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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새가 귀저기는 소리가 들려왔지만 깨지는 않았다. 아니, 이런 복잡한 도시에 새가 귀저길리는 없고
그저 시골의 한적함을 아침에라도 느껴보자 했던 나의 휴대폰 알람이다.
그래봤자 기계음이지만, 그래도 이런 서울에서 새소리를 듣는게 어디 흔한일이겠는가.
사실 어제 내가 그대로 집으로 돌아와서 잠만 청했어도
나는 직장동료의 그따위 전화는 받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 개자식때문에 하필 밖으로 불려나가서,
동료의 전화를 받았기 때문에 나는 휴일을 반납하고 얼른 기상을 해야 한다.
별로 느낌이 좋지는 않지만 어쩔수가 없으니 일단 일어나기느 일어났다.
평소보다는 30분정도 늦은 기상시간. 이것만으로도 나는 기뻐해야 할까? 사실 오늘의
출근지는 내가 어느새 4년째 다니고 있는 신문사가 아니다.
특이함이란 기상시간의 늦춰짐과 출근장소일 뿐이다. 개후레자식, 왜 이딴걸 맡긴담?
두통이 밀려왔다. 그냥 일부러 느끼는걸지도 모른다.
아침에 일어나서 커피를 마시려는데 마침 커피가 다 떨어진것이다. 이런날은 꼭-..
아니, 어쩌면 어제와 이어지는걸지도 모른다. 그럼 오늘마저도?
세상에나! 그것만큼 지옥이 과연 있을까!
채이고, 휴가를 반납하게 되는 그런 지옥같은 날이 또다시 반복된단 말인가!?
아니, 아마 아닐것이다. 신은 그리 비참하지 않고 ..근데..
내가 과연 신을 믿어본적이나 있었던가? 그저 나는 무교였던것 같은데.
[Rrrr]
"재수없는 소리-.. 꺼놔야지."
*
차를 타고 달리다보니 어느새 도착지에 도착하기는 했다.
하지만 별로 내키지는 않았다. 28이나 나이를 먹어서 도착한곳이 하필이면 고등학교다.
졸업한지 10여년이 다 지나가는데, 또 내가 이곳에 들르게 될줄은 몰랐다. 나의 졸업지이거나
그런것은 아니였지만 이제 고등학교라는것 자체에서 이간질이 나기 시작한다.
오늘의 출근지는 [고등학교] 였던것이다.
일단 기자니까 고등학생을 취재하러 취재진으로써 온거라고? 시덥지도 않은 소리. 사실 맞겠다.
귀한 남자를 만나러 온거니까 말이다. 하지만 본론은 그게 아니다.
말이야 KS그룹의 손자를 취재하고 와라 라지만, 아마 조금 친해져서 신문사에 도움을
주라는거겠지 뭐. 다망해가는것도 아닌주제에 수법도 가지가지다. 그런데 왜 하필이면
이딴걸 엘리트기자한테 시키는거야? 사교에 도움이 될거라고 생각했단 말인가?
이 내가?
비참한소리. 내가 고등학교때까지 친구가 한명이라도 있었다면 그건 거짓말이다.
초등학교때도, 중학교때도, 고등학교때도 나에게 친구가 한명이라도 있었던가.
없었다. 그런데 뭐가 사교에 관심이 있겠어?
사람을 잘못봐도 많이 잘못본거지, 오늘 KS그룹의 손자인지 뭐니 하는 자식을 만나서 친해지기는
커녕 말이라도 하면 다행인게지 뭐, 사실뭐 나같은 엘리트를 그딴이유로 자르기야 하겠어?
"어디서 오셨습니까?"
"서한신문사에서 왔습니다."
"아, 혹시 서한신문사에서 오시기로 되있으신 마빈라씨 되십니까?"
"네, 시간은 1시간 이르지만 들어갔으면 싶은데요."
그렇게 말을 하는데, 순간 경비가 움찔거렸다. 그움찔거림을 별로 알고싶지는 않아서
묻지는 않았는데 곧 경비가 웃음을 지으며 나를 안내하려고 하는듯 했다.
따라가려고 했지만 그가 나를 막았다.
"무슨.."
"잠시만 기다리십시요. 본교에 전화를 해보구요."
약속이 되어 있다는데 왜 전화를 하는건지 알수가 없었다.
그냥 경비정신이 철저한 사람인가 싶었다. 그런사람이 가끔가다 이기 마련이니까 말이다.
그래서 별걱정없이, 경비실의 옆의자에 털썩 앉았는데 운동장에서 운동을 하고 있는 학생들이
보였다. 운동은 젬병이여서 체육시간은 늘 싫어했다.
중간고사때는 늘 전교3등정도만 했는데 기말고사때면 전교10등으로 내려가는 이유도 그거였다.
