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ossOver 프롤로그 부터 1-4화까지 다 합친겁니다. 이전의 게시물은 지워씁니다^^
스쿨판타지: 명. 학교를 무대로 펼쳐지는 판타지 소설을 지칭하는 장르명.
대표작으로 필명 베리안의 '크로스오버CrossOver'가 해당된다.
Prologue
바람이 쌩쌩부는 벌판. 그녀석과 나는 서로 대치하고 있었다.
휘이잉.
존재를 여실히 알려주는 매서운 바람.
나를 노려보던 녀석, 녀석을 노려보던 나.
이윽고 녀석의 입가에서 미소가 떠오른다.
드디어 그녀석의 입이 열린다.
"일어나, 임마!"
1장 시작
1
...
....
.....일어나, 임마?
"일어나, 임마!"
웬 놈이 내 귀에 대고 이리 소리를 지르는가.
"얌마, 학교 안가!"
너는 떠들어라. 나는 학교...뭐? 학교?
"으악! 늦었잖아!"
"그러게 깨울 때 일어나면 좀 좋아?"
아, 시끄러 시끄러. 그게 얼마나 힘든지 몰라서 그러는거야?
가만있자...와이셔츠가...빨려있군.
"야, 남방 내놔."
"무슨 개소리야?"
이런..이 초절정절세미소년의 정중한 한마디를 개소리로 치부하는군. 이런 망할.
"어차피 넌 잘 입지도 않잖아. 빨리 줘."
"이자는 시간당 천원이다."
"뭐야?"
"싫으면 관둬."
"안입어! 더러워서 내참."
나도 오늘은 오기! 좋아.
"그래? 잘생각했어."
"혀엉~"
젠장. '구차'까지 가고 말았다.
내 물품대여법(몰상식한 놈들은 강탈법이라고도 한다.)은 총 5단계다. 우선 '부탁'. 안되면 '협박'. 보통은 여기서 스톱인데...이녀석 같은 독종은 '아양'. 이 3단계는 어째서인지 제일 쓸모가 없다. 나도 짜증나서 생략하는게 한두번이 아니거든.
거의 절정에 이르는 4단계는 '꼬장. 여기까지 오던 안오던 사실 다들 빌려줄 생각은 하고 있기때문에 4단계 발동은 즉 끝이란 소린데...저런 녀석은 항상 구차를 이끌어 낸다. 망할 놈.
"자, 여깄다. 나도 내일은 쓸꺼니까 깨끗이 입어."
그래..쓰겠지..뭐? 내일 쓴다고? 참. 입을것도 없냐?
"빈이랑 교복을 입고 만나시겠다?"
녀석의 대답이 곧바로 오지 않고 한참 후에 왔다.
".....너 바보냐?"
...나도 좀 황당했단 생각은 든다. 그렇다면 가능성은 하나.
"학교를 오시겠다?"
"왜? 가면 안돼?"
하...이건 대단한 일이다...이녀석이 자진해서 학교를 간다는건.....거의 규정일수를 아슬아슬하게 넘기는 녀석의 출석률은....녀석의 반 출석부를 백지로 남겨두는 일이 없다. 그런데 가시겠다고? 왜?
"왜?"
"뭐가 왜야. 나도 꼬박꼬박 수업료 내고 다니잖아."
쳇. 그럼 왜 안가는 건데..
"하긴 뭐 가거나 말거나 내 알바 아니지."
"너 그러고 있어도 안늦냐?"
"뭐 어쩔거야..지금 끽해봐야 8시 반....뭐야! 9시? 너 지금 나하고 장난해?"
"왜?"
"이 시간에 깨워놓고 그런 말이 나와?"
"난 적당히 깨웠어. 니가 난리친거지."
하긴 그렇군. 에라 모르겠다 지금부터 가야지.
"야, 키줘."
"여기."
차악.
열쇠가 손에 감기는 느낌이 좋다.
"그럼 나 간다!"
2
부르릉.
나가서 애마에 시동을 걸었다. 내꺼는 아니지만.
이건 녀석의 바이크다. 주로 낮엔 내가 쓰고, 밤에는 녀석이 쓴다. 짜식, 양아치 아니랠까봐.
가다가 학교 근처에 세워둬야겠다. 아무리 그래도 학교 안에 둘 순 없지 않은가. 그래봤자 나한테 뭐라 그럴 인간은 없지만.
10분 정도 바이크를 타고 가니, 붉은 벽돌건물이 보였다. 학교다.
