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에 출근하면 직장 동료들은 장난삼아 놀려댄다.
낼모레 마흔인데 장가 안가냐고.
71년생 돼지띠, 내년이면 우리나라 나이로 꼬옥 마흔이 된다.
불혹.
어떤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는다는? 혹은 않아야 한다는? 않을 수 있다는? 하여간
공자님의 뜻은 잘 모르겠지만, 그 불혹이 되어버린다.
친구들은 결혼해서 애한둘씩 낳고 벌써 초등생이니 머니 하는데,
난 아직 장가도 못가고 이러고 있다.
결혼할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닌데 두세번 놓치고 나니 세월은 썩소를 날리며
어느새 나를 이곳에 데려다 놓더라.
하여간. 노무사를 염두에 둔 것은 제작년부터였다.
어려운 집안,개인적인 삶의 굴곡때문에 어정쩡한 길이의 가방끈은 줄곧 나에겐 아쉬움이었다.
'언젠가 공부다운 공부 한번 해보고 디지리~'라는 생각은 늘 품고 있었는데,
불혹이 가까와오니 더이상 미룰수가 없었던 것이었다.
시대가 시대인지라, 직장에서 인정받을만한 자격증 세개를 작년에 몰아서 따놓고서는
올 2월부터 나는 본격적으로 노무사 1차 몰입체재로 들어갔다.
아 그넘의 실연의 상처만 없었어도, 보다 더 일찍 준비해서 지금쯤 보다 더 여유있게 시험을 대비하고 있었을텐데 말이지.
아니, 실연의 상처가 없었다면, 지금쯤 노무사니 뭐니 할 겨를도 없을테지. 신혼의 달콤한 꿈에 젖어 있을테니까.
난생처음 접하는 법과목...
두근두근두근...
드디어 나도 법이란 것을 공부해보는구나~라는 설레임으로
이 카페의 조언을 찾아서, 노동법 김명수선생님꺼랑 민법 조병욱선생님꺼 동영상을, 몇십만원대
카드로 긁었다.
2월달에 김명수선생님 동영상 강의를 듣고, 전시춘 문제집을 풀었다. 대략 60~70점대가 나온다.
오호라 노무사 1차! 별거 아니구나.
그럼 그렇지, 가방끈이 짧을 뿐이지, 이래뵈도 소싯적엔 우리 봉천동 이씨가문중에서 제일 머리좋은 놈으로
통하던 내가 아니었던가.
의기양양해하며,
3월에 민법으로 들어갔다.
워밍업 삼아 책의 1장을 대략 한번 읽고 문제집을 풀어보려했다.
......그것은 한국말이 아니었다.
문제집의 지문을 몇번 읽다보니, 나는 왜 가끔 도서관같은데서 고시생풍의 젊은 청년이 혼잣말로 중얼중얼거리는
이상한 모습을 보이는 건지, 알 것 같았다.
그렇다! 이런 문장을 수년동안 대해봐라. 사람이 미치지 않고 배길 수가 있나.
나는 평소에 나경원씨같은 분을 좋게 생각한 적이 없었는데,
이제는 인정한다. 이런 과목에서 과락 받지 않고 당당히 시험에 패스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존경스러울 뿐이다.
절망속에서 며칠 헤매다가, 아 문득 한줄기 빛이 컴퓨터 모니터위에서 반짝이는 것이 아닌가.
그렇다! 나는 민법 조병욱 강사님의 동영상 강의를 십만원씩 카드로 긁으며 신청해놓지 않았던가.
그후부터 동영상강좌에만 매달렸다. 조금씩 나의 머리가 대한민국 민법에 적응이 되는 듯 싶었고
틈틈이 꾸역꾸역 강양원 문제집을 풀이해 나갔다. 55점대....
이것이 어제까지의 일이다. 즉 3월~4월 18일까지 나는 민법에 올인한 것이다.
50일 남겨둔 이제서야 노동법 1회독 민법 1회독을 마친것이다.
이것이 끝이냐 하면, 경제학 영어라는 만만치 않은 두 과목이 더 남아있다.
아 노무사 1차. 만만한 것이 아니었구나.
그놈의 실연만 안당했어도, 작년 11월부터 준비할수 있었는데~.
그래도 다행인것은 왕년에 짧게나마 경제학을 공부한 적이 있고,
영어도, 보통 시험을 치면 50점대는 나와주었으니,
남은시간 열심히 한다면. 충분하지 않냐 싶지만,
나는 직장인이고 공부할수 있는 시간은 한정되어 있다.
민법 1회독으로는 턱도 없이 모자르고, 노동법은 벌써 머리에서 식도를 타고 아래로 배설되어 있는듯
무슨 공부를 했는지 뒤돌아보면 새까맣다.
