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옥 "송영길 檢 자진출석, 여론 호도하려는 고도의 정치적 계산"
중앙일보
입력 2023.05.02 10:04
정혜정 기자 구독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2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하고 있다. 송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자신이 연루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에 대해 “다시 한 번 송구스럽다”며 “검찰이 오늘이라도 저를 소환하면 응하겠다”고 말했다. 전민규 기자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일 더불어민주당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의 핵심 인물인 송영길 전 대표가 이날 검찰에 자진 출석하는 데 대해 "어떤 범죄 피해자도 자기 마음대로 수사 일정을 못 정하는데 이는 특권 의식의 발로"라고 비판했다.
윤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송 전 대표는 돈 봉투 게이트로 궁지에 몰리자 느닷없이 언론을 통해 검찰에 출석하겠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겉으로는 검찰 수사에 협조하는 모양새를 취하는 듯하나 실제로는 검찰 수사를 방해하고 여론을 호도하려는 고도의 정치적 계산에서 비롯된 것이라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돈 봉투 게이트는 얄팍한 '출두 쇼'로 덮을 수 없는 국민적 공분이 있다는 사실을 자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원내대표는 또 "이미 검찰은 송 전 대표 자택과 후원 조직에 이어 경선캠프 관계자들까지 압수수색을 하면서 돈의 흐름을 밝혀나가고 있다. 그런데도 송 전 대표와 민주당은 사건을 덮는 데만 급급하다"고 했다.
이어 "송 전 대표가 지금 할 일은 위장 탈당 쇼, 꼼수 출두 쇼가 아니라 돈 봉투 의원들과 함께 솔직하게 모든 진상을 밝히고 국민 앞에 사죄하는 것임을 명심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윤 원내대표는 전날 간호사를 제외한 간호조무사와 의사 단체 등 13개 보건의료 단체 대표들의 단식 농성장을 찾았다면서 "절박한 각오로 단식을 이어가고 계신 모습을 보면서 정치가 제 역할을 못 하고 있다는 생각에 부끄럽고 가슴이 아팠다"고 말했다.
이들 단체가 모인 의료연대가 간호법에 반발해 부분 파업에 이어 총파업을 예고한 것과 관련해선 "최악의 경우 의료 대란이 발생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민주당이 보건·의료계를 갈라놓고 입법 폭주한 결과 국민 건강이 위협받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윤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진정 의료 서비스 발전과 국민 건강을 생각한다면 특정 단체와 손잡고 정부를 압박할 게 아니라 반대하는 직역의 목소리를 충분히 들어서 합리적인 대안을 만드는 데 협조해야 한다"며 "민주당의 전향적인 입장 변화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돈봉투 의혹’ 송영길 일방 출석... 검찰, 로비서 돌려보냈다
더불어민주당의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과 관련해 금품 살포의 최종 수혜자로 지목된 송영길 전 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들어가고 있다./연합뉴스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 사건과 관련한 피의자 신분으로 2일 서울중앙지검에 자진 출두했다.
송 전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쯤 서울중앙지검 1층 로비에 도착해 “일단 들어가보겠다”며 검찰청 직원에게 검사 조사실 출입증 교부를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 그는 “수사팀 검사를 만나겠다. 전화 통화라도 하겠다”고 말했지만 직원은 “연락이 안 된다”고 했다.
이에 따라 송 전 대표는 중앙지검 1층 현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문을 읽었다.
송 전 대표는 이날 검찰에 자진 출두했지만 검찰은 송 전 대표를 조사하지 않고 로비에서 돌려보낸 것이다. 검찰은 “피조사자가 일방적으로 출석 일정을 정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며 “수사팀에서 필요하면 추후 별도의 출석 요구를 하게 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기동대 3개 부대를 서울중앙지검 인근에 배치했다. 이날 보수·진보 단체 집회 참가자, 유튜버 등 10여 명이 송 전 대표 출석을 보기 위해 현장에 모였다.
더불어민주당의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과 관련해 금품 살포의 최종 수혜자로 지목된 송영길 전 대표가 2일 오전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은 당대표 선거 당시 캠프 관계자들이 송 전 대표를 당선시키기 위해 민주당 현역 의원 등 40여 명에게 돈 봉투 9400만원을 뿌린 정황 외에, 송 전 대표가 외곽 후원 조직인 ‘평화와 먹고 사는 문제 연구소’(먹사연) 등을 통해 추가로 자금을 조달해 살포했을 가능성을 확인 중이다. 이와 관련 검찰은 지난달 29일과 이달 1일 송 전 대표 자택, 먹사연, 선거 캠프 관계자 등의 자택 등을 압수 수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