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닉스(미 애리조나주)=국제전화> 최근 미국 애리조나 전지훈련서 연습경기차 한화 장종훈(33)을 대면한 삼성 이승엽. 대뜸 "선배님 힘내십시요"라며 깎듯이 예를 갖췄다. 장비를 갖춰 돌아서는 장종훈을 향해 "내내 우상이셨던 분과 함께 그라운드에 서는 것만해도 영광인걸요"라며 감격해 했다.
한국프로야구의 '대표타자' 이승엽이지만 '기록의 사나이' 장종훈 앞에서는 절로 고개가 숙여졌다. 장종훈이 걸어온 길은 한국프로야구의 발전사다.
그가 타석에 서서 방망이를 쥐는 순간 야구사는 또 한획을 긋는다. 타자 개인통산 기록 경신은 모두 장종훈의 몫. 개인통산 최다안타(1506), 개인통산 최다타수(5254), 개인통산 최다홈런(300), 개인통산 최다득점(907), 개인통산 최다타점(997), 개인통산 최다루타(2736), 개인통산 최다2루타(282), 13년 연속 두자릿수 홈런. 여기에 올시즌 61경기에 더 출전하면 김광림(전 쌍방울)의 최다경기출전(1630)까지 갈아치운다.
요즘 장종훈을 보면 기록이 세월이 아닌, 땀으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된다. 장종훈은 애리조나 전훈서 누구보다 열심이다. 청백전과 연습경기서 타구를 펑펑 담장나머로 날리는 것은 물론이고, 그 어느때보다 컨디션이 좋다. 겨우내 몸만들기가 제대로 됐고, 전성기때의 안정된 타격폼 그대로다. 한화 이광환 감독은 일찌감치 데이비스-송지만-장종훈으로 클린업 타선을 완성했다.
올시즌 새롭게 '독수리 군단'의 주장으로 선임돼 책임감까지 더해진 장종훈. 방망이를 움켜지는 손에 힘이 두배쯤은 더 들어간다.
〈 박재호 기자 jh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