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내'는 개령면 광천리2구의 洞名이다. 감천이 빗겨 감돌아 지나간다고 해서 빗내라고 한다. 한자로는 '橫川'이라고 했다. 상균이와 동인이, 대성이, 그리고 나의 고향인 廣漢리와 합쳐 廣川이라고 한다.
개령면의 끝부분이고 면 사무소와 국민학교 까지는 약 3Km정도 될 것이다.
우리 어릴 적에는 빗내 뿐 아니라 개령 동부 전체에 농악이 성했다. 초등학교 운동회가 열리는 날에는 각 마을 농악팀이 나와 마을대항 농악경연대회를 했는데 여러마을 농악단이 나서 큰 판을 별였었다.
열두발 상모가 돌아가고 소고가 춤을 추고 정말 신나는 판이었다. 어린 우리도 걸음을 '절쑥 절쑥'하면서 리듬을 타면서 걸어다녔다.
빗내농악의 특징은 '암매구'와 '쑥매구'가 서로 주고 받으면서 화음을 이루는 것일 것이다. 암매구는 고음을 내는 꽹과리고 쑥매구는 저음을 내는 꽹과리다. 천천히 시작했다가 점점 빨라지다가 리듬을 생략해가면서 고속으로 질주하기도 하고 다양한 리듬을 구사한다.
요즘 유행하는 사물놀이는 장덕수패가 만든 것으로 이중 4가지, 꾕과리. 징. 북. 장고만 하나씩 가지고 연주하는 것인데 아무래도 농악만은 못한 것 같다.
빗내는 이 농악을 잘 보존해 젊은이들이 맥을 이어오고 있다. 이곳에는 정부에서 50억원을 들여 농악전수관을 기와집으로 잘 지어놨다. 김천에서 선산으로 가다보면 배시네 못미쳐 들 건너에 날아갈듯 잘 지은 기와집이 보이는데 이곳이 농악전수관이다.
개령국민학교는 역사가 97년 된 전통있는 학교이다. 김천국민학교 보다 한해 뒤에 세워졌단다. 개령은 본래 감문삼국의 도읍지였고 우리 어릴 때까지 하마비랑 비각, 팔각정, 연못 등이 보존돼 있었다. 내 고향 뒷 산에서는 지금도 가야 토기가 나온다.
개령국민학교에서는 해마다 동창회가 열려 거의 해마다 참석했었는데 어린 학생들의 농악 실력이 놀랄만했다. 거의 1세기 전 설립 초기에는 감문, 어모, 아포 사람들도 개령보통학교를 다녔는데 세월이 흘러 주민수가 줄면서 이제 개령초등학교의 전체 학생수가 100명을 겨우 넘어 폐교될 것을 우려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었다.
또 빗내는 깡패 '문이식'이를 동민들이 살해한 마을로도 유명하다. 자유당 말기 사회가 어지러울 때 '아이구찌'를 잘 쓰는 문이식이라는 깡패가 경부선 김천과 대구 사이를 주름잡으면서 행패가 심했는데 이 마을 동민들이 약탈과 겁탈을 일삼는 문이식이를 잡아 팔, 다리를 잘라 살해한 것이다.
빗내는 홍화로도 유명하다. 전국에서 질 가장 좋은 토종홍화가 이 곳에서 난다. 노인들 뼈 부러진 데는 홍화가 최고다. 많이들 애용해라. 한충남군에게 연락하면 바로 살 수 있다.
친구들도 잘 알겠지만 농악은 김천이 유명하다. 꽹과리와 징은 김천산이 최고로 명성이 높다. 종도 김천 종이 이름나 있다.
아무튼 우리 고향이 특징 있게 더욱 발전했으면 좋겠다. '빗내 화이팅' '김천 화이팅'이다.
첫댓글 진기! 빗내농악을 해설까지 해주어 참말로 고맙다. 요사이 개령이 매스콤 많이 받아 뜨는구나. 빗내농악을 김천예고 학생들이 하기 전에는 지금은 故人이 된 "박치범 君"이 김천농고 교사로 있을때 학생들을 인솔해서 남원으로 어디로 공연하러 다닌적이 있었지.
빗내농악에 대해서 자세한 설명 고맙네~ 그당시 김천여고 앞에서 유기공장을 했던 전재휴가 생각난다. 놋그릇, 놋쇠화로, 종, 징, 꾕가리도 아마 재휴집에서 만든걸로 아는데... 그리고 어릴적 개령서 포악한 깡패를 칼로 직였단 소문이 바로 그거였었구먼...지금도 그와 못잖은 돌쌍놈 깡패들이 수두룩할낀데 그때그시절처럼 의로운 사람들, 눈닦고 찾아봐도 보이질 않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