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문산 산행기
해마다 교회의 3,1절 년례 행사로 산행을 한다.
이번에는 경기도 앙평에 있는 용문산을 간다고 한다
나는 교회 청년부장이고 시온회 회원들도 동참하기로 하였다
등산복이 없었던 나는 집사람의 등산화와 허드레 양복바지와 아들의 파커와 배낭을 짊어지고 - 약속장소인 삼선초등학교에 도착하니 오전 8시10분이다
일기예보는 눈 또는 비가 온다고 한다.
우산을 가져가야 하나? 망설이다가 그냥 나왔다
날씨 탓인지 의외로 오겠다던 분들이 많이 안나왔다. 40인승 여행사 관광버스는 이미 와있었다 청년부 회장인 박 신후 언제나 말없이 수고가 많구나!
귤과 사탕이 들어있는 비닐봉지를 하나씩 나누어 준다. 마치 작전 나갈 때 보급품 지급하듯이-원거리에서 오시는 분들이 오고 있다고 한다
몸이 아퍼서 못 간다 하는 아내도 불러냈다.
내일 대심방준비로 못간다는 윤상순 집사도 전화를 걸어 강제로 참석시키다
코리안 타임은 우리의 민족성 인 걸- 하루아침에 고쳐지는가? 예정시간보다 30분 지연, 드디어 오전 8시50분 용문산을 향하여 달려라 ! 버스야- 중간에서 이상무 집사 가족 4명 가담하고 -- 총 29명이 출애굽 하듯 서울을 탈출하다
버스는 순조롭게 서울을 벗어나 흰눈이 그대로 남아있는 시골길을 달린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해방감, 차창으로 스치는 산과 들 , 눈속에 잠긴 논두렁과 밭두렁 벌거숭이나무들-
잊혀져 가던 동심이 발동, 30여년전 흘러간 군대이야기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 고재문 집사 월남 참전 이야기, 김신조 덕분에 고생한 이야기, 임근호 병장 통신병 특과로 빳다가 무언지도 모르고 파견 생활하던 이야기 참 그때가 좋았어- 지나놓고 보면 이렇게 아름다운데 왜 그 당시엔 하루하루가 지겨웠는지 - 지금도 그렇다 나한테 맡겨 놓은거 없는데 날마다 자식들은 손 내밀고, 이것 저것 요구하고, 귀여운 도적들, 어쩌다 소식없이 늦으면 애간장이 타고
어쩌다 부모가 되었는가? 평생 믿지는 장사가 자식농사라 했던가?
우리의 선조들도 우리처럼 고민하다가 3평 잔디이불 속에 잠들었는가? 하나님도 우리에게 믿지는 장사를 하고 있을 것 같다. 하나님은 누구신가?
내가 평안 할때는 생각조차 안 나고 내가 힘들고 어려운 때 생각이 나는분 힘과 지혜를 주신다. 죽을 때까지 찿아야 할 영생의 길 , 주께로 나가는 길은 좁은 길이 분명하다.
어느새 용문산에 도착 하였다 작년 전교인 수련회 마지막 날 이곳에 들러 점심을 먹었지. 7월이라 녹음이 짙고, 하얀 햇살이 나뭇잎 새로 쏫아져 내리고 산길은 온통 햇살로 파들거리고, 개울은 우렁찬 함성을 퍼부으며 흘러가고 있었다.
지금은 눈이 하얗게 쌓여있다
김밥 두 줄을 배급받아 배낭에 넣고 이열종대로 매표소입구 통과하다
드디어 산길로 접어든다. 마치 출 애굽 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앞서거니 뒷서거니 - 울긋불긋 단풍이 든 것처럼 울긋불긋 등산복 차림으로 하얀 눈을 밟으며 산을 오르는 기분은 몹시 상쾌하다
나도 겨울등산은 오랜만에 한다
평탄한길이 끝나고 1100년의 긴 세월을 이긴 40미터가 넘는 은행나무가 서있는 곳에서 단체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청년회에서 준비해간 아이젠을 보급 받고 마치 자동차 스노우 타이어 와 같은 느낌이 든다. 조금 오르다 보니 어느새 숨이 차오른다. 넘어지고 미끄러지고, 견딜만하다. 귤을 까먹으며 산을 싫어하는 집사람 호위하며 뒤에서 밀고 앞에서 손잡아 이끌고 - 아무래도 힘든 모양이다.
온통 하얀눈속이라 앉아서 쉴 곳이 없다. 선두와 후미 자연히 거리가 벌어진다. 가도 가도 정상은 보이지 않고 -마당바위 팻말도 안보이고 - 길을 잘못들었나 보다. 주위에 사람들도 없다 하늘은 잔뜩 얼굴을 찌푸리고 - 금방이라도 비가 쏫아 질듯 하다 마당바위까지 0.8키로 팻말이 보인다.
계속 올라갔다 점점 더 길은 가파르다 토끼 다니는 길처럼 좁다
잘못 발을 디디면 무릅 까지 푹푹 빠진다. 어이쿠 두려움이 앞선다 후진에는 몸이 불편한 임귀동씨와 집사람이 제일 힘들어 한다 이상무 집사님과 고재문 집사님이 부축해주고 , 숨이 하늘 턱 까지 닿아서 집사람은 발이 안 떨어진다고 호소하고 , 임귀동씨는 더 이상 힘들어 못 가겠다고 하고 -- 선두와는 거리가 너무 멀어서 보이지 아니하고 ,날씨는 더욱 음산해진다.
비가 뿌리려는지 하늘이 시꺼매 진다 핸드폰과 야호로 신호를 하며 --선두도 정상을 못 찿은 듯 -벌서 오후1시 30분 결국 하산하기로 합의 선두가 내려오는 동안 우리는 식사를 하였다.