내가 체육 수행평가때 C를 안받아본적은 한번도 없다. 아니, 체조를 빼면 말이다.
그모습을 보니 분명히 저안에도 나와같았던 아이가 있겠지, 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아, 예? 정말입니까?.."
"무슨일이죠?"
"저기, 본교와 통하를 해봤는데, 만나기로 예정되있던 채진우학생이 나오지를 않았네요."
"학생이 나오지를 않았다뇨?"
"저도 뭐라고 드릴말씀이 없네요. 등교하는걸 못본것 같아서 학교에 전화를
해본건데, 오늘 등교를 하지 않아서 예정되있던건 없애기로.."
"이봐요! 그럼 신문의 한면중 일부가 텅텅비는게 되잖아요! 다시 전화를 걸어요!"
"그게 무슨.."
"얼른 다시 학교에 전화를 걸라구요! 뛰어서 들어가는 꼴 보고싶어요?"
"진정하시고.."
경비가 곤란한 표정으로 나를 말렸지만 소용은 없었다.
욕이 새어 나왔다.
그것을듣고 그가 조금 움찔했는지 보였다. 아무래도 엘리트같이 조신해 보이는 여자의 입에서
욕이 나왔다는것은 자신도 별로 인정하고 싶지는 않았는지 귀를 잠깐 틀어막았다.
나이를 60정도 먹은것 같은데 하는짓은 왜저런지 참,
하필이면 이때, 어느책의 구절이 생각났다. 사람은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어려진다.
그말이 딱맞는가 싶었다. 구두까지 딱딱거리며 자신을 지켜보고 있는 나를보더니 그가
한숨을 내쉬며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 얼마간 신호음이 울리더니 전화를 받았다.
약간은 쉰듯한 목소리로 일이있으니 잠시만 기다리라고 하며 나에게 전화를 건내주었다.
"학교는 맞겠죠?"
"정그러면 말해보던가요."
"건내주니까 말해보라는거겠죠."
못마땅한 표정으로 경비가 나에게 전화를 건내주었다. 학교선생으로 느껴지는
남자의 굵직스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더 열이 뻗쳐 버렸다.
"서한신문사에서 약속이 잡혀있었던 마빈라라는 여자입니다! 어디 대화나 하죠!"
[서한신문사얘기라면 아까 경비가 말씀을 드렸을텐데요.]
"내가 귀머거리겠어!? 당연히 다들어서 전화를 한거죠!"
[이미 다 끝난이야기니 돌아가 주십시요. 전화라도 행패지 않습니까]
"이보세요 선생. 만약 내가 인터뷰를 못해서 짤리기라도 하면 나 선생시켜 줄겁니까?"
[진정하시고, 진우학생이 안나온걸 저희더러 어쩌란 겁니까?]
"그 진채우인가 뭔가 하는 새끼를 그럼 어떻게든 대려왔어야죠!!"
[진우학생이 KS의 손자라는것을 뻔히 알면서도 그런 행패를 부린단 말입니까?]
"선생이 그딴짓도 못합니까? 그러고도 선생입니까?"
[게다가 오늘 채우학생은 아파서 학교를 못나온겁니다. 저희가 뭐라고할 상황이 아닙니다]
"학교교육 똑바로 시키지 그래. 내 생각으로는 약속은 어기면 안된다. 라는 교육을
초등학교때부터 들어왔던것 같은데?"
[아파서 죽을것 같은데도 약속을 지켜야 합니까? 그런건 가르치지 않았습니다]
점점 선생의 말에도 힘이 들어가는듯 싶었다.
"그런상황이라면 전화라도 해서 미안하다는 말을 하라고 배워왔는데요?"
[아파서 못할수도 있지 않습니까?]
"야이새끼야! 나랑 장난하냐! 학교에 아프다고 전화는 했잖아! 그럼 학교에서 전화도 못하냐!?
학교인원 전체가 무슨 조류독감이라도 걸렸냐 에이즈라도 걸렸냐 새끼들아!
그런건 니들이 알려줘야지 왜 그새끼가 알려줘!? 너 선생 맞냐!?"
[교육자한테 욕을 하는것은 어디서 배워먹었습니까? 엘리트 기자라더니..]
"엘리트선생이라더니만, 고작 이따위 선생이구만. 고소해버릴지도 모른다."
[상황이 바뀌었군요. 고소는 저희가 해야하지 않습니까? 수업들어가봐야 합니다. 끊죠]
세상에나! 전화가 끊겨버렸다! 황당함을 극치 못하고 내가 경비를 바라보았을때
그는 나의 시선을 어중간한 포즈로 피해버렸다.
만으로따져서 27년이나 살아왔는데, 이런적은 처음이다. 선생이랑 전화로 싸워본적도 없지만
이런 황당한 전화통화도 없었단 말이다! 게다가 왜 내가 이런 푸대접을 받아야 하는거람!