제기랄. 볼때마다 착잡하다. 저런 감옥같은 곳을 7일중 6일간 다니고 있다니. 이럴땐 혁이 자식이 부럽다.
바이크를 세워두고 교실에 들어갔다. 예상했던대로 자식들이 온다.
"어이."
자식들. 하고 많은 말중에 어이가 뭐야 어이가.
"왜?"
그래도 대답은 하고야 만다. '나는 너희들과 상대하기 싫지만 마지못해 말한다'라는 느낌을 얼굴에 중점적으로 두는 건 잊지 않았다.
"혁이는 안나왔냐?"
굳이 정보를 쓸데없이 녀석들에게 넘길 필요는 없지.
"그럼 괜히 나 혼자 왔겠냐?"
예상하던 일이겠지만 여전히 녀석들의 얼굴은 풍선에 바람 빠지듯 시들해진다. 신기하군. 어떻게 그런 녀석이 이렇게 많은 놈들한테 영향을 주는 건지. 나 같은 놈은 어디다 내팽개치고. 쩝.
"언제 나오는지는 모르고?"
알려줄 필요는 없지. 오늘 가서 혁이놈 입단속 해놔야겠다. 아무리 약한 놈들이라도 건드릴 필요 없으니까ㅡ그런데 나는 뭐하고 있는가ㅡ굳이 시비는 걸지 말자.
"내가 어떻게 알어."
에구. 입방정. 시비 안 건대놓고. 하긴 지네가 어쩔꺼야..크크크.
"알았다."
비틀비틀. 넘어지겠수다. 좀 힘좀 주고 걸어다니지.
"쳇. 남자녀석들이 저게 뭐하는 짓이람."
"뭐야?"
반응이 바로 오네.
"됐수다. 그냥 가쇼."
시비. 시비. 시비를 거세~
오늘 주먹 한번 쓰게 되나?
"나시현, 너 조심해. 언젠간 크게 혼난다."
"누구한테?"
"...."
그럼 그렇지. 네놈들이 어쩔거야.
"혁이한테?"
"......그럴 수도 있지."
"왜 너희가 직접 하지 않지?"
"....."
더 몰아붙이면 나만 귀찮지.
"좋아. 노력해보도록 하지."
하지만 끝까지 갈구는건 잊지 않는다.
녀석들도 귀찮았는지....간다.
자유시간이다!
"저기..."
으윽. 정말 왜 이러지.
3
"저기..."
또 뭐야?
"..."
내가 앉아있었기에 조용히 올려봤다. 그러자....
"아,아닙니다!"
...쫄아서 가버렸다. 으윽. 내가 그렇게 험악한 면상의 소유자란 말인가.
"....윤하영....이라...2학년인가?"
잘못 보지 않았다면 그랬다.
"이 셔츠, 영 거북한걸."
아마도 셔츠가 먼저 불길함을 예감했나보다.
"야, 김혁!"
엎드려있다가 들었다.
.....
찌그러져 있도록 하자. 지금은 졸립다.
"저기 자빠져 자는 저 새끼란 말이야?"
...아마도 나를 지칭하는 말이 아닌가 심히 의심된다.
"야, 너 일어나!"
와이셔츠를 빨고 녀석의 셔츠를 입고 오게 된 나의 운명에 저주라도 퍼붓고 싶다. 젠장.
"뭐야?"
여자였다.
"어? 뭐야? 나시현? 다른 새끼잖아?"
여, 여자의 탈을 쓴 남자인가? 카리스마 걸이군.
"야! 윤하영! 너 일루 와봐!"
아까 그 아이다. 나한테도 쪼는 저 아이가 이 카리스마 걸에게 쫄지 않을 리가 없다. 그리고 나의 예언답지 않은 이 헛소리는 그대로 적중했다. 나 아무래도 부업으로 육교위에 자리 까는 것도 좋을 듯 하다. 그전에 혁이한테 맞아 죽겠다. 젠장. 구차하군.
"얘 아니잖아?"
"저, 그게...셔츠 뒤에 푸른 잉크가 쏟아진게 분명히 혁이 선배인줄 알았는데..."
"너 정말 똑바로 못해?"
뺨을 갈기려는 것인가. 이런 건 내가 또 못참지.
'쉬이익.'
아마도 손이 날아오는 소리인 것 같다. 이럴 때 멋있게 손을 뻗어서 팔을 잡아주면 우선 꼽사리라는 나의 목적은 달성할 수...
"짝!"
.....
