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배 이야기,,,,
8월의 열대야가 며칠이나 지났을까요.
태풍에 묻어 온 소나기가 서러운 듯 퍼붓고 있습니다.
세찬 빗줄기에도 해바라기 꽃이 꿋꿋하게 버티고 서 있는 것은
8월을 주장하고 싶은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여름이 다 가기 전에 지리산 청학동 계곡을 찾은 사람들은
밤새도록 더위를 쫓고 있습니다.
멀리서 바라본 시골 풍경이 얼마나 아름다웠으면
풍경 속 농부의 진한 땀방울은 몰랐을 것입니다
그토록 반짝이던 밤하늘의 별까지도 세고 있었겠습니까.
연둣빛 잎사귀도 어느덧 짙은 여름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호박잎 넘고 있는 돌담 너머
밭두렁에는 들깻잎이 바람에 흔들리고
옥수수수염이 내리고, 고추가 붉게 익는 여름입니다.
4월 배꽃이 필 때에 하얗게 내렸던 눈꽃은
내 평생 처음이었습니다.
가슴 졸이며 지낸 몇 달이 아름답지만 않았습니다.
장맛비와 태풍을 견디고
벌레와 풀과의 전쟁도 있었습니다.
농부의 고단함도 투정 한번 부릴 만큼의 틈도 없었습니다.
배 향기 가득한 과원에 들어서면 이제야
달콤한 배 향기에 미소 한 번 지어봅니다.
한낮의 뜨겁던 해가 지고
거미는 줄을 내리 저녁을 알립니다.
거미줄을 타는 농부의 어깨 위에 노을빛이 물들고
질곡의 세월은 그저 스쳐 가는 바람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하늘과 산과 땅이 서로 맞닿는 지리산 청학동 계곡 풍경 속
산 너머 섬진강의 그리움이 흐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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