뭐 이런 상황이 다있을까! 지네들이 잘못해놓고 왜 나한테 되려 승질이야!
"경비아저씨."
"네, 네?"
"그놈-.."
"네?"
"그놈 집주소좀 알려주실래요. 진짜 아픈지좀 보게.."
"무, 물론 기록이 저희쪽에도 있기야 하지만.. 그런걸 어디 함부로 보여드릴수가.."
하지만 곧 그는 움찔거리며 기록을 해매기 시작했다.
채진우 채진우.. 거리면서 말이다. 조그마한 입술이 다 불어터졌다는것을 느꼈다.
겨울은 겨울인가보다. 지금이 2월이니까, 아마 봄방학전 잠시 학교를 나오는 기간이겠지.
좋겠구만, 다시 방학에 돌입할수 있다는것은.
조금후에 [아] 라는 감탄사가 들렸다. 쉰 목소리라는것을 보아 경비다.
내가 경비쪽을 바라보았을때 그가누런이빨을 들어내며 웃고있었다. 그의 손가락이 가르치는
곳에는 컬러로 아주 잘나온 사진한장과 지금 나의 거리로써는 읽을수 없는 지렁이글씨가
적혀있었다. 내가 좀더 그곳으로 다가갔을때 나는 그 지렁이 글씨를 읽을수 있었다.
이 진채우라는 녀석 사진으로 보니까 그런대로 얼굴이 꽤 잘생겼다.
아마도 인기가 많은 녀석인지, 웃고있거나 하지는 않지만 적어도 착실해 보이지도 않는다.
그리고 경비의 손이 조금씩 조금씩 내려가고 도착한곳이 주소란이였다.
인터뷰를 하려고 가져왔던 종이를 한장찢어 그것을 얼른 배껴적었고, 혹시몰라
위에잇던 휴대폰전화와, 집전화까지 적었다.
"내가 이거 가르쳐줬단건 알려주면 안돼요."
"당연하죠. 나는 다시는 이학교에 오지 않을테니까요. 말할일도 없잖아요?"
경비실을 빠져나와 걷기시작했다. 조금 추워진것을 느꼈다. 하기사 2월이니까 추울만 하다.
하지만 학생들이 봄방학에 돌입하다 보면 아마 얼마안되어 봄이 찾아올것이다.
그럼 다시 학생들은 지겨운 학생의 길을 또다시 걸을테지.
하지만- 이렇게 나이를 스물여덟이나 먹어버린 인생도 별로 순탄한것만은 아니다.
그저 제일 편했던건 내일있을 받아쓰기시험이나 걱정할때인 초등학교 1,2 학년때였던가.
그리고 조금씩 조금씩 걷기 시작했을때 채진우의 집이 저멀리 보였다.
사실 아주 조그맣게 보여서는 15분은 걸어야 할것 같다. 직진코스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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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와우 새해복만이 받으세요
네, 윤지-0-)/님도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여자분 이름이 특이한것같아염 ㅋㅋㅋ벌써새해네요^^항상좋은일만있기를 소설도 대박나시구~!!
운명보다인연님, 감사합니다. 네 벌써 나이도 찰만큼 찼다는사실에 슬프군요. 열심히 써보겠습니다!
,,, 비, 빈라덴이 생각납니다아아~ 그래도 화이팅입니다.
빈라에 덴자만 붙이면 빈라덴이군요 하하. 화이팅입니다 천재 땅콩님!
성격이 최고네요..ㅎㅎ 이름만큼 독특해요
조신하면 오히려 이상할정도인가요.[어이]
너무 재밌어요~ 드디어 새해입니다! 이젠 바로 어제가 작년이 되는건거요? ㅎㅎ 새해복 많이 받이세요!
아 그렇군요! 제가 이 꼬릿말을 올릴때는 그저께가 되지만 말입니다. 새해복많이 받으세요!
푸하하.. 저도 빈라덴이 생각났다는..... 그나저나 여주인공이 참... 4가지가 없다는....-_-;;;
하하, 빈라덴이 많이들 생각이 나셨군요. 그냥 당당하다고 생각해주시기를.
와우우~~~~~~궁금해요~~담편 스피~~디~하게 진행부탁좀..흐흐..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네,! 하늘젓가락님도 새해복많이 받으세요! 내일이면 올릴수 있도록 해보겠습니다!!
크핫...우리 걸걸한 마빈라 기자..썩 마음에 드네요...그 패기..사랑합니다~~ㅎㅎ진채우와의 이야기가 흥미진진해지네요..기대됩니다^*^
바이올렛향님 감사드립니다. 헌데 어떻게 나가야할지는 막막하군요 ;ㅁ;
경비아저씨는 채진우라고 했는데 밑에서는 진채우라고 하네요 ;;
어머, 수정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