토끼다 ! 누군가 소리치고 눈이 토기를 찿았는데 어~ 청솔목이구나! 집사람은 다람쥐인줄 안다 52년 삶속에서 청솔목 처음 보는구나!
20여년을 함게 살아왔어도 우리은 서로 서로 모르는 부분이 너무나 많구나! 등잔 밑이 어둡다는 말이 바로 이런 것이구나!
결국 우리가 김밥을 다 먹을때쯤 선두팀이 내려오고, 선두팀은 딱따구리가 부리로 쪼아 구멍을 낸 곳에 손을 넣어보았다는 등-- 자랑스런 선구자의 체험담을 들으며 실력이 없는 후진 팀이 먼저 하산하기 시작하고, 선두는 그곳에서 중식을 먹고 - 하산길도 은근히 걱정이 된다 그러나 예상보다 하산 길은 쉬웠다
때마침 하늘도 활짝 개이고 따스한 햇볕이 하산길을 도와주었다
나무에서 눈 녹으며 떨어지는 낙수가 마치 비가 뿌리는 듯 착각이 든다.
하산 길에 고재문 집사님이 임귀동 전담 맨이 되고 -천용재 집사님은 외동딸 송이를 무등 태우고 산길을 오르고 내리고 , 송이는 아빠 등에서 졸고 있구나!
오후 4시경 전원 이상없이 하산하였다 조금 휴식을 취한 후 승차 이상협 전도사님이 준비한 따끈한 차와 커피 몸이 사르르 녹는 듯 밀려오는 졸음의 평안함, 차안에서 자율적으로 이루어지는 노래자랑, 모두들 잘 부르는구나!
가수가 따로 없다 나도 오래간만에 기억 속에서 사라져가는 추억속의 노래를 준비하며 무엇을 부를까? 생각중 내 차례가 되어 안다성의 바닷가에서 를 불렀다
감정 박자 음정 호홉 모두 생각처럼 잘 안 된다. 역시 성가대 솔로로 다듬어진 배민자 집사님 유행가도 단연 돋보인다 산장의 여인 이창복 집사님,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의 천송이 엄마, 흘러간 노래 다시 듣고 싶은 노래 탑가수 임근호군과 잡초의 주인공 임형준 집사 부전자전이라더니 -
역시구나! 그 집 앞의 신진영 장로님, 돌아와요 부산항의 최상걸집사님과 립스틱 짙게 바르고 의 윤상순 집사님, 보리밭의 이상협 전도사님, 베사모 무쵸 신민철군, 노래방에 등록금 많이 냈겠다 . 아빠 따라온 태준이 말없이 산행을 즐기고 -
탤런트 남대모 아저씨가 기록 사진을 자청하여 담당하였고-
군대시절 이런 산이야 날라다녓다는 임귀동 교우, 29명의 오케스트라를 총지휘한 이용호 강도사님 어느세 어두워진 거리를 뚫고 천호대교를 지나고 있었다
오후 7시 무사히 도착 보람 있는 하루였지만 청년들의 남모르는 희생과 봉사가 있었기에 가능하였다.
날씨 탓도 있었겠지만 소수 인원이 참석하여 안타깝기도 하였다
특히 청년들은 취업전쟁으로 그 어느 때 보다 심각한 시기라 동참해서 산행을 즐길만한 마음의 여유가 없었으리라! 생각이 든다 나 역시 70년대 취업을 위해 고군분투하던 시절이 있었고 방황하던 시절이 있었다. 자칫 자기 자신이 초라하게 느껴지고 열등감에 사로잡혀 자포자기의 심정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나의 인생은 소중하고 단 한번 뿐이다 누가 내대신 살아 주는것도 아니다 지금은 누구나 어려운 시기에 처해있다. 믿음 소망 사랑으로 이 위기를 극복해 나가자 태어날 때부터 이마에 명함 찍어 가지고 나온 인간은 없다
한번인 인생 귀하게 살아가자 기왕이면 좋은 생각 하며 힘차게 살아가자 오늘의 산행처럼 인생은 끝없는 자기와의 싸움이 아닐까?
어려운 현실을 극복하고자 허리띠 더욱 졸라매고 용기 가지고 최선을 다해보자고 결심해본다 최선을 다한 후에는 하나님 몫이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나 스스로 에게 다짐하는 약속이며 동시에 우리 삼선교회 청년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이다 두서없이 산행기 숙제를 마친다. 2001년 3월 3일 오후 3시20분
첫댓글 감사합니다.감했습니다.
진솔한 글 감사합니다
제가 55세때 용문산 산행(교회년례행사) 다녀와서 쓴글입니다
그때는 참 순수했었는데-
지금은 살다보니 많이 더러워 지고 신앙도 흔들립니다
나이 들수록 고개를 숙인다 하는데-
참 힘드네요
산다는 일이 장난이 아닙니다
그래도 주님 없이는 살수가 없네요
요즘 학교 출근하여
찬송가 매일 매일 씁니다
하루 10장 에서 20장
찬송가는 멜로디가 있는 기도라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
찬송가 쓰다보니 마음이 아주 편해집니다
한번 쓰는데 2개월 걸립니다
부족한 글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선생님같이 꾸밈 없고 가식이 없으신 분이 좋습니다.
문장력 대단 하시네요
감사합니다
18년전의 산행기 잘 읽었습니다. 강산이 두번 바뀐 세월이 흘렀군요.
지금까지 지내온것 주의 크신 은혜였음을 감사하며 모든것을 주께 맡기고 살아야겠지요~~
네 주님은 언제나 동일하시고 변함이 없지요
평탄할땐 안보여도 힘들땐 찿게 됩니다
주님은 다 아시고 계십니다
우리가 약하다는 사실을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