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 박차고님이 현상금 말씀을 하셨기에..)
하루키의 소설 ‘상실의 시대’의 원제는 ‘노르웨이의 숲’입니다, 노르웨이의 숲은 비틀즈의 노래 Norwegian Wood에서 따온 제목이죠. 그런데 이게 순전히 오역에서 나온 넌센스 제목입니다. 숲을 의미하는 woods와 목재를 의미하는 wood를 혼동한.
(가사를 보면 분명합니다.)
한 여자를 가졌었어. 아니, 그 여자가 나를 가졌던가?
그녀는 내게 방을 보여줬지. “좋지 않아? 노르웨이 목재래.”
그녀와 두 시까지 와인을 마시고 잠들었죠.
아침에 눈을 떠보니 그녀는 일하러 떠났더군요,
난 방에 불을 붙였죠. 좋지 않아? 노르웨이 목재.
가사를 알기 전까지 노르웨이의 숲이 가져다주는 신비함과 나무 향의 느낌이 클수록, 오역에 대한 배신감이 더 가슴에 와닿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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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다마와시의 40번째 생일이었습니다. 그 때문인지 미도리후지와의 경기 전 도효를 도는 깃발이 20여 개에 달할 정도로 엄청 많았습니다. 요코츠나나 오제키 대결에서나 볼 수 있는 정도의 깃발들. 어찌 보면 팬들이 노병에게 주는 생일 선물이었겠지요. 두툼한 돈봉투는 승자 독식입니다. 다행히 다마와시가 승리하며 봉투를 챙겨갑니다.
스폰서 회사가 깃발 하나를 빌리려면 65000옌 정도를 내야 됩니다. 5000옌 정도는 비용처리 되고 나머지의 반, 3만옌 정도는 선수에게, 나머지 반은 그 선수의 퇴직금 등으로 협회가 예치합니다.
NHK는 광고료를 못 받기 때문에 철저하게 광고를 배제합니다. 때문에 깃발이 돌 때 보면 화면은 항상 멀리서 잡습니다. 그리고 장내 아나운서가 스폰서 명단을 일일이 호명할 때 갑자기 마이크가 죽는 걸 느끼실 겁니다.
돈봉투의 사용은 개인별로 다를 수 있는데, 고참들은 헤야 소속의 신참들을 불러 고급 레스토랑에서 한턱 내기도 하고, 헤야 관리 비용에 보태기도 한답니다. 며칠 전, NHK에서 새로 마쿠우치에 입문한 선수들을 인터뷰 했는데 켄쇼 머니를 어디에 쓸 건가 질문을 했다죠. 그리고 대답은 오야카타에게 드리겠다고 했답니다. 미국 인터넷에서 난리가 납니다. 저건 예의에 벗어난 질문 아닌가? 프라이버시는 어디에? 아니 그걸 왜 오야카타를 줘? 절대 이해할 수 없는 문화였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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켄쇼 스폰서는 개인이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 딱 한 번 개인이 한 적이 있었답니다. 바로 앞에 소개한 ‘노르웨이의 숲’을 불렀던 비틀즈의 멤버인 폴 매카트니. 열렬한 스모 팬인 폴은 10년 전 규슈바쇼에 와서 직관을 한 적이 있답니다.
https://youtu.be/UtmDNs30zlw
그리고 자신의 앨범을 홍보하기 위해 켄쇼 깃발을 여러 개 사서 돌렸다네요.
첫댓글 다마와시 다들 인정하는가 봅니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출장기록 을 이어갔으면 바랍니다 철인 의 대명사
노르웨이의 숲.. 그 환상적 서정이 넌센스에서 온 것이았다니.. 내 정서 물어내라고 누구에게 하소연 해얄까 모르겠습니다 ㅎㅎㅎ;;
그런게 은근히 많아요. 추억의 명화 ‘초원의 빛’의 주제가 된 워즈워스의 시 ‘초원의 빛’. 원제는 ‘잡초에 맺힌 영롱한 빛 (그 꽃의 영광)’입니다. 우리가 청춘일때 온몸으로 아둥바둥하던 것들이 덧없음을, 그러나 그 이외의 삶은 오히려 위대하게 지속됨을 묘사한.. 근데 영화제목으로 적합한 말을 찾다보니
‘초원의 빛’이 되었고 그것이 청춘들 가슴에 강하게 각인됩니다.
우리나라 최고의 영시번역가였던 고 장영희씨도 차마 그 제목은 건드릴 수 없었나봅니다. 영시번역서에 ‘초원의 빛’으로 냅두셨죠.
아마 일본에서도 ‘노르웨이의 숲’으로 번역됐지 않았을까 생각헙니다. 폴 매카트니에게 그 얘길 전해주면 이렇게 대답했겠죠.
‘오 좋은데? 내비둬(let it be)’ 🤣
@스모알못 멋지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