가면 나는 2주밖에 남지가 않았다.. 엄마한테 비밀인데 공부보다 놀기를 더 열심히 하기는 했다. 물론 나도 가기 전에는 공부만 하려고 했는데 거기 친구들이 너무 재밌는걸 어떡하는가... 놀수밖에 없는데 공부는 2순위로 밀려날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조금 늘기는 하지 않았을까?? ㅎㅎ 과목 중에서 내가 그나마 나은게 영어이기는 하지만 그렇게 잘하는 편이라고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근데 거기 가니까 서울, 시흥, 인천 거의 수도권 출신인데 내가 이 아이들보다 딸리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밖에 없었다. 근데 그룹 수업을 같이 하니까 수도권에서 온거라고 다 잘하는게 아니구나 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자만한 얘기일수도 있지만 정말 기본도 안되있는 아이들이 많았다. 일종의 내가 편견을 가진건가 싶기도 했다. 거기 센터는 밥이 정말 맛있다. 맨날 필리핀 음식만 나오는게 아니라 떡볶이 마라탕 파스타 맛있는게 많이 나와서 좋았다. 시설도 쓰다보면 많이 적응되고 오히려 지금은 필리핀이 그리울 정도이다. 수압도 약하고 벌레도 많이 나오고 하는건 어쩔수 없고 당연히 한국이 좋을수 밖에 없지만 거기만의 매력이 벌써 나에게 익숙해졌다는게 신기하기도 하다. 입국 일주일 전 새로운 학생들이 더 왔는데 잘생긴 사람이 한명 있었다. 근데 많이 못 친해져서 아쉽다 ㅜㅡㅜ 수업도 열심히 듣고 더 열심히 놀고 하니까 가는 날이 며칠 안남았었다. 언니들도 시간이 빨리 간다고 하고 정을 더 붙이는 말을 서로 했던것 같다. 2월 17일 8시경에 차를 타고 공항으로 갔다. 가기 전에 역시나 펑펑 울었다. 근데 이번에는 많이 안나왔던것 같다. 왜냐면 전에 엄청 울었기 때문에.. 비행기를 타고 한국 땅을 밟는 순간 겁나 감격스러웠다. 아빠가 데리러 오셨는데 일단 내가 한국에 있다는것 자체가 기뻤다. 이게 가기 전에는 헤어짐의 아쉬움과 한국을 가는 기쁨이 반반이기에 눈물이 잘 안나왔던 것 같기도 하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입꼬리가 찢어질뻔 했다. 그리고 현재의 나는 벌써 개학을 이틀 앞두고 있다. 이게 말이 되나...... 거기서 내 방학을 한달 하고 반이나 보낸게 아까울지라도 거기서 영단어 한개라도 더 외우고 표현을 하나라도 더 외우는게 가격에 비해서는 불충분할지라도 많은걸 배웠기에 후회는 없다. 오히려 한번 더 가고싶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서 친해지고 그 사람과 많이 웃고 재밌게 지낸다는건 정말 행복한 일이기에 아직도 나는 필리핀이 그립다. 거기 있는 언니들이랑은 정말 웃음이 끊이질 않았기에 나에게는 너무 행복한 추억밖에 남지 않았다. 물론 6주가 180도 바뀌기에는 당연히 적은 시간이지만 거기서의 내가 더 노력을 하면 좋았을 것이다. 내가 거기서 공부했다는게 최선이라고 말할수는 없지만 그래도 공부를 하긴 했으니까 된거라고 생각한다. 시간은 흐르고 흐른다. 지금도 초가 지나고 있고 몇시간 뒤면 일요일이 올것이다. 내가 거기서 재밌게 논것은 잘한거지만 과거의 내가 좀더 열심히 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을 하기는 한다. 나는 아직도 현재를 자각할 수가 없다. 졸업을 한게 한달 전 같고 비행기를 타고 한국에 온게 저번주 같은데 난 현실을 믿을수가 없다.. 시간은 왜 가는거고 과거와 미래는 왜 생기는걸까?????? 아무튼 복잡하게 더 생각하기는 싫고 오늘은 글이 많이 길었지만 우리 모두 후회없는 과거와 오늘이 뿌듯하고 어제가 자랑스럽고 미래가 꿈과 희망으로 가득찬 날을 보냈으면 좋겠다.
필리핀에서 가장 많이 느낀것 5가지만 말하고 끝내겟당~~
첫번쨰 물가가 정말 싸다 2만원만 있으면 바이킹을 탈수 있다
두번째 하늘이 정말 예쁘다
세번째 수도권에 사는 사람이라고 모두 다 공부를 잘하는게 아니다
네번째 시간은 정말 빨리 간다
마지막 한국에 산다는걸 감사하게 생각하자
곧 중학교에 가는데 응원해주시길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