어이가 없다. 하영이란 아이는 비록 눈을 크게 뜨고 최대로 놀란 모습을 하고 있긴 해도 뺨을 맞은 흔적은 없다. 그리고 내 뺨에서 얼얼하고 화끈한 느낌이 난다는 얘기는...내가 맞았다는 거다.
"너 뭐하는 새낀데 김혁 옷을 입고 다녀? 너 납치범이냐?"
자. 지금 보면 상당히 웃긴 자세다. 나는 오른손을 공중에 내뻗은 채로 왼손으로 맞은 뺨을 문지르고 있는 상태.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화가 나서 씩씩대며 허리에 손을 짚고 있는 카리스마 걸. 그리고 놀란 포즈로 서 있는 하영이란 아이.
....
우선 팔은 내리자.
흠, 거기 웃는 녀석. 기억해 두겠다.
'도대체 뭔데 다짜고짜 뺨을 때리는 거야?'
"빨리 말해, 한대 더 맞기 전에. 너 뭐하는 새낀데 김혁 셔츠를 입고 있는거야?"
어이가 없군.
"그전에 물어볼게 있다."
보통 이쯤 나오면 다들 뭐냐고 되묻지.
"묻는 말이나 대답해, 이 새끼야!"
짝.
순간 극심한 아픔과 동시에 크기를 같이하는 허무감이 내 가슴을 짓눌렀다.
양손잡이일 줄이야.
이런 어이없음이 있나.
나도 여자라고 이렇게 맞는 스타일은 아니니까.
"뭐야? 뭔데 남의 뺨을 두 대씩이나 때리고 지랄이야!"
쉬이익. 탁.
잡혀버렸다. 이런 개망신이.
이것이 바로 아까 내가 시도한 행동이다. 어이없이 실패한 나에 비해 이 카리스마 걸은 내 팔목을 잡고 분노 게이지가 급상승한 얼굴을 하고 있다. 비록 내 행동은 꼽사리였고 이 걸의 행동은 방어였지만 말이다. 결과가 중요한것이 아닌가. 젠장.
눈을 감자.
짝.
"이게 어딜 때리려고 들어!"
차마 여자를 때리려다 실패했다는 말은 안해서 고마울 따름이다.
"비겁하게 여자를 때리려고 해? 그것도 제대로 때리지도 못하고."
캔슬명령을 내리고 싶다.
"갑자기 쳐들어와서 남의 뺨을 두대, 아니 총 세 대 씩이나 느닷없이 때리는 사람이 평범한 여자라고?"
"내가 여자랬지 평범하댔냐? 너 바보 아니냐?"
귓가에 손을 젓는 행동만은 멈춰다오.
울고 싶다. 크흑.
"우선 나가자. 누군지도 모르겠지만 나가서 얘기하자."
"좋아. 우선 나가자. 야, 윤하영. 너도 따라와."
"...."
"뭐야, 귀가 먹었어!"
"아, 네!"
마치 시종처럼 부리는구만. 몇학년이길래...!
"야!"
앞장서서 가는 걸을 불렀다.
"왜!"
지지 않는군. 놀랍다. 아니, 감탄할 때가 아니다.
"너 몇 살인데 어디서 욕지거리를 찍찍 내뱉는 거야!"
좋아. 내가 생각해도 좋은 공격이다. 크크.
"먹을 만큼 먹었으니까 닥치고 따라와! 한대 더맞지 않은거나 감사하라고!"
젠장. 당했다.
4
옥상이다. 바람이 시원하다. 문제는 그게 아니지만.
"너 니가 뭔데 김혁 옷은 입고 있는거야?"
"그보다 먼저 그쪽이 날 때린걸 설명해야 하지 않을까?"
날카롭다...캬~
"묻는 말에나 대답해. 맞기 전에."
뭔가 똑같은 얘기만 한다고 느끼지만 거기에 쫄게 되는 나란 존재는 참. 어이가 없다.
"좋아. 내가 설명을 한다면, 너는?"
"니가 나한테 지금 그딴 소리 할 입장이냐? 빨리 얘기해. 지금 손 날아가기 직전이다."
제기랄. 때릴 수 없는 사람에게 맞는 건 인간이 할 짓이 아니다.
"그래, 그러니까 나는 김혁의..."
어쩌구저쩌구...
"....그래서 이걸 입고 온거다. 됐냐?"
"흠. 그렇군. 알았다."
떠나야 할 때를 아는 사람의 뒷모습은 아름답다....가 아니잖아!
"야!"
"왜!"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받아치는군.
"일루 와봐!"
"니가 와!"
이런 유치찬란한 대사는 계속하고 싶지 않다. 내가 가마.
