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넘재 산적 일인 시위
-윤동재
청송 부남과 현동 사이 고갯길
산적이 많아 셋이 모여야 넘던
유식한 이는 삼자현三子峴 삼자령三者嶺
농투성이는 서늠티
요즘은 누구나 서넘재
그간 산적 노릇으로 속 편히 놀고 먹더니
터널이 뻥 뚫려
보따리 이고 지고 굽이 돌던 발길 뚝 끊겼네
졸지에 실업자 된 산적들
조상 뵐 면목 없다며 서남재가 들썩들썩
장날 보따리나 빼앗던 숱한 세월
땅 한 뼘 하늘 한 뼘뿐인 청송에서
빼앗을 게 뭐 있다고
대대손손 그 노릇
하지만 서넘재 산적이 남의 보따리 빼앗다가
우리 일자리 빼앗겼다며
“속도에 눈멀어 풍경을 잃지 마라”
“기름내 콘크리트 냄새 대신
벚꽃 풀꽃 정겨운 고갯길로 오라”
삐뚤빼뚤 눌러 쓴 피켓 들고
서넘재 마루에서
일인 시위
터널을 씽씽 달리는 차들은
밤이나 낮이나 시위를 모르고
낮에는 뙤약볕이 눈을 부라리고
밤에는 바람이 혼자 서넘재 넘다
잠든 산적의 피켓을 뺏어
깊은 골짜기 아래로 휙
산적은
아무것도 모르고
코만
드르렁 드르렁
#삼자현 #서늠티 #서넘재 #산적 #터널 #보따리 #일자리
카페 게시글
윤동재 몽유기행시
몽유기행시
<서넘재 산적 일인 시위>서넘재 산적이 남의 보따리 빼앗다가 우리 일자리 빼앗겼다며
푸른솔
추천 1
조회 246
26.05.01 19:40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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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셋이서 걸어 넘던 정겨운 재
차 타고 모두 함께 곧장 달린다.
재는 어디 갔는지 없어지고 길만 님았다
길이야 멀리 가면 많고 좋다
고향 찾아 돌아와 찾을 것 없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