그래도 나는 포기하지 않는다.
왜냐.
60점만 받으면 되기에!
60점, 40면과락. 이 두가지 만이 나에겐 오로지 희망이요 등불이요 내가 비빌수 있는 유일한 언덕이니,
오늘도 나는 60이 가져다주는 희망의 끈을 잡고서 퇴근하면 또 도서관 갈련다.
하늘지기님 말씀 참 재밌게 하시네요! 읽다보니 끝까지 정독했네요. 저도 사시,법무사 공부 오랫동안 해봐서 민법 우습게 생각했는데(2년정도 손놨음),다시 하려니 생소한 기분이라 당황스럽고,문제가 지문이 짧으면서도 법무사 문제보다 더 어렵네요. 비전공자가 짧은 기간에 60점맞긴 힘들겠다는 생각이 드네요.veein님 하지만 면과락은 어렵지 않을테니,면과락 목표로 문제가 좀더 쉬운 민총을 더 열심히 해 보세요! 화이팅입니다. 저도 37에 아내에게 빌붙어 공부하지만,어려운 환경에도 공부할 수 있다는 거에 감사하며 즐겁게 하고 있습니다.
첫댓글 한편의 수필 재밋게 잘 읽었습니다.ㅋ
저도 민법 시험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정말 어렵더라구요~~. 민법적 사고 전환이 급선무인듯 합니다.
글에 흡인력이 있네요. 1차 붙고 2차 붙고 장가드심이...^^;
재밌게 읽었습니다. 합격하시고, 나중에 맘에 드는 분 생기면 편지라도 띄워보세요.. ㅎㅎ 글솜씨에 확 넘어가겠는데요 ^^
재밌고 공감가네여^^
저도 길게잡고 결코 포기하지 않고..열심히 하려고 합니다. 화이팅입니다..^^
달린 댓글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여러분들의 격려에 힘입어 남은 48일 더욱 가열차게 매진하겠습니다. 여러분들도 화이팅하시고 6월 23일날 다함께 합격수기 남기기로 해요..
전 36 미혼 입니다 비전공에... 직장다니면서 그것도주간 야간근무에 ... 주위에서는 난리고... 그래도책볼때가 제일행복합니다 스트레스절대안받고 즐거운 마음으로 해요 ...열심히 해서 같이 붙어요 ^^
필력을 보니 2차에 강점이 있으시겠네요 1차 어렵다고 생각하면 어렵고 쉽다고 생각하면 쉽습니다. 끝까지 자신감 있지 마시고 ... 아직 많이 남았습니다. 집중력 있게 아자~
대학생인 저는 반성합니다..중간고사때문에 잠시 외도했네요 민법은 판례를 많이보면 좋은데 1학년때 민법판례100선보면서 처음시작했는데 도움이 되요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힘내세요~~ 노동법이 80점이상 나와주면 민법경제학 과락면하면 가능성 충분합니다!! ^^ 저도 경제학 삼매경입니다 ^^
하늘지기님 말씀 참 재밌게 하시네요! 읽다보니 끝까지 정독했네요. 저도 사시,법무사 공부 오랫동안 해봐서 민법 우습게 생각했는데(2년정도 손놨음),다시 하려니 생소한 기분이라 당황스럽고,문제가 지문이 짧으면서도 법무사 문제보다 더 어렵네요. 비전공자가 짧은 기간에 60점맞긴 힘들겠다는 생각이 드네요.veein님 하지만 면과락은 어렵지 않을테니,면과락 목표로 문제가 좀더 쉬운 민총을 더 열심히 해 보세요! 화이팅입니다. 저도 37에 아내에게 빌붙어 공부하지만,어려운 환경에도 공부할 수 있다는 거에 감사하며 즐겁게 하고 있습니다.
난 마흔,,,,체력적으로 돈벌면서 공부할려니 너무 지칩니다. 틈틈이 술도 마셔야 되고...
와... 글 진짜 재밌게 쓰신다.... 힘내세요 화이팅!
요즘은 불혹이란... 불같은 유혹이라서 ..어려운 나이입니다. 정열과 기력과 현실은 예전같지않고 생각은 앞서가고 머리는 딸리고...저도 요즘 열기가 식어서 ..유혹에 시달립니다.ㅠㅠ 그래도 여러분 힘내세요.. 다들 잘 해 나갈겁니다..평상심이 항상심으로...
전 경북 구미입니다. 40대중반에 몇년째 아주 조금씩 하고 있는데 사실 학원과 학습동아리가 필요하다는생각이 절실합니다. 당체 진도가 않나가네요. 그래도 꾸준히 갈랍니다.^^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요사이 2010년 대비 영어는 무엇으롤 해야할지 고민입니다.
이 글 너무 재밌어요 ㅋㅋㅋ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