"도대체 넌 김혁의 뭔데 그러냐?"
"나?"
그럼 내가 너 말고 누구에게 물으리라 생각한거냐.
"그래, 너."
설레설레.
"무슨 뜻이지?"
"아무것도 아니라고."
잘못 들었나? 귀를 후비자. 후비적후비적.
"다시, 그러니까 아무것도 아닌게 뭐야?"
"거, 자식. 말 되게 못 알아듣네. 난 김혁의 이름을 들어봤지만, 김혁은 날 몰라. 나도 김혁 얼굴은 본 적이 없다. 됐냐?"
대기 오염이 심각하군. 하늘이 노란 것을 보니.
쩝.
제대로 들은건가.
"근데 왜 나한테 와서 김혁을 찾은 거냐?"
"난 김혁을 꼭 찾아야 하거든."
묻는 요지를 잘 파악하지 못하는 군. 다시.
"그러니까 내 말은 왜 날 찾은 거냐고."
"이 기집애가 그러던데?"
윽. 짜증나.
"그러니까 왜 나한테 온 거냐고!"
허걱. 엉겁결에 소리를 질렀다.
걸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젠장. 또 맞겠다. 차라리 눈을 감자.
"귀 아퍼. 임마. 눈깔은 왜 또 꼭 감는 거야."
....상당히 추했으리라 예상된다. 아무것도 안했는데 쫄기는. 젠장. 오늘 일진 더럽다.
"그러니까 빨리 설명하라고."
"김혁한테 가려면 어떻게 해야 되냐니까 이 기집애가 니가 김혁이랑 제일 친하다고 하더라구. 그래서 널 찾아온것 뿐이다."
난 괴상한 녀석을 친구로 둔 덕분에 아닌 밤중에 홍두깨라고 친구 녀석을 모르는 사람이 나를 찾아와서 그녀석과 친구라고 대낮에 일명 싸대기를 세대씩이나 맞게 된것이 아닌가.
스팀을 받았을 때는 어떻게 진정시키나. 백과사전을 찾을 필요가 있겠군.
"김혁은 왜 찾는데?"
"그걸 내가 왜 설명해야 하지?"
그렇군.
"좋아. 마지막으로, 니 이름이 뭐냐? 몇학년이야?"
"민재은. 2학년."
단답형이군. 이런 경우는 주로 객관식 문제에서 나오는 유형으로 찍기를 잘하면 약 20%의 정답률을 보이는...
제기랄. 뭔 개소리야. 이번에도 충격으로 인한 발작이었나.
"그러니까 나보다 한살 어리다 이거네."
"아니."
"왜지?"
"난 16살이야. 작년에 학교를 안다녔거든."
"그럼 1학년 때는? 우리랑 같은 학년이었다고?"
"그래."
이런 제기랄. 학년으로 깔아뭉갤 수 있었는데.
오히려 뭉갬당한 이 느낌. Dirty.
"날 찾으려면 2학년 7반으로 와. 주로 교실에 있으니까. 단, 김혁을 데리고 오지 않으려면 올 생각은 말아라."
걱정 마쇼. 김혁은 어차피 학교에 잘 오지도 않으니까. 모처럼 내일 온다고는 하지.....!
다행히도 굳어 버린 내 표정을 봐줄 두 후배(!)들은 내려간 상태이다.
"....내일은 내가 결석하는 편이 좋을 것 같은데."
ㅡ주인공 소개ㅡ
나시현
-16세. 성운 중학교 3학년. 전교 2등인 동시에 학생 회장이다. 2등이지만 1등이나 다름없다. 그 이유는 1등의 주인공이 너무나 황당한 작자이기에.
성운 중학교 일진회의 보스 김혁과 초등학교 시절부터 절친한 친구사이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
김혁
-16세. 나시현보다 생일이 1일빠르다는 이유로 형 행세를 하려 한다. 성운 중학교 3학년.
성운 중학교 일진회의 보스지만, 동시에 성운중 3학년 전교 1등이라는 어마어마한 타이틀을 거머쥐고 있음.
시현과 함꼐 이 이야기의 주인공이다.
민재은
-16세. 느닷없이 시현을 습격한 이 이야기의 히로인. 성운 중학교 2학년.
15세 때 1년간 학교를 다니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유학이라고 기재되어 있지만 사실은 어딘가로 증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윤하영
-15세. 성운 중학교 2학년. 여린 심성 때문에 민재은의 꼬봉 비슷한 역할을 하고 있다.
시현과 이어질 확률이 높은